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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순 프로야구 10구단 수원유치시민연대 총괄간사

 

2013년 1월 17일. 수원시민들에게는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뜻 깊은 날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구단주 총회를 열고, 국내 최대의 통신기업인 KT가 참여하고 수원시가 지원하는 수원 연고의 열 번째 프로야구단 창단을 최종 승인했다. 115만 수원시민의 꿈이 실현된 것이다.

이로써 염태영 수원시장을 비롯한 노영관 시의회의장 그리고 수원시민과 경기도민이 이 기쁨을 함께 만끽했다. 이 가운데는 장유순(50) 프로야구 10구단 수원유치시민연대 총괄간사도 있었다. 지난 2년여 간 프로야구단의 수원 유치를 위해 생업도 제쳐놓고 뛰어온 그에게 KBO의 수원 창단 최종발표는 더 큰 의미로 다가왔을 것이다. 그래서 그를 다시 만났다.

10구단 유치 실현···경기도민에 감사

“KBO가 이렇게 서둘러 10구단 유치 도시를 발표할 줄 사실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객관적인 심사로 공정한 결정을 해준 KBO 이사회에 감사와 함께 염태영 수원시장을 비롯한 115만 수원시민들과 자신의 일처럼 동참해준 경기도민께 감사합니다.”

수원시의 프로야구 10구단 유치 추진이 표면화 된 것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몇몇 기업들이 수원야구장을 홈구장으로 하는 프로야구단 창단의사를 시에 타진해 왔던 것.

현재 수원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직장운동경기부를 운영해 인기종목, 비인기종목 할 것 없이 대한민국의 스포츠 발전과 체육인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또 국가대표 선수들의 양성소라 불리는 태릉선수촌과 같은 선수촌을 운영하는 유일한 자치단체가 수원이다. 이 같은 시의 스포츠 인프라는 프로야구단을 유치하기에 충분했다.

숨은 공신은 '수원유치시민연대'

프로야구 10구단의 수원 유치에 먼저 나선 것은 시와 기업들이었다. 하지만 프로야구 10구단의 수원 유치 필요성을 알리고 전 시민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 것은 프로야구 10구단 수원유치시민연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유순 총괄간사는 프로야구 제10구단 수원시 유치 추진위원회가 2011년 8월 발족하고 공식 활동을 시작하자 다음 달인 9월에 ‘프로야구 10구단 수원유치시민연대’를 결성하고 유치를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시민·사회단체들 '의기투합'

그는 “수원시에 프로야구단이 필요하다는 목표가 정해지자 시민연대 설립을 위한 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면서 “100개가 넘는 수원시내 각종 시민·사회단체의 동의를 얻어 프로야구단의 수원 유치라는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장유순 총괄간사가 이끄는 시민연대가 출범 당시부터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추진된 것은 아니다. 그 역시 시민연대를 이끌어 가는 게 쉬울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시련은 생각보다 컸다. 장 총괄간사의 고충은 또 있었다. KBO 이사회가 10구단 창단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다. 중요한 시점마다 KBO 이사회가 창단 승인을 유보하는 등 그와 시민들의 노력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았다.

어려운 상황에 부딪힐 때마다 그에게 힘을 불어넣어 준 것은 단연 시민들의 응원이었다. 그는 불같은 시민들의 뜻을 품에 안고 2012년 6월 여름 뙤약볕 아래 잠실야구장에서 진행한 삭발식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단다.

“당초에는 KBO 사무국 앞에서 삭발식을 단행할 계획이었지만 야구계 유명인사로부터 잠실야구장에서 하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제안을 받고 장소를 급하게 변경했습니다. 제안한 분이 KBO의 직책을 맡고 있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파장을 없애려는 속임수가 아닐까 하는 걱정도 했지만 야구인으로서 믿을만한 분이었기에 믿고 따랐습니다. 그날 삭발식이 야구중계 시간에는 물론 9시뉴스까지 방송되면서 10구단 창단의 필요성을 전 국민에게 알리는 계기가 됐습니다.”
 

 

 


KBO도 꺽지 못한 '국민들의 함성'

실제로 장유순 총괄간사가 머리를 깎은 이후 프로야구 10구단의 필요성을 전 국민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됐다. 또한 프로야구 선수협의회도 10구단 창단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올스타전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런 상황을 두고 대다수 야구팬들은 프로야구 10구단 수원유치시민연대와 프로야구 선수협의회가 서로 사전에 계획을 세운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올 할 정도로 일은 순조롭게 추진됐다. KBO 역시 국민들의 염원을 꺾지는 못했다.

라이벌 전북 본격 유치전··· 위기의 순간

이렇듯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의 필요성이 전국으로 확산되자 그동안 소문으로만 전해졌던 전라북도가 유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전라북도는 중견 건설기업인 부영그룹을 파트너로 막대한 금전적 지원과 지방 발전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왔다.

지난해 12월 전북의 한 지역방송이 10구단 창단과 관련한 토론 프로그램에 수원시 대표로 장유순 총괄간사를 초청한 적이 있다. 당시를 회상하던 그는 “토론에는 유명 야구전문가와 은퇴한 유명 야구인이 전북 패널로 참석했는데 모두 전북을 연고로 한 분들이었기에 2대1의 토론회는 불공평하지 않느냐는 걱정도 했었다”며 “전북의 유치 전략에 맞서 승리할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흔쾌히 토론 참석에 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토론회 후 10구단 유치와 관련해 몇 차례 더 전북을 방문했는데,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이곳 출신 야구인들로부터 개인 의견을 전제로 “야구발전을 위해서는 수원의 10구단 유치가 옳다”는 항의 아닌 항복의 메시지가 역력한 격려를 받는 웃지 못 할 일도 있었다고 전한다.

또 그가 다행으로 생각한 것은 정치권의 중립이다. 장 총괄간사는 “정치권의 영향력으로 프로야구의 활성화보다 지역안배에 힘이 실려 유치 도시가 결정되는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게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며 “수원지역의 국회의원은 물론 전국 60여명의 의원들이 정치적 중립에서 유치 도시가 결정돼야 한다는 발표에 한 시름 놓았다”고 말했다.

수원에서 가장 오래된 프로스포츠 구단인 프로축구 수원삼성블루윙즈의 지지 표명 역시 장 총괄간사에게 힘을 실어줬다. 사실 수원삼성블루윙즈가 수원 프로야구 10구단 유치 찬성 의사표현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모기업인 삼성이 수원의 프로야구 10구단 유치를 반대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기 때문이다.
 

 

 


김문수 지사·염태영 시장도 나섰다

그는 “김문수 지사와 염태영 시장의 적극적인 삼성 설득 덕분에 삼성이 프로야구 10구단 수원 유치를 지지한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 확신한다”며 “내가 알기로는 KBO 이사회 며칠 전 삼성 고위 임원이 국회의원 60여명에게 일일이 전화해 삼성이 10구단 수원 유치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들었다”고 삼성의 조용하면서도 적극적인 유치전 참여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창단 구단 KT, 지원사격

수원시가 10구단 유치도시로 최종 선정된 데에는 장유순 총괄간사와 같은 115만명의 평범한 수원시민들의 뜨거운 열정, 김문수 지사와 염태영 시장의 노력, 창단 구단인 KT의 전폭적인 지원 및 이석채 회장의 기업마인드, 수원시 향토기업인 삼성의 조용한 지원, 막후에서 활약한 정치권 등 모든 구성원들이 하나로 똘똘 뭉친 결과다.

2015년 1군 진입 목표

이제 수원시는 장유순 총괄간사를 비롯한 수원시민들의 염원이 유치해낸 프로야구단이 2015년 1군 리그에 진입해 좋은 성적을 거둠과 동시에 수원이 축구에 이어 야구의 메카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시작한다.

수원시는 지난 1월 20일 프로야구 10구단 유치 범시민 환영대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염태영 시장은 “프로야구 10구단 수원 유치를 위해 뜨거운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신 수원시민과 경기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KT와 함께 프로야구 10구단을 유치하게 된 수원시는 한국야구 발전을 위해 창단과정에서 약속한 계획들을 충실히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환영대회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은 ‘KT 휴대전화 개통으로 기업 이윤에 도움을 주자’, ‘KT본사를 수원으로 이전해 수원시와 동반자가 되자’ 등 프로야구 10구단 유치를 함께한 KT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젠, 프로농구·씨름단도 유치하자

수원시는 프로축구와 남녀 프로배구, 프로야구 유치에 이어 2015년 호매실과 경기대에 제2실내체육관과 씨름전용 경기장 완공과 함께 프로농구와 씨름단 유치로 진정한 스포츠메카로 거듭나게 된다.

KT의 홈구장으로 쓰일 수원야구장은 250억원의 국비와 도비, 시비 등 전폭적인 예산이 투입돼 최신식 경기장으로 탈바꿈한다. 또 2015년부터 3군 리그 격인 지역리그를 신설해 운영하기로 했다. 민·관·기업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이뤄낸 성과가 바로 수원시의 프로야구 10구단 유치다.

장 총괄간사는 “수원에서 태어나 50년을 살면서 이번 10구단 유치만큼 수원시민들이 하나로 똘똘 뭉친 것을 본 기억이 없다”면서 “KBO 이사회 역시 수원시민과 경기도민 전체의 불같은 염원에 답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모든 영광을 시민들에게 돌리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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