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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대중을 사로잡았던 소신문의 역사 추적

日 신문의 치열했던 생존경쟁 모습
소신문의 태동…소멸까지 역사 담아
미디어·저널리즘 존재 방식 모색

 

1874년 요미우리신문의 창간으로 일본 내에서 소신문이 태동했다.

지식인을 대상으로 한 논설 위주의 대신문과 달리 부녀자와 아동을 위한 오락 위주의 소신문.

이 책 ‘일본대중지의 원류’는 소신문이라는 낯선 용어의 등장에서 소멸까지의 역사를 전하면서 대신문과 구별된 소신문의 특징을 언어로 간파하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소신문의 매력을 탐색한다.

저자가 지적하는 소신문의 매력은 후리가나와 속어, 비주얼 삽화를 사용해 폭 넓은 독자층을 개척하고 필화사건(발표된 작품이나 논설, 기사 등이 법률상 또는 사회상의 제재를 받는 사건)에 휘말리면서도 ‘해학과 풍자를 담은 안 보이는 곳에서의 정부비판’을 왕성히 전개해 ‘민중적인 정치를 즐기는 법’을 추구한 점에 있다.

그러나 책은 ‘기존 권력과 대항적인 언론의 저항이냐 투항이냐’라는 패러다임에 집착하지 않는다.

오히려 ‘해학과 풍자와 씩씩함’을 특징으로 하는 소신문의 건강한 대중성에 주목하면서 그 오락성의 근원까지 파헤치는 저자의 열린 시각은 19세기 말 일본 신문의 치열한 생존 경쟁 구도를 객관적이고 생생하게 전달한다.

그가 전하는 100여년 전 일본의 신문 미디어가 오늘날 한국에서도 그리 낯설지 않은 것은 우리에게 익숙한 ‘대중성’의 패턴이 식민지 현실에서 만들어져 1910년대 ‘매일신보’를 매개로 일본의 소신문과도 결부되기 때문이다.

또 한자·한문과 일본어의 대립은 언어와 식자 능력의 차이라는 미디어의 공통된 주안점을 분모로 한국 근대신문에서 나타난 국한문혼용체에서 국문체로의 전환과 맞물리며, 나아가 미디어의 문체 분할을 주축으로 하는 문학·문화사 연구와 향후 미디어의 존재 방식을 모색하는 데도 커다란 시사점을 준다.

미디어의 문제를 언어와 결부하는 깊이 있는 안목을 선물할 책 ‘일본 대중지의 원류’는 언어와 미디어·저널리즘·일본문화사·근대문학·문화사의 각 전문 영역을 가로지른 탁월한 학술서적임과 동시에 대중 교양서로서도 손색이 없을 만큼 흥미롭게 읽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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