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한파와 폭설로 동장군이 연일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난방시간 또한 덩달아 늘어나면서 난방비 폭탄을 맞은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난방비를 아끼려고 보일러를 끄고 자다 동사하는 사건마저 잇따르면서 비싼 난방비가 또 다른 비극을 유발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수원의 평균기온은 영하 3.9도로 평년보다 3도 가량 낮았고, 연천의 최저기온이 영하 19도를 기록하는 등 12월 내내 한파가 강타하면서 도내 난방가스 사용량이 큰폭으로 증가했다.
실제 지난해 6월 886.08원/㎥으로 5.0% 인상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도내 난방용도시가스사용량은 2억4천900만㎥로 2011년 같은 시기보다 약 20% 증가했다.
특히 지난 여름 폭염속에 ‘전기요금 폭탄’을 경험했던 시민들이 전기사용보다 난방용 도시가스 사용을 늘리면서 이번엔 또 다시 ‘가스요금 폭탄’을 맞고 있는 상태다.
또 삼천리 등 도시가스대행업체들도 ‘요금폭탄’을 맞은 시민들의 문의가 폭주하면서 업무 차질 우려마저 일고 있다. 더욱이 수도요금과 전기요금 등도 각각 1.2%, 4.0% 인상되는 등 공공요금마저 연이어 오르면서 경제 사정이 어려운 서민들의 시름만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홍준표(30·수원시 연무동) 씨는 “외출할 때 항상 보일러를 끄고, 실내온도도 늘 20도로 유지했는데 12월 가스비만 21만원으로 11월 10만원에 비해 두배나 들어 깜짝 놀랐다”며 “전기료가 무서워 전기장판이나 전기난로는 틀 수도 없는데 강추위 앞에 막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정은(28·여·화성 향남읍) 씨는 “임신 중이지만 가스비 걱정에 내복을 입는 등 나름대로 만반의 준비를 갖춘 것은 물론 보일러도 맘대로 못 돌렸는데 46만원이나 되는 요금 폭탄을 맞았다”며 “요금이 부담스러워도 카드 자동이체나 할부결제도 안되고 장애인 할인도 되지 않아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강추위에 주변온도가 워낙 낮다보니 집안과 바깥 온도차가 커 열손실이 높아진 탓에 보일러는 더 돌 수밖에 없다”며 “가스요금 절약을 위해 외풍 차단 등과 함께 내복, 수면양말 등을 이용해 체온을 유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