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지게 /심호택
우리 어머니 나를 가르치며
잘못 가르친 것 한 가지
일꾼에게 궂은 일 시켜놓고
봐라
공부 안 하면 어떻게 되나
저렇게 된다
똥지게 진다
-시집 <하늘밥도둑> 창작과비평, 1993
오랜 유교적 전통의 영향으로 직업에 귀천이 뚜렷한 우리다. 유교 종주국인 중국도 우리보다는 열려있는 사회다. 모든 종교나 사상이 이 나라에 들어오게 되면 깊어진다는 좋은 면도 있겠으나 그 깊음이 자칫 교조로 빠지기도 한다. 서당엘 다녔던 시인이 불문학을 전공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시인이 삶을 바라보던 깊디깊은 눈빛을 느낄 수 있어 참으로 소중하다. /조길성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