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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은 소통의 원천… 완성시키는 건 ‘이성’이다

 

세계적인 석학 마이클 린치 교수

감성-이성 관계, 마부-마차에 비유

모순된 명제 아닌 동등한 논리로서

옳고 그름 판별 앞서 공존원리 설파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4주기 추도식이 오는 23일 오후 2시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부인 권양숙 여사 등 가족과 친노 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대학 졸업장도 없는 고졸 출신 대통령이었다’, ‘비주류에 타협도 모르는 정치인이었다’

이러한 표현들이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을 가장 잘 묘사한 것은 아닐까.

세계적인 석학으로 꼽히는 마이클 린치(사진)의 책 ‘이성 예찬’은 현대사회의 단면을 날카롭게 꿰뚫고 있다.

 


저자는 ‘이성 예찬’이 이성에 대한 찬가가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동전의 앞과 뒤를 차갑게 관찰하고, 앞과 뒤가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동전이 만들어진 그 속내를 꿰뚫어 보는 ‘방법’에 대해서 얘기한다.

동등하게 주장되는 권리, 이율배반에 대해서 동전은 서로 권리를 주장한 적이 없다. 앞이 중요하다거나 뒤가 중요하다고 주장하지도 않는다.

저자는 동전의 존재 가치에 대해서 어느 것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기에 앞서, 그 둘이 공존하는 원리를 얘기한다.

그것이 바로, ‘인식론적 원칙’이다. 그것을 위해서는 서로 공존할 수밖에 없는 까닭을 제시해야 하고, 제시하기 이전에 이미 갖춰진 ‘자유로운 원칙’에 대해서 얘기한다.

서로 모순돼 양립할 수 없는 두 개의 명제가 아니라 동등하게 주장되는 두 개의 논리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사람은 누군가에게 끌려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때로, 끌고 가려는 성향은 나타날 수 있지만 원천은 아니다. 서로 어떻게 소통하고 싶어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소통할 수 있는지를 알고 싶어 할 뿐이다. 그 소통을 위해 다리를 이어주기 전 놓으려는 징검다리. 그것이 이성의 출발점이다. 부정과 긍정을 동시에 인정하면서, ‘징검다리’를 ‘다리’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누군가 감성이라는 징검다리를 놓았다면, 그 사이를 ‘온전하게 채우는’ 이성이라는 돌로, 다리를 완성하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민주주의는 당연한 결과물이고, 늘 곁에서 호흡하는 것처럼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현대인은 자꾸 폐쇄적으로 변해 가고, ‘우리’라는 공통분모를 잊어가는 경향이 짙다.

이 책에서 말하는 ‘공통 화폐’의 개념은 그 점부터 짚는다. 서로 동등하게 설득하거나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토대가 아니라면 이성이라는 마차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마부가 됐든 마차가 됐든 따로 떨어져 있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마차가 없는 마부는 혼자 걸어가야 하듯, 마부 없는 마차도 혼자 굴러가야 하기 때문이다.

마이클 린치는 책의 끝에서 책에 담겨 있는 모든 내용을 압축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경고와 희망으로 끝내려고 한다. 이성에 대한 수용으로부터 너무 하락하면 사회가 자신만의 방식을 되찾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게 경고다. 그렇기 때문에 희망이 필요하다. 이성을 단순히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정열적으로 수용하고 그 원리를 행동으로 옮기는 사회에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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