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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덕 수지숨쉬는한의원 진료원장

 

2012년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가을인가 싶던 날씨는 어느덧 초겨울로 변해가고 있다. 올해는 여름 무더위와 겨울의 한파가 기승을 부릴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 극심한 일교차와 궂은 날씨가 한창이다. 이로 인해 각종 코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이 내원하고 있다. 물론 이런 날씨에는 누구나 어느 정도의 코 증상은 호소하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보다 건강하고 자연적인 방법으로 건조한 날씨를 극복해 나갈 수는 없을까?

▲코 점막 습도 관리의 중요성

동물 중 개의 눈에서는 원활한 안구 운동을 위한 눈물이 꾸준히 분비된다. 이 윤활제는 눈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많이 분비되기도 한다. 이때 남은 눈물은 코의 비루관을 타고 흘러 코끝으로 배출된다.

개는 눈물이 얼굴로 떨어질 때, 코를 핥음으로써 눈물이 코의 표면으로 퍼질 수 있도록 한다. 그래서 코가 촉촉해지고 동시에 그 수분이 증발하면서 코의 온도가 낮아져 차갑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수분을 함유한 코는 공기 중의 화학물질을 쉽게 용해시키면서 더욱 민감한 후각을 지니게 된다.

개가 아프면 질병과 싸우느라 체내에서 더 많은 수분이 요구된다. 특히 고열이 나는 경우 체내 수분 필요량이 급증하므로 보통 때처럼 물을 마신다 해도 상대적으로 탈수가 더 빨리 일어나고,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결과적으로 눈물의 양이 줄어들어 코가 건조해진다. 이러한 까닭으로 개의 건강을 확인할 때는 코가 촉촉한지 확인하는 것이다.

사람의 코도 마찬가지다. 비강 내 점막은 항상 촉촉한 상태가 유지되어야 건강하고 제 기능을 하는 코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요즘같이 초겨울에는 건조한 날씨로 인해 코가 불편해져서 내원하는 환자들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왜 사람의 코 점막은 항상 촉촉해야 하며, 어떤 기전으로 그 습도를 유지하는지, 그리고 습도를 유지하지 못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증상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콧물은 비강점막에서 분비되는 점액으로, 콧속 점막을 습윤하게 하고, 외부에서 유입되는 이물질(먼지, 세균 등)을 걸러내며, 사시사철 코 안으로 유입되는 공기를 인체에 적절한 온습도 상태로 전환시켜 폐를 포함한 기관지가 원활하게 호흡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콧물의 분비는 가습 및 청결 기능과 동시에 분비물에 포함된 면역글로불린에 의해 각종 감염에 대한 면역작용에도 일조한다. 이를 위해 하루에 분비되는 콧속의 점액량은 1천cc나 된다고 하며, 기능을 다한 여분의 점액은 위장관 내로 들어가서 살균 처리된다.

일반적으로 콧물은 비강 밖으로 흐를 정도로 많이 나와서도 안 되고, 점막이 건조할 정도로 부족해서도 안 된다. 그렇지만 바깥 공기의 자극 종류에 따라 콧물의 성상이 달라진다. 찬 공기가 많이 유입되는 경우 맑은 콧물이 흐르는데, 이는 비강 내부 온도를 높이기 위해 점막 내 혈관이 고도로 팽창하여 삼출액의 분비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반대로 건조한 공기가 유입되면 습기를 빼앗겨 점막이 마르게 되며, 만일 염증성 병변이 생기면 누런 콧물이 흐르게 되는데, 이는 혈구를 비롯한 여러 가지 염증 물질들이 동원되고 탐식 작용 등이 일어나 분비액의 농도가 짙어지기 때문이다(참고: 새로운 한의학 터닦기).

▲가정에서 코 점막을 촉촉하게 하려면

온도와 습도는 우리 몸에서 호흡기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 실내 온도와 습도를 낮추면 호흡기에 좋지 않고, 높이면 집먼지진드기가 잘 자라서 걱정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가장 적당한 실내 온도는 18~22도, 습도는 45%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코의 건조감을 개선하는 방법

1. 수분 섭취량을 늘리자

수분 섭취에 무감각한 사람이 의외로 많다. 요즘 같이 생체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시대에는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건강에 좋다. 일상에서는 물, 차, 탄산음료, 이온음료, 과즙 등을 통해 종합적인 수분 섭취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우유나 커피, 탄산음료 등은 소화흡수 및 대사에 따른 수분이 부수적으로 필요하므로 논외로 생각하자. 이론상 하루 수분 섭취의 적정량은 자신의 체중×22×1.4(ml 또는 cc)이다. 수분 섭취의 부족으로 인해 코가 마르고 건조하게 만들지 말아야 한다.

2. 충분한 수면시간을 확보하자

수면이란 인체의 거의 모든 신진대사를 최소화하고 재충전하고 휴식을 취하는 행위이다. TV나 컴퓨터 같은 기계를 쉬지 않고 켜두면 뜨거워지면서 과열된다. 전원을 끄고 시간이 지나야 열이 사라진다. 인체도 마찬가지다. 일이나 공부 등 끊임없는 신진대사로 인해 열이 많이 발생하면 이런 신진대사열을 식혀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과다 발생하는 열을 내뱉는 바람에 코가 건조해지고, 심지어 코피까지 나게 된다. 잠보다 더 효과적인 휴식은 없다. 잠을 충분히 자면 신진대사열이 식어 코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그럼 코가 마르고 건조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3. 전자모니터 사용시간을 단축하자

사람마다 접하는 전자모니터의 수가 최소 2개 이상 되는 시기가 도래했다. 더불어 사용시간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이렇게 다양한, 많은 수의 모니터에서 발산되는 전자파에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폐해가 생기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눈이다. 한시도 쉬지 않고 시각 정보를 처리하려면 안구에 많은 에너지가 요구되며, 동시에 파생되는 열과 노폐물도 적지 않다. 눈에서 가장 가까운 코도 영향을 피할 수 없다. 이렇게 발생된 노폐물과 신진대사열은 결국 코가 없애준다. 결과적으로 정도가 심해질 경우 코까지 건조해지고 마르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너무 오랜 시간 모니터에 노출되는 것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4. 각성제와 원기회복제 섭취량 줄이자

한의원에 내원하는 직장인들의 경우 십중팔구는 스트레스와 피로감을 호소한다. 그리고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는 그 무언가가 없을까 하고 고민한다. 그 과정에서 원기회복제와 커피 종류의 판매량은 점점 많아지게 되었다. 하지만 카페인 같은 각성제는 심장박동을 촉진하는 등 신진대사를 활성화시킨다. 그로 인해 인체의 수분 소모량은 증가하고, 코 점막에 건조감이 나타날 수 있다.

5. 음식을 가려 먹자

맵거나 지방질이 많거나, 혹은 소화하기 힘들어 소화기에 열을 많이 조장하는 음식물의 섭취도 피해야 한다. 소화기인 위, 식도는 호흡기인 코와 직접 연결된다. 소화기에 쌓인 열은 대부분 식도를 타고 올라와 구강, 인후, 비강 등을 건조하게 만들기 쉽다. 그러므로 코가 건조한 증상을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이러한 음식들의 섭취는 가려서 할 필요가 있다.

▲평소 이런 증상이 있으면 특히 주의하자

<위축성 비염 증상이 있는 경우>

중년을 넘은 어르신들은 코가 많이 건조해서 코 안에 딱지가 많이 생기거나 코의 건조감, 코피, 코의 통증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만성 비염 중 하나인 위축성 비염으로 볼 수 있다.

위축성 비염의 구체적 증상으로는 코 안에서 나는 악취, 코딱지, 코막힘, 두통, 코를 포함한 인후 기관지의 건조감, 후각 장애 등을 꼽을 수 있다. 보통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오기도 있지만 스테로이드 계통의 스프레이를 오래 사용한 경우나, 비갑개 절제술을 시행한 경우 증상을 호소하는 사례도 많다.

비갑개 내에는 많은 혈관이 분포해 있는데, 이 혈관들이 하는 역할은 코 내부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한다. 만일 비갑개를 절제하면 일시적으로는 비후된 코 상태가 극복되면서 호흡하는 데 편안함을 느낄 수 있지만 곧 온·습도 조절에 장애를 겪게 되면서 장기적으로는 위축성 비염의 증상들을 호소하게 되는 것이다.

정상적인 인체 생리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량의 수분이 코 점막뿐 아니라 눈, 구강, 인후 등에 항상 필요하다. 그래서 한방에서는 인체에 필요한 체액을 진액이라고 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혹은 원활한 수분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코를 비롯한 여러 조직 점막의 건조함을 호소하게 되어 위축성 비염이 심해지므로 이를 한약을 통해 치료를 하고 있다.

<평소 코피 및 코 비빔 증상이 많은 경우>

날씨가 건조해질수록 비강 내 적당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로 인해 비강 내 점막은 점차 얇아지고 비갑개 내의 혈관 노출이 더욱 쉽게 된다. 또한 점막이 건조하면 세균이나 집먼지진드기 같은 이물질에 대한 일차적 여과기능 저하로 코의 가려움증을 호소한다.

특히 소아들의 경우 가려움증을 참지 못하고 증상이 소실될 때까지 코를 비비는 경우를 간혹 볼 수 있다. 코를 자주 비비게 되면 비강 내 마찰력이 증가하고, 그로 인해 비강 중앙의 아래 부위인 키셀바흐 플렉서스(Kiesselbach Plexus)에서 출혈이 있게 된다. 이 부위는 모세혈관의 분포가 많고, 점막이 비교적 얇은 곳인데 혈관의 마찰이 많아지면서 소아들의 경우 가을·겨울철에 코피가 자주 나게 된다.

이럴 때 한방에서는 코 점막의 한증과 열증, 몸의 음양이 치우쳐 성하거나 약해져 있는지를 보고 적극적인 외용치료로 점막의 보습력을 개선시켜 주면서 한약 약물치료를 한다.

<약인성으로 인한 비강 내 건조감이 있는 경우>

요즘 들어 비염 증상을 호소하면서 내원하는 소아들의 나이가 점차 낮아지는 것을 체감한다. 무엇보다 환경적인 변화를 큰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도시화 비율이 점차 높아질수록 대기오염 정도는 심각해지고, 어른들도 견디기 힘든 배기가스와 공장 매연은 아이들의 연약한 코 점막을 더욱 견디기 힘들 게 한다. 그러다보니 면역계통이 아직 중심을 잡지 못한 상태인 소아환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자녀를 둔 대다수의 어머님들은 ‘우리 아이가 코가 많이 나오고 잘 때 코가 막혀서 입을 벌리고 자는 것을 보니 어서 저 콧물을 없애고 막힌 코를 시원하게 해 주어야겠다’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쉽게 병원을 찾아 약을 처방받고는 어서 빨리 콧물이 잦아들고 코가 시원하게 뚫리기를 기대한다. 혹은 아예 이런 약들을 장기간 처방받아 가정에 상비한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그렇게 복용한 약들로 인해 아이들의 코 점막은 점점 더 건조해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물론, 필요하다면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거쳐 약물 복용으로 치료해야 한다. 하지만 약물에 의존하는 습관은 큰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어머님들은 이런 얘기를 듣게 되면 ‘아이들이 누런 콧물을 흘리고 가래 기침도 하는데 지금 당장 약을 먹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요?’라고 반문한다.

가정상비약으로 인해 코 점막뿐 아니라 인후 및 기관지 점막 모두 건조해질 수 있다. 또한 항생제 계통의 약들은 점막의 컨베이어벨트 기능을 해주는 섬모들이 제 역할을 못하게 할 뿐 아니라 섬모 자체를 탈락시키기도 하니 정확한 진단과 처방에 의해 복용해야 한다. 증상이 있다고 무조건적인 약물 복용보다 우리아이의 힘을 믿어보고 자연적인 상태에서 코 점막이 스스로 회복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게 우선이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코는 폐에 귀속시켜 본다. 폐는 상초 부위에서 인체 수액대사를 담당하고 있어 폐 계통이 건강하지 않다면 코를 포함한 이비인후과에 원활한 수액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아 여러 질환들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코가 많이 답답하고 건조한 느낌이 드는 경우, 코 증상과 더불어 안구 및 인후의 건조감을 호소한다면 폐 계통의 원활한 수액 대사가 이루어지지 못한다고 보고 폐가 건강해지도록 평소 운동과 적절한 수분공급을 격려하고, 필요한 경우 한약과 함께 코 점막이 촉촉해지도록 외용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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