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부터 개편되는 경기도 중소기업육성자금 운영을 두고 도내 금융계가 술렁이고 있다.
농협의 단독 운영에서 자율 경쟁 방식으로 변경된 연 6천500억원의 대규모 융자 사업에 11개 시중 은행들이 각축전에 돌입한 것으로, 독주가 예상되는 기업은행과 이를 견제하는 농협·신한·국민은행의 ‘1강 3중’ 체제의 경쟁 구도가 예상된다.
6일 경기도와 각 시중은행에 따르면 도는 ‘시중은행 간 자율 경쟁 방식’이 도입되는 2014년 중소기업육성자금(이하 중기육성자금) 운용을 위해 지방은행 3곳을 제외한 11개 시중 은행과 사전 협의를 벌이고 있다.
시중 은행 중 내년 중기육성자금 운용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기업은행 ▲농협 ▲신한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5곳이다.
이들 은행은 사전 협의에 앞서 진행된 자금 취급 희망 규모 조사에서 중기육성자금(기금 제외) 총액인 6천500억원 전액을 운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도에 제출했다.
도 중기육성자금의 경우 시장 규모면에서 서울시(7천5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지자체 융자 사업이다. 여기에 최대 2.5~2.3%p의 금리(이차 보전)를 도에서 기업을 대신해 부담하는 만큼 일반 융자 사업에 비해 마케팅(기업 유치)과 안정성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다.
내년도 중기육성자금 운용 경쟁은 기업은행이 취급 자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1강 3중’ 체제가 전망된다.
최근 3년(2010~2013년 6월) 간 경기신보(보증)를 통해 융자된 금액을 대출기관별로 구분하면, 기업은행이 1조2천380억원(8천532건)으로 4천686억원(5천338건)에 그친 농협의 3배에 육박한다.
국민은행(2천580억원, 2천425건), 우리은행(2천402억원, 1천729건), 신한은행(1천920억원, 1천649건) 등은 2천억원 내외 수준이다. 하나은행은 551억원(508건)에 그쳤다.
기업 상당수가 주거래은행으로 기업은행을 이용하는 것으로 주거래은행 이용 시 도의 이차보전에 추가 금리인하 혜택까지 가능한 것을 감안하면, 기업은행의 독주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은행별 융자한도액을 정하는 ‘융자 배정제’ 도입을 두고 기업은행과 농협·신한은행 간의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내년도 중기육성자금의 절반 이상이 기업은행에 몰리는 ‘쏠림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며 “중기육성자금은 은행 협조융자 뿐 아니라 3천500억원의 규모의 도 기금도 기업에게 대출 지원해야 만큼 기금의 대출 은행을 지정할 수 있는 ‘융자 배정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기육성자금을 운용하는 지자체 중 단 한 곳도 은행의 융자 한도를 지정하지 않는다”며 융자 배정제 도입에 반대했다.
도 관계자는 “오는 10일 열리는 시중은행 2차 회의 등을 거쳐 이달 말까지 융자한도액 및 상한금리 적용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라며 “은행들의 여러 의견을 취합해 기업의 원활한 유동성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