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가 외부의 감사 민원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년동안 구리시를 상대로 민간인 또는 익명으로 감사를 요구한 민원이 수 십건에 이른다.
이 때문에 감사 요구가 있을 때마다 시청 공직자들이 조사를 받느라 홍역을 치렀다.
특히 공직사회는 이 같은 감사 요구에 전혀 대응할 수 없어 무기력하게 당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최근 구리시청은 감사원으로부터 감사 지시를 받았다.
시 금고를 유치한 농협측이 ‘금고 업무와 관련이 있는 세무과 직원들과 회식자리를 가진 것은 부적절하다’며 익명으로 감사원에 민원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농협 구리시출장소장은 “지난해 9월 세무과와 금융업무 관련 시스템에 대한 간담회를 마친 후 가진 저녁 식사자리가 있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농협측은 불쾌한 감정을 억제하며 시 감사실이 요구한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서를 고스란히 넘겨 줬다는 것이다.
시 감사실은 해당 부서를 상대로 현재 감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감사 대상 부서 관계자들은 “순수하게 밥 한끼 한 것이 문제가 된다면 어떻게 일을 하겠느냐”면서 투서꾼을 향해 볼멘 소리를 냈다.
외부의 감사요구 가운데 일부는 사정기관으로 이첩돼 지난 한 해 무려 30여 명이 넘는 공무원들이 조사를 받느라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이 사건은 장기간 수사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이 결론을 내지 않아 해를 넘긴채 조사가 계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 시 측은 “외부에서 제기한 민원 대부분은 내부에서 흘려 외부로 나간 것”이라며 “외부 감사 요구가 등장할 때마다 단서 제공자로 특정인이 거론되는 등 공직사회 내 갈등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A간부 공무원은 “불과 몇년 사이에 청렴도시에서 감사천국으로 변했다”면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시 감사실 관계자는 “무턱대고 낸 민원에 의한 사정기관의 조사 등으로 공직사회가 단단하게 얼어 붙었다”며 “이전투구(泥田鬪狗)식 민원제기는 사라져야 할 내부의 적”이라고 했다.
한편 구리시는 지난 2010년과 2011년 2년 연속 청렴도시로 선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