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기도내 공립 초·중·고교와 특수학교가 사용하지 않고 남기거나 올해로 넘긴 예산이 3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나 재정난을 겪고 있다는 경기도교육청의 호소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13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1천980여개 공립 초·중·고교 및 특수학교의 학교회계 세입예산 총액은 3조8천850억원이었지만 각 학교는 이 가운데 2천166억원(명시이월 1천798억원, 사고이월 359억원)을 올 회계로 이월시켰다.
또 이월 예산 외에 순수하게 사용하지 않고 남긴 순세계잉여금만도 전체 예산의 2.4%인 915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이월예산 및 순세계잉여금은 전체 학교 예산의 7.9%에 달해 3천억여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교육청은 교육재정 부족에 시달리는데도 각급 공립학교의 이월액 특히 순세계잉여금이 이같이 많은 것은 학교 내 담당 직원들의 회계업무 처리 미숙이 주요 원인이란 분석이다.
A고교는 사고이월로 분류해야 할 기숙사 건립비 22억3천800여만원을 순세계잉여금에 포함시켜 이 학교 전체 순세계잉여금이 22억9천200여만원으로 늘어나게 했고, B고교도 사정상 집행하지 못한 기숙사 건립비 중 10억원을 역시 순세계잉여금에 포함시킨 것으로 나타났다고 도교육청은 밝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사전 검토가 미흡한 학교들의 예산 편성 및 사업 추진, 체계적이지 못한 예산 집행 등도 이월사업비 및 순세계잉여금 과다 발생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도교육청은 학교들의 이월액 및 순세계잉여금 발생을 줄이기 위해 순세계잉여금 발생비율이 4%가 넘는 31개 학교를 선정해 현장 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또 일선 학교 회계업무 담당직원들의 직무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조만간 지역교육청 예산담당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연수를 할 계획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순세계잉여금은 물론 명시·사고이월 예산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옳다”며 “순세계잉여금 등을 줄이기 위한 지도점검 및 교육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