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유휴 도유지를 활용해 수요자 맞춤형 임대주택 공급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넓고 쾌적한 도심의 유휴지는 배제하고 고압 변전소가 위치한 자투리 땅에 임대주택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철도부지 등에 건설해 논란을 빚고 있는 박근혜정부의 행복주택에 버금가는 ‘김문수표 행복주택’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경기도의회 양근서(민·안산) 의원은 14일 열린 도시환경위원회의 도시주택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김문수표 행복주택 정책이 서민들을 주거환경이 열악한 지역으로 내몰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양 의원에 따르면 도는 안양을 비롯해 동두천과 화성, 죽전 소재의 도유지에 임대주택을 건설하고 저소득층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도는 안양시 명학역 인근 도유지 1천133㎡에 1가구당 30㎡ 이하 28가구의 4층짜리 원룸형 임대주택을 내년 1월 착공해 시세보다 30% 이상 저렴한 임대료를 책정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임대주택이 들어서는 안양 부지는 전력관로가 지하를 관통하고 있는 것과 동시에 바로 옆에는 고압전류가 발생하는 안양변전소가 들어서있는 곳이라는 점이다.
고압전류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유해성으로 인한 민원 제기가 우려되는 것은 물론 전자파를 차단할 목적의 차폐벽 설치와 관련 공법 사용으로 공사비가 2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해당 도유지를 무상으로 취득해 기부채납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경기도시공사도 이사회를 통해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고 투자심의를 부결하고 의사회 의결을 보류하기도 했지만 결국 도의 방침대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이 안양 임대주택 부지에 대한 여러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정작 도는 주거용지로 선호도가 높은 용인 죽전의 도유지는 민간매각을 추진하고 있어 좋은 땅은 매각하고 서민들을 열악한 지역으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다.
도는 지난 8월 2013년도 제2차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 심의를 통해 용인 죽전의 도유지 2천642㎡를 약 53억원에 민간에 매각하려다 부결됐었다.
이에 대해 양 의원은 “김 지사가 박근혜정부의 행복주택에 대한 입지 선정에 대해 비난해놓고 결국 규모만 작은 ‘김문수표 행복주택’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5월7일 열린 제278회 임시회 도정질의에서 “행복주택 관련해서 안산에 철도 부지나 선로 위에 집을 짓는다는 생각은 매우 잘못된 발상으로 적어도 경기도에서 보자면 그건 아주 대표적인 탁상행정이다”라고 행복주택의 입지 선정 문제를 지적한 바 있었다.
도 관계자는 “대한전기학회에 전자파 영향에 대한 용역을 의뢰한 상태”라며 “변전소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국내 기준치에 미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