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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이장님은 생명의 은인”

여주군 대신면 옥촌1리 임종희 이장
폭우속 대피방송으로 인명피해 막아

 

여주군의 한 마을 이장이 폭우속에 발빠른 대처로 저수지 제방 붕괴로 인한 대형 인명피해를 막아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 22일 오전 5시30분. 전날 밤 뉴스에서 폭우가 쏟아진다는 예보를 듣고 밤새 잠을 뒤척이던 여주군 대신면 옥촌1리 임종희(63) 이장은 눈을 뜨자마자 집에서 100여m 떨어져 있는 옥촌저수지 제방을 확인하러 나갔다.

60년 넘게 이 저수지 근처에서 살아 온 그였지만 그날따라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하지만 다행히 비가 많이 오지 않았고 저수지 수위도 평소와 다름없어 안심을 했다.

그런데 오전 6시가 조금 넘자 빗발이 굵어지더니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9시쯤에는 수천 개의 양동이로 퍼부어내 듯 천지를 물바다로 만들 기세로 맹렬하게 들이쳤다.

오전 10시. 더 이상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던 임 이장은 ‘불길한 예감’에 이끌려 다시한번 살핀 저수지는 사방으로 흘러들어 삽시간에 불어 있었고 이미 10m깊이의 저수지 둑을 타고 넘치고 있었다.

임 이장은 당시 상황에서도 자신보다 마을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가장 먼저 떠올리며 바로 마을회관으로 급히 차를 몰았다.

옥촌 저수지 아래에는 하천을 따라 가옥 6채와 비닐하우스 시설 농가가 있는데 특히 둑이 무너지면 비닐하우스는 거대한 토사물과 그대로 휩쓸릴 수 있는 상황이어서 임 이장의 마음은 다급했다.

오전 10시10분 임 이장은 “당장 대피하세요. 둑이 터지려고 합니다” 마이크를 잡은 임 이장은 목이 터져라 외쳤다.

이후 10분 뒤인 10시20분쯤 옥촌저수지 제방은 손을 써볼 겨를도 없이 순식간에 터졌고 임 이장은 방송을 듣고 둑 밑의 주민들이 무사히 사고를 피했기만을 바랐다.

비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자 한 할머니가 임 이장을 찾아와 “마을 방송을 듣고 바로 하우스에서 피하자마자 천둥치는 소리와 함께 물이 쏟아져 내려왔다”며 “임 이장은 생명의 은인이요 우리의 영웅”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에 대해 임 이장은 “누구라도 그때 상황이면 나처럼 했을 것”이라며 “작은 일로 생명을 구할 수 있어서 기쁘고 수해피해 복구가 빨리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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