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에 대한 정치후원금을 강요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김희자 전 경기도청소년수련원장이 이번에는 자신의 지인 및 친인척 등이 운영하는 업체에 수백차례에 걸쳐 수억 원대의 수의계약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기도의회 강득구(민·안양) 의원은 13일 열린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의 경기도청소년수련회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김 전 원장은 자신이 직접 투자하고 친인척이 운영하고 있는 A관광여행사에 모두 70차례에 걸쳐 1억3천212만원의 수의계약을 맺어왔다고 밝혔다.
이를 비롯해 같은 기간 동안 수련원이 김 전 원장의 친인척과 지인이 운영 또는 책임지고 있는 업체 5곳과 체결한 수의계약은 총 339건으로 금액은 4억4천여만원에 달한다.
이 같은 사실에 대해서는 김학천 전 수련원 사무국장이 사실을 시인했다. 김 전 국장에 따르면 당초 식자재 입찰로 들어오던 쌀이 2010년부터 60차례(9천841만6천원)에 걸쳐 수의계약으로 들어왔다. 김포에 위치한 해당 회사는 김 전 원장이 회장으로 있는 핸드볼협회의 부회장 B씨가 운영하고 있는 업체다.
이와 함께 수련원은 핸드볼협회의 C부회장이 운영하는 문구사와 인쇄사에서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억4천516만3천605원(170차례) 어치를, D부회장이 경영하는 주방용품 업체에서는 2009~2010년과 지난해 등 3년에 걸쳐 2천862만8천원(13차례) 어치를 수의계약으로 사들였다.
수련원은 김 전 원장이 명예회장으로 있는 E시 지역사회교육협의회 부회장 F씨의 운수회사, 여행사와도 지난해에만 18차례에 걸쳐 3천614만원 상당의 수의계약을 맺었다.
김 전 국장은 “A관광을 비롯해 김 원장의 압력으로 수의계약이 이뤄진 사실이 맞다”라며 “C 부회장의 경우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울 정도로 수련원 운영에 깊숙이 관여했다”고 증언했다.
강 의원은 “김 전 원장이 업체를 특정해 수련원 직원에게 계약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있다”라며 “도감사관실이 정치적 외압에 흔들리지 말고 명명백백하게 사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전 원장은 2008년 7명, 2009년 10명, 2010년 16명, 지난해 19명 등 지난 4년간(2011년 제외) 매년 7~19명의 직원에게 김 지사와 김 지사의 측근인 당시 국회의원 A씨에게 후원금을 내도록 강요·알선한 혐의로 지난달 11일 검찰에 고발됐다. 이 기간 직원들이 낸 후원금은 모두 520여만원에 이른다. 2008년 취임한 김 전 원장은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달 2일 사직서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