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질환 종류와 치료법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게 눈꺼풀이란 말이 있다. 이는 수면(睡眠)이 일상생활의 필수적이란 사실을 설명해 준다. 잠을 충분히 취하지 않고 건강 찾기란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 찾는다는 연목구어(緣木求魚)에 빚대기도 한다. 인간의 삶 1/3은 수면 시간으로 양과 질에서 잠을 잘취해야 낮시간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 수면장애 하면 보통 불면증을 떠올리게 되지만 낮시간대 잠이 너무 많은 것도 병이고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증, 수면 중 이상행동, 수면시 다리의 이상감각 등도 모두 수면관련 질환이다.
불면증
수시로 깨거나 자도 피곤한 경우
방해 요인 제거+약물치료 병행
코골이·수면무호흡증
전두엽 기능 손상 지적능력 저하
혈압 상승 부정맥 등 합병증 유발
주간 졸림증·기면증
다리 등 근육 풀리는 현상 동반
사고 위험 있어 반드시 치료해야
◇잠의 구성 및 기능
고대로부터 두뇌기능이 정지된 상태를 잠으로 봤다. 하지만 1951년 미국 시카고 대학의 클라이트먼 (Kleitman) 과 아제린스키(Aserinsky)는 수면 중 눈이 빠르게 움직이는 시기가 있음을 발견하면서 수면 중에도 활동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여겼다. 이후 다른 특성의 렘수면과 비렘수면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전체 수면시간 가운데 75%정도를 차지하는 비렘수면 시는 뇌의 일정 부분만이 기능해 뇌 에너지 소비가 적어 휴식상태로 지내게 되나 25%의 렘수면 시는 뇌의 모든 부분이 활동적으로 에너지 소비가 깨어있을 때와 유사하다. 수면 후반 렘수면의 양이 점차 늘어나며 대부분의 꿈은 이 때 꾸게 된다.
잠의 기능은 회복, 학습내용 기억, 성장촉진의 3가지를 들 수 있다.
깨어 있을 때는 신진대사가 활발하고 자유라디칼(free radical)이 많이 생겨 이로 인해 세포 손상을 입게 된다. 비렘수면기에는 깨어 있을 때와 비교, 신진대사 속도가 느려지고 두뇌의 온도가 낮아지면서 손상된 세포가 회복된다.
수면은 습득한 내용을 장기간 기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렘수면시에는 시각적, 감정적 내용들이 장기 기억되고 비렘수면시에는 단편적, 객관적 사실이 잘 기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성장호르몬은 비렘수면시기 깊은 수면에서 최고로 분비된다. 성장기 어린이들은 적절한 성장을 위해 충분한 시간의 수면과 깊은 수면을 취하는게 중요하며 바쁘고 불규칙한 생활, 각종 심리적 스트레스 등으로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할 시 정상적인 신장발달에 장애를 받게 된다.
◇수면질환
▲불면증
불면증은 환자 자신이 잠이 불충분하거나 비정상적으로 느끼는 상태다. 잠 들기 힘들거나, 자다가 자주 깨거나, 한번 깨면 다시 잠들기 힘들거나, 수면시간이 짧다고 느끼거나,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다는 등 복합적으로 혹은 단독으로 나타날 수 있다.
불면증의 대표적인 원인 혹은 동반질환으로 우울증,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약물남용이나 금단, 통증 등을 들 수 있다.
불면증 치료는 크게 약물 치료와 인지행동 치료로 나눌 수 있다. 약물 치료는 신경안정제, 수면제, 소량의 항우울제를 사용할 수 있으며 1개월 미만 단기간 사용을 권장하나 장기인 경우도 흔히 있다. 적절한 약제를 선택해 가능한 적은 용량을 사용하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불면증상도 조절할 수 있다. 인지행동치료는 생활습관 중 수면에 방해 되는 요인을 찾아 제거하는 것으로 약물치료와 반드시 병행돼야 하며 약물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약물 사용을 줄이기 위한 중요한 치료방법이다.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증
대부분의 상기도가 막히면 코골음이 나타나고 완전히 막히면 호흡이 중지하는 무호흡 형태가 된다. 코골음만이 나타날 수도 있고 수면 무호흡증의 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코를 골다가 무호흡이 시작되면 코골음이 중지되거나 감소하게 되고 무호흡이 끝날 때에 숨을 몰아 쉬거나 코를 크게 골면서 호흡을 회복하게 된다. 야간 수면 중 무호흡으로 깨게 되면 상기도 확장근이 자극되면서 무호흡이 중지되고 질식이 방지되나 수면 중 빈번한 각성으로 인해 낮에 졸리운 증상이 생긴다.
반복적 무호흡으로 저산소증이 오게 되고 이로 인해 두뇌 기능 특히 전두엽 기능이 손상돼 지적기능 및 수행능력의 저하가 나타난다. 저산소증은 교감신경 항진이라는 기전을 통해 수면 중 혈압상승 및 주간 고혈압을 초래하고 동맥경화, 부정맥, 심근 경색, 심부전 등 심혈관계 합병증이 나타난다.
치료방법은 체중을 줄이고 옆으로 잠드는 수면 습관을 갖는 게 좋다. 술과 신경안정제 복용은 자제해야 한다. 수면무호흡증의 주된 치료방법은 수술, 상기도 양압술, 구강내 장치 등이다. 수술은 여타 치료방법에 비해 성공적이면 단 1회에 해결 될 수 있지만 편도선이 큰 환자에서만 만족스런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상기도 양압술로 매일 의료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수면무호흡증의 증상 및 합병증 예방에 효과적이다. 턱을 앞으로 이동시켜 기도를 넓혀주는 구강내 장치도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점차 사용이 늘고 있다.
▲주간 졸림증 및 기면병
흔히 불면증은 보통 대수롭지 않은 현상이라 인식한다. 차량 운정 중, 중요한 회의도중, 시험 보는 중, 대화 중, 식사중 졸음이 올 경우에는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런 졸리움으로 주의력, 집중력, 기억력이 손상되면서 운전사고 및 기계작동 사고가 증가되고 청소년기에는 학교성적, 친구관계, 자존심 형성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주간 졸림증을 일으키는 질환에는 수면무호흡증, 기면병, 특발성 수면과다증, 지연성 수면위상 증후군, 우울증 등이 있다.
기면병에는 낮에 졸리는 증상과 함께 탈력발작이 주로 관찰된다. 탈력발작이란 웃거나, 농담을 하거나 들을 때, 혹은 화가 났을 때 다리, 턱, 혹은 얼굴의 근육에 힘이 빠지지는 현상이다. 가위에 눌린다든지 수면시 환청, 환시를 경험하는 경우도 있다. 수면전문가의 진찰과 수면검사를 통해 정확히 진단 하고 중추신경자극제를 포함한 약물치료에 나서면 증상이 호전된다.
▲렘수면행동장애
정상적인 렘수면상태에서는 근육의 긴장도가 저하돼 꿈은 꾸더라도 이를 행동으로 표현하지는 못하는데 렘수면행동장애에서는 렘수면에서 비정상적으로 근육의 긴장도가 저하되지 않고 남아 있어 꿈을 꾸면서 꿈과 연관된 행동을 보이게 된다.
이 때 꿈은 대부분 생생하고 꿈을 그대로 행동에 옮겨 소리를 지르고 주먹을 휘두르고 발로 차고 침대에서 뛰어내리는 등 격렬하고 난폭한 행동을 보인다. 신경안정제인 clonazepam을 투여하면 90%의 환자에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리가 늘 잠에서 꾸는 꿈을 자주 꾸는 일이나 꿈을 많이 기억하는 것은 깊은 잠을 취하지 못하고 자주 깬다는 것을 말해준다. 꿈을 자주 꾸는 것은 수면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수면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도움말= 윤인영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