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복지증진을 목적으로 설립된 여성비전센터가 조례 근거없이 비전을 변경하고 사업을 확장하는 등 ‘행정우선주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센터가 지난해 과다한 위탁사업 운영을 지적받았음에도 올해 오히려 위탁사업을 늘린 것으로 드러나며 센터의 방만한 경영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경기도의회 강득구(민·안양) 의원은 12일 열린 여성비전센터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조속한 조례 개정을 주문했다.
여성비전센터 운영조례에 따르면 센터는 여성의 복지증진과 경제적 자립기반 조성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 센터는 가족구성원 간 소통과 관계개선을 통한 문제능력 향상 등 가족건강성 증진을 위한 가족문화 조성 사업을 비롯 지역센터와의 가족지원서비스 연대사업 등에 주력하고 있다.
강 의원은 “이같이 센터의 비전이 ‘여성’에서 ‘가족’으로 바뀌고 중장기계획에도 ‘가족’이 주된 중심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는 등 설립 목적이 변경됐음을 알 수 있다”라며 “하지만 이 과정에서 내부 논의나 전문가 집단, 여성계와의 토론 과정은 물론이고 운영조례에 대한 개정도 없이 행정우선주의로 일이 처리됐다”고 주장했다.
또 센터가 가족지원서비스 허브기능 강화를 위한 취지로 ▲경기도건강가정지원센터 ▲아이돌봄 광역거점기관 ▲경기광역새일지원본부 운영 ▲통일부 지정 경기남부지역 통일교육센터 운영 등 사업 및 기능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조례 개정 작업이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강 의원에 따르면 ‘경기도여성비전센터 운영 조례’와 ‘시행규칙’ 상에는 경기새일지원본부의 운영에 대한 사항만 명시돼 있는 상황이고 ‘경기도 행정기구 및 정원 조례 시행규칙’ 상에도 경기도건강가정지원센터 운영만 추가돼 있는 상황이다.
이들 사업 외에는 조례에 근거 없이 시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센터가 지난해 행감을 통해 과다하고 무분별한 민간위탁 사업 진행에 대해 지적받았음에도 여전히 과다한 민간위탁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강 의원은 “센터가 지난해 7개 사업을 10개 업체 2억6천500여만원에 위탁했고 이 중 올해 5개 사업을 폐기했다고 밝혔지만 올해 다시 7개 사업을 신설했다”라며 “‘눈가리고 아웅식’ 행정을 펼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대해 센터 관계자는 “조례 개정과 관련해 도 집행부와 소통과정에서 착오가 발생했다”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사업 추가 등 조례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