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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이다~뱀이다~♬‘몸’에 좋고 ‘복’도 주는 뱀이다~♪

십이지신 여섯 번째 동물로 영생·풍요·번영 등 상징
부정적 이미지부터 최고의 신까지 나라 간 평가 극명
우리나라선 복 부르는 존재 자리… 관련 설화도 풍부

 

‘천의 얼굴’ 뱀을 말하다

2013년은 뱀의 해로 계사년(癸巳年)이다.

뱀에 관한 인식은 사람들에게 극단적으로 나뉘는 동물이다.

특히, 동서양 간에 문화적 차이가 크다.

어샹에서는 ‘악’의 이미지로 표현되는 반면 동양의 뱀은 십이지신 가운데 자리 잡은 동물로 윰회, 영생, 풍요, 번영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2013년 새해 계사년 ‘뱀’은 어떤 동물인지 설화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뱀’은 무엇을 의미하나

뱀은 십이지의 여섯 번째 동물로 육십갑자에서 을사(乙巳), 기사(己巳), 계사(癸巳), 신사(辛巳) 순으로 순행한다.

그리고 남남동, 시간으로는 오전 9∼11시, 달오는 음력 4월을 지키는 방위신이자 시간신이다.

뱀은 간사하고 사악한 동물로 부정적이미지가 강하지만 우리나라 민속 신앙에서는 실생활에서 공포의 대상이자 흉물인 뱀을 집과 마을을 지키는 대표적인 신으로 받들고 있다. 또 다른 아시아 나라에서는 조상신으로 모시고 있고, 유럽에서는 치료의 신으로 등장한다. 뱀은 다른 어떤 동물보다도 복잡한 모습으로 극단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재물과 복을 가져다주는 업

업은 가신신앙의 하나로 그 집안의 재물과 부를 가져다주는 신으로 믿어왔다. 그런데 뱀이 업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업의 유형으로는 족제비와 구렁이, 인업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중에서도 구렁이업은 경기도 지방에서 모시는 대표적인 예이며, 제주도의 경우에는 마을신으로 좌정한 경우도 있다. 전남 승주군에서는 구렁이가 따르는 여자 때문에 부자가 된 이야기가 전해진다.

옛날 합천지방에 아주 친한 친구로 지내던 김진사와 이진사가 있었다. 김진사는 부자였으나, 이진사는 매우 가난했다. 이진사는 혼기를 넘긴 아들이 있었으나, 가난해서 마땅한 혼처를 찾기가 어려웠다. 하루는 이진사가 김진사 집에서 점심을 얻어먹고 사랑에서 쉬는데, 열일곱살 정도된 여종이 물을 길어오는 것을 보게 되었다. 흥미롭게도 여종의 몸에는 구렁이가 매달려 있었다. 이진사는 놀라서 이를 김진사에게 말했으나, 김진사의 눈에는 보이지 않고 오직 이진사의 눈에만 보였던 것이다.

이진사는 김진사에게 청해서 여종을 혼기넘긴 자식과 혼인시켜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 처음에는 망설였으나 친한 친구의 부탁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하면서 여종과 함께 재물을 딸려서 보냈다. 그리고 이 고장을 떠나서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게 했다. 왜냐하면 동네 사람들에게 소문나면 큰일날 것을 염려하였기 때문이다. 여종을 집으로 데려와 아들과 혼인을 시킨 이진사는 그 후에 부자가 되었다. 반대로 여종이 빠져나간 김진사는 집안이 몰락했다. 이진사는 모았던 재산의 반을 김진사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이러한 이야기에서 흥미로운 것은 여종은 바로 인업(人業)이었으며, 게다가 구렁이까지 딸려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여종의 움직임은 바로 재물의 움직임을 의미하며, 이를 본 이진사는 업들 때문에 부자가 될 수 있었다는 것.

이처럼 한 집안을 융성하게 만들어주는 대표적인 존재로서 우리 조상은 구렁이를 모셔왔다. 즉 구렁이가 복을 부르는 존재로서 재물을 생산하는 탁월한 능력이 있다고 믿은 것이다.

▲둔갑할 줄 아는 뱀

뱀의 상징은 남성이다. 뱀의 머리부분은 마치 남성기와 흡사하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뱀이 남성으로 둔갑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구렁덩덩시선비’가 바로 그 이야기다.

가난한 노파가 구렁이를 낳았는데, 이웃에 사는 부자집 세 자매가 이를 구경하러 왔다. 딸 둘은 더럽다고 침을 뱉었는데, 막내딸만 구렁덩덩시선비라고 하며 감쌌다. 구렁이는 노파에게 막내딸에게 장가를 가겠다고 했다. 부자집에서도 구렁이총각과 결혼을 시키려고 했으나, 막내딸만 허락을 했다. 구렁이 총각과 막내딸의 신방에 들어가자 구렁이는 허물을 벗고 멋진 청년으로 둔갑했다. 청년을 얼마 후 서울로 공부하러 떠나면서 자신의 허물을 맡기며 잘 보관하라고 말했다. 만약 허물을 잃으면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멋진 신랑을 만나게 된 막내를 질투하던 언니들은 이 말을 듣고 허물을 태워 버렸다.

막내는 몇 년을 기다려도 낭군이 돌아오지 않자 직접 찾아 나섰다. 찾아가는 과정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까마귀에게 구더기 씻어주기, 멧돼지 떼에게 칡뿌리 캐주기, 산더미 같은 빨래 해주기 등 많은 고난을 해결하고 구렁덩덩시선비의 집을 찾아갔다. 하지만 시선비는 다른 색시를 얻어 살고 있었다.

시선비는 한 여자를 선택하기 위해서 두 색시에게 여러 가지의 내기를 시켜 이긴 사람과 살기로 했다. 석자나 되는 나막신 신고 물을 길어 오기, 산 호랑이 눈썹 세 개 빼오기 등 어려운 내기를 이긴 막내는 다시 시선비와 같이 살게 되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뱀이 허물을 벗게 되면 새로운 생명을 얻는 존재가 된다는 생각이 반영돼 있다. 특히 주인공인 막내가 수많은 고난과 곤경을 헤치고 구렁이 총각을 찾은 것은 예사롭지 않은 존재였음을 알고 있었던 때문이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은 여우는 여자로 둔갑하지만 뱀은 남자로 둔갑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뱀의 머리가 바로 남자의 성기를 닮아있다는 사실 때문이며, 이러한 상징은 바로 탁월한 생산력을 지닌 존재로 믿게 했다.

이와 같은 뱀의 상징은 인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뱀이 만물의 풍요를 분배하는 자로 인식되었을 뿐만 아니라, 여성의 불임을 막고 행운과 다산을 가져다주는 존재로 믿어왔다.

▲정력제로 애용되는 뱀

뱀 영원히 죽지 않는 존재이면서 겨울을 지나고 봄이 되면 다시 부활하는 동물로 인식돼 왔다. 이런 사정은 뱀을 직접 잡아먹거나, 혹은 뱀을 술로 담가 먹으면 남성들의 정력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이해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과거에는 뱀장수들이 동네를 다니면서 사람을 모아놓고 뱀을 팔고는 했다. 이때 뱀장수들이 사용하던 우스갯소리는 “한번 먹어봐. 소변을 보면 담벼락을 뚫어.”라고 하여, 남성들의 정력에는 최고라고 소리쳤다.

이와 관련한 이야기가 평안도 맹산지방에서 전해지는데, 뱀이 들어간 술을 먹은 거지가 피부병도 낫고 부자가 되었다는 내용이다. 여기서의 뱀은 병을 낫게 하는 존재일 뿐만 아니라, 부를 생산하는 능력을 지녔음을 알 수 있다. 뱀의 상징은 바로 정력과 풍요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하겠다.

뱀의 상징은 풍요이면서 동시에 영생할 수 있는 존재다.

뱀의 일종인 이무기는 승천하면 용이 되기도 한다.

용은 바로 전지전능한 존재라는 점에서 뱀은 용이 되기 직전의 단계에 있는 존재다.(도움말 = 경기도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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