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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이 멈춘 지옥 형제복지원에선 무슨일이 있었나

스스로를 짐승·괴물이라 칭하는
한국판 아우슈비츠 사건 실존인물
폭력·고문·강간 참혹한 인권유린
28년 만에 입 열고 낱낱이 고발

 

 

“지금 이글을 쓰고 있는 나는 겉모습은 37세의 아저씨지만 내면은 그게 아닌 것 같다. 그냥 나는 9살, 12살의 꼬마나 아닐까? 그러니까 9살짜리 꼬마가 이렇게 글을 써서 들어달라고 하는 거다. 들어주세요. 우리 얘기를 들어주세요.”

한종선 -‘살아남은 아이’ 중에서-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은 상상할 수조차 없는 폭력과 인권유린이다.

1987년 폐쇄될 때까지 12년간 복지원 자체 기록으로만 513명이 사망했고, 다수의 시체가 의대에 팔려나가 시신조차 찾지 못한 사건이다.

가히 한국판 아우슈비츠라 할 수 있는 이 사건은 전두환 정권의 폭압과 87년 민주화 투쟁의 열기 속에 묻혀 버렸고, 끝내는 국가에 의해 면죄부가 발행된다.

하지만 복지원 피해자들은 여전히 고통 속에 살고 있다.

9살 종선은, 1984년 12살이던 누나와 함께 복지원에 끌려간다.

그로부터 3년. 아이는 지옥을 경험한다.

1987년 복지원이 폐쇄된 후에도 ‘짐승의 기억’은 그의 삶을 유린한다.

그의 누나와 술 취해 잠자다 끌려온 그의 아버지는 평생을 정신병원을 떠돌아야만 했다.

이 사건은 누구의 책임인가. 그리고 우리는 이 참혹한 사건을 어떻게 잊을 수 있었나.

스스로를 괴물이라 칭하는 종선이 입을 연다.

지옥에서 살아남았으나 아직도 짐승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이, 37살 육체에 갇힌 9살 아이가 28년 만에 입을 열기 시작한다.

우리는 이 아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

복지원 피해자인 한종선이 증언하고 문화연구자 전규찬씨와 인권활동가 박래군씨가 함께 한 ‘살아남은 아이’는 지옥에 관한 기록이다.

우리들의 공모로 빚어져, 우리를 대신하여 끌려간 이들로 채워진 지옥, 역사는 반복되며, 인권이 끝나는 곳에서 지옥은 시작된다.

이 반복을 멈추기 위해서 우리는 그의 기억과 마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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