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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등대풀꽃

 

등대풀꽃                                             /박경숙

탐라 바닷가에서

꽃등 켠 등대 보았네

꽃받침 위에

꽃받침 위에

꽃받침 위에

꽃등대

노란 전구알 바투 켜 놓고

고기잡이 떠난

님 마중 나서듯

대낮에도 깨금발

목을 쑥 빼고

바다를 향해 등대지기

꽃등 환하네

출처 박경숙 시집 『야생을 말리다』 2013년 고요아침 (열린시학 기획시선)

 

 

 

아무리 작은 꽃이라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작은 꽃 속에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간혹 꽃 중에는 꽃보다도 더 예쁜 이파리를 간직하고 있는 것도 있는데, 이파리가 예쁜 등대풀꽃은 꽃의 존재를 무색하게 만드는 꽃이다. 이파리의 모양새가 겹겹이 쌓인 모습도 신기하지만 그 이파리 안에 보일 듯 말 듯 황록색 꽃을 피우고 있는 자태는 삶의 비밀을 품은 듯하다. 등대풀꽃은 가을에 싹을 내기 시작해 고난의 겨울을 보내고 이듬해 봄에 꽃을 피운다. 등대풀꽃의 꽃말은 ‘당신의 성격이 그렇게 냉혹하다면 우리는 그대의 마음을 돌덩이라고 생각할 것이다’이다. 고난을 몸소 겪어본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고난을 자신의 고난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법이다. 시인은 한신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시를 전공하였고, <비금도에서의 하루>를 출간하면서 문단에 나왔다.『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이끌고 있는 착한 시인의 신작시집 <야생을 말리다> 2013년 수원문화재단 예술지원금선정 작품 출간을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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