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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그곳이 멀지 않다

그곳이 멀지 않다 /나희덕

사람 밖에서 살던 사람도

숨을 거둘 때는

비로소 사람 속으로 돌아온다



새도 죽을 때는

새 속으로 가서 뼈를 눕히리라



새들의 지저귐을 따라

아무리 마음을 뻗어 보아도

마지막 날개를 접는 데까지 가지 못했다



어느 겨울 아침

상처도 없이 숲길에 떨어진

새 한 마리



넓은 후박나무 잎으로

나는 그 작은 성지를 덮어 주었다



 

 

 

나희덕의 시 <그곳이 멀지 않다>에서는 화자 ‘나’가 시적 대상인 숲길에 떨어진 새 한 마리를 보고 시인 자신의 삶, 더 나아가 길을 찾으려는 인간의 삶에 대해 말한다. 죽으면 영혼이 육체 밖으로 빠져나간다는 일반적인 생각과 화자의 생각은 다르다. 화자는 사람과 새는 죽어서 자기 속으로 돌아온다고 말한다. 1연의 ‘사람 밖에서 살던 사람’은 어머니의 자궁 밖에서 살던 사람, 삶의 길 위에 내던져진 사람을 말한다. 그러한 사람은 ‘숨을 거둘 때는 비로소 사람 속으로 돌아온다’. 2연의 ‘새’도 사람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새의 죽음은 끔찍하다기보다는 아름답다. 비록 ‘마지막 날개를 접는 데까지 가지 못했’더라도 자기 길을 찾아갔기 때문이다. 인간의 삶은 죽음을 맞는 그 순간까지 길 찾기의 연속이 아닐까 싶다. /박병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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