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새 숙이는 시간 많아져 위험
젓가락질·단추 채우기 등 할 때
손놀림 어눌해지면 병원 찾아야
오랜 시간 걸쳐 진행되는 질병
노인보다 40∼50대서 흔히 발생
목과 어깨 자세 바르게 유지해야
경추(頸椎)는 척추를 형성하는 목뼈를 일컫는다.
요즘 병원 응급실을 찾을 때마다 교통사고가 빈번해선 지 경추란 말을 자주 접하는데, 웬지 경추란 말이 의료진의 입을 통해 듣는 순간 환자 가족들은 놀라는 기색이 한결 같다.
이는 척추뼈의 정도에 따라 전신마비, 사망 등 중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척수(脊髓)는 척추의 관 속에 들어 있는 골로 뇌와 함께 중추 신경계를 구성하고 있다.
요즘 스마트폰 등 IT기기 다량 보급 등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등 대부분의 일상생활 중 심지어 등산을 할 때도 이들 기기에 눈이 가 있는 시간이 많은 만큼 고개를 숙이고 지내는 시간이 날로 늘어만 가고 있다. 고개 숙임과 관련있는 경추와 척수의 건강보전은 그만큼 멀어지는 형국이다.
어느 날 갑자기 손발이 저리고 젓가락질을 할 때 이를 놓치기 일쑤에다 단추까지 채우기 힘들어진다면 보통 뇌혈관 질환이나 뇌졸중 등으로 오인해 엉뚱한 치료를 받다가 자칫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는 병이 바로 경추 척수증이다.
경추 척수증은 뇌와 함께 중추신경계를 구성하는 척수가 경추에 눌려 발생하는 질환이다. 경추 척수증은 노인보다 40~50대에서 흔한 질환으로 경추부의 퇴행성 변화가 주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경추 척수증 원인
경추에는 뇌에서 나와 팔다리로 가는 신경인 척수가 들어 있다.
바로 이 척수가 지나가는 관이 좁아지는 것이 경추 척수증인데, 보통 노화로 인해 목뼈에 골극이 생기거나 디스크 돌출, 목 인대가 두꺼워지고 딱딱하게 굳어지는 골화증 등에 의해 발생한다.
경추 척수증은 대부분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이후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으며 외상에 의한 급성 증상으로 내원하기도 한다.
▲ 증상
척수가 경추에 눌리게 되면 그 초기질환으로 손놀림이 어눌해지고 부자연스러워져 정교한 수작업을 잘 하지 못하게 된다.
생활주변에서 접할 수 있어 유념할 필요가 있다. 젓가락질, 글씨 쓰기, 단추 채우기를 할 때 이를 잘 하지 못하면 일단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뇌졸중 증상으로 오인해 치료 시기를 놓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또 경추 척수증에 걸리면 하지 근력약화, 강직성, 균형 지각 기능 장애 등으로 보행 장해가 올 수 있다. 대개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
운동기능의 장애가 흔히 발생하나 통증, 저림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 내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정확한 진단과 함께 적절한 약물 치료 및 수술 치료로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으나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하반신 마비, 사지 마비 등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 진단과 치료
경추 척수증 진단은 경추의 단순 방사선 영상으로 추간판 간격의 감소, 골극 형성, 퇴행성 아탈구 등을 확인해 진단할 수 있으나 CT나 MRI를 통해 척수를 압박하는 병변을 확인함으로써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
경추 척수증은 일단 발생하면 자연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고, 증상의 악화가 반복되면서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약물 등 보존적 치료로는 증상의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 척수 압박이 심한 때는 가벼운 외상으로도 사지가 마비될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경추 두 개 이하의 부위에서 척수가 눌리는 경우에는 전방도달법으로 수술한 후 골이식술을 함께 시행한다. 세 부위 이상의 경추에서 다발성으로 척수가 눌리는 경우에는 후방도달법으로 후궁성형술을 시행한다.
후궁성형술은 척추관을 치료하는 방법 중 하나로 문이 열리는 것처럼 돼 있는 척추골 뒷부분을 절개해 시술하는 것이다.
▲ 경추 척수증 예방 생활습관
경추 척수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상 생활 중 목과 어깨의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지하철이나 버스 등에서 IT기기를 사용할 때는 목과 허리를 곧게 펴고 액정을 눈높이에 맞춰야 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고개를 많이 숙이는 동작을 취할수록 목뼈 건강에 좋지 않다.
컴퓨터 작업을 장시간 하는 직장인이나 학생의 경우에는 모니터 눈높이에 맞추고 한 시간마다 10분씩 휴식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잠을 잘 때는 높이가 낮은 베개를 사용하고 엎드린 자세는 피하며 TV 시청 할 때는 소파에 누워 목을 팔걸이에 베는 자세를 취하지 않아야 한다.(도움말= 염진섭 분당서울대병원 척추센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