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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팔달문시장 이준재 씨

“상인들 똘똘 뭉쳐 神話 만들겁니다”
30여년전 노점 옷장사로 수원에 정착
이웃 도움으로 물난리 등 어려움 극복
전통시장 활성위해 상인회서 동분서주

 

“물난리, 불난리 다 겪어 봤지만 전통시장이 내가 뼈를 묻을 곳이라는 생각으로 30여년을 살았습니다. 나도, 시장도 어려움이 많았지만 앞으로 전통시장이 과거 어느 때 보다 사랑받는 곳이 될 겁니다.”

수원 팔달문 시장에서 30년 넘게 A브랜드 의류장사를 하고 있는 이준재(58) 대표는 올해 전통시장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누구보다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

시장통이 지역경제의 중심이었던 1980년, 돈을 벌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전라도 광주에서 올라와 수원에 터를 잡은 그는 소위 ‘골라 골라’로 통하는 노점(露店) 옷장사를 시작했다. 그 때를 회상하며 손뼉을 치고 발을 구르는 이 씨의 모습은 당시의 활기를 재연하려는 듯 신명난듯 보였다.

“시련도 많았죠. 2년 간 모은 돈으로 어렵게 마련한 가게가 홍수로 쑥대밭이 되는가 하면 새로 장만한 가게는 개점도 못하고 화재를 당했습니다. 겨우 살만해 지니 이번엔 친구에게 사기를 당하더군요. 눈물도 참 많이 흘렸습니다.”

시장에서 남들이 평생 한번 당해볼까 한 불행을 연이어 겪은 그였지만, 재기를 할 수 있는 곳도 시장 뿐이었다. 그는 이 곳에 뼈를 묻자고 수차례 다짐했고, 이웃상인들의 도움을 받아 시장에 남을 수 있었다.

그러나 곧 새로운 위기가 찾아왔다. IMF로 위축되기 시작한 전통시장이 2000년대 들어 사양길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백화점만으로도 버거웠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대형마트가 하나 둘 생기면서 상권까지 위협하니 ‘이제는 떠나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만큼 힘들어 졌습니다. 손님이 떠나니 상인들도 시장을 떠나기 시작했죠.”

하지만 위기가 기회라고 했던가. 그가 상인회 활동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도 이즈음이다. 이 대표는 무엇보다 시장상인들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판단했다.

지난해까지 진행된 시장 현대화 사업에서 라디오방송국과 뮤지컬공연단 설립에 힘을 쏟은 것도 이 때문이다.

“시장 상인들을 하나로 묶고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상인회가 함께 고민한 결과가 시장과 문화의 융화였습니다.”

현재 뮤지컬 단장과 더불어 라디오 DJ로 활약하고 있는 그는 더 물러설 곳이 없는 시장상황을 생각해 ‘불패 DJ’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올해가 ‘불패’를 넘어 ‘승리의 기원’이 되도록 하겠다는 각오와 함께 시장 속에 뼈를 묻는 장사꾼(?)이 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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