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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 이재준(민·고양) 의원

 

‘초선의원 답다’와 ‘초선의원 답지 않다’

이 두 가지 상반된 반응이 경기도의회 이재준(민·고양) 의원에 대한 평가다.

총 9번의 도정질의와 46건의 의안 대표발의, 140여건의 보도자료 배포 등…. 이 의원이 3년 반 동안 이 같은 성과를 보면 초선 의원다운 패기와 열정과 함께 초선의원 답지 않은 노련함과 전문성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희망은 주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이다’

주어진 굴레 안에서 안주할 것이 아니라 희망을 만들어가기 위해 직접 보고 뛰고 느끼는 정치인, 그는 이번 자신의 저서 제목과 같이 자신의 인생관과 정치관을 이 한 문장에 오롯이 담았다.

진정한 투사는 감성적이어야 한다

이 의원은 8대 의회 입성 후 지금까지 집행부, 또는 불합리한 모든 것들에 대한 ‘저격수’ 역할을 자처해왔다.

본회의장에서나 상임위원회 회의실에서 집행부와 공방을 벌이는 이 의원의 목소리 톤은 언제나 격앙돼있고 눈빛은 항상 날카롭다.

하지만 이 모습만으로 그를 투사의 이미지로만 각인한다면 그건 큰 오산이다.

131명의 8대 의회 도의원 중에서 그는 어쩌면 감성이 가장 풍부한 정치인 일지도 모른다.

시의 형식을 빌리던 아니면 감상을 적어놓은 글귀든…. 그의 문장에는 평소에 보기 힘든 그의 감성이 그대로 묻어나온다.

일부 사람들은 정치인이 너무 사적인 감정을 외부로 드러내는 것 아니냐며 쓴 소리를 하기도 하지만 시는 이 의원의 하루하루에 대한 기록물이자 지금의 이 의원을 달래주는 유일한 도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그에게서 혹자들은 외로움, 슬픔 같은 가슴 진한 여운을 느끼기 일쑤다.

자신에 대한 이런 감상평에 대해 그는 “감성적이기 때문에 투사가 될 수 있다”고 답한다.

“이성적인 사람들은 격렬한 투쟁을 할 수가 없어요. 에너지라는 것은 감성적인 부분들이 폭발해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부정한 것, 잘못된 것들을 보고 분노하는 감정이 감성적으로 폭발해 생기는 에너지로 투쟁을 할 수가 있는 거죠.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조절하면 결코 격렬한 투쟁을 할 수가 없죠.”

초선의원들을 위한 멘토 자처

최근 이 의원은 책을 한권 냈다.

‘희망은 주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이다’라는 이 책은 흔히 선거를 앞두고 출판되는 동료 의원들이 내는 책들과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책의 시작부터 끝까지 본인의 어린 시절 사진은 커녕 그 흔한 가족사진 한 장 없다.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는 단 한 줄도 담겨있지 않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가 8대 의회에 입성해서 이뤘던 성과를 나열식으로 풀어놨다. 조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기 쉽게 풀어 쓴 것부터 본인이 한 도정질의의 속기록을 토씨하나 안 빼고 싣기도 했다.

이 책 한권만 있으면 초선 의원들이 도의회 입성을 앞두고 느끼는 불안감을 한방에 날려버릴 수도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역시나 앞으로 광역의회에 진출할 예정인 예비 정치인들을 위한 참고서를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정치인들의 수많은 책들이 외면 받는 이유를 들여다보면 답이 나옵니다. 참고서로서 의미가 없다는 거죠. 이 책을 읽고 예비 정치인들은 물론 일반인들이 정치란 소모적인 것이 아니라 생산적이라는 사실을 알아준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을 것 같습니다.”

도로는 국민의 핏줄, 따뜻한 맥(脈)이 흐른다

그에게 3년 반 동안 의정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몇 가지를 꼽아달라고 했다.

그러자 바로 외곽순환도로 북부구간 통행료 인하 관련 일화를 꼽았다.

“수입은 세전수입과 세후수입으로 나뉩니다. 요즈음은 최저수익보장을 책정할 때 세전으로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에 착공된 민자 도로의 경우 세후로 잡았으니 항상 법인세가 통행료에 포함될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이 회사들은 대부분 이윤을 0으로 잡습니다. 당연히 이윤이 없으니 법인세를 내지 않고 법인세가 포함된 통행료를 받고 있는 것이죠. 민자업자가 법인세를 내도록 하려면 법인세를 0으로 만드는 구조 자체를 없애야 하고 운영비도 도로공사 운영비의 70% 이상을 지출하지 못하게 해야 하는데 안되고있습니다. 사업자는 통행료의 27.5%만큼 법인세분을 더 받아서 자회사로 이전하고 펑펑 쓰는 것입니다. 그건 엄연한 탈세이고 자본 유출이지 않습니까?”

어렵다. 이같이 한번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도지사에게, 언론인에게, 동료 의원들에게 끊임없이 설명했지만 쉽게 이해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출입기자 대부분이 이 의원이 낸 자료가 너무 어렵다며 조금 풀어서 써 줄 수 없냐는 ‘앙탈’을 부리기가 일쑤였다.

이처럼 어려운 싸움을 벌인 결과에 대해 이 의원은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현재 지선요금소 통행료는 100원 인상해 1천100원을 받는 반면 제 지역인 원당 요금소는 아직 1천원을 받고 있어요. 국토부 장관까지 고발하고 시끄럽게 하니 통행료를 못 올리겠다고 하더군요. 도 미래가치를 인정해 통행료 반영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하니 이 얼마나 큰 성과입니까.”

8대 의회 민주당 의원들의 내년 선거 승리는 내가 책임진다

이 의원은 현재 도의회 민주당의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민주당의 정치적인 방향 설정과 함께 정책 이슈를 발굴해 내는 막중한 임무를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무상급식’이라는 이슈로 선거를 장악했던 민주당이었기에 경기도의 내년 지방선거에서 또하나의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 이 의원의 이슈 발굴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정책위원장을 맡은 후 첫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심사 기간 동안 동료 의원들의 요구가 빗발쳤어요. 정책위가 모든 상임위를 서포터해주길 바라더군요. 그만큼 동료의원들이 정책위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와 상임위 활동보다 내년 지방선거 전략을 짜는데 전력을 다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의 머리속에는 온통 ‘전체가 이기는 판을 만드는 것’만이 가득 차 있다.

동료 의원들의 의견도 수렴해야하고 당과도 소통해야하고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지만 이미 그의 머리속에 그려져 있는 로드맵을 떠올릴 때면 마음 한구석에선 조금씩 기대감이 차오르기도 한다.

“구체적이진 않지만 어느 정도 머리속에 구상하고 있는 것이 있어요. 하지만 당의 동의도 얻어야 하고 여러 가지 분석도 해야 하기 때문에 발표할 단계는 아니지만 다른 광역시도와 비교해 경기도가 확실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것에는 확신합니다.”

이쯤 되면 궁금해진다 본인의 선거 욕심은 없을까?

“자리에 연연하다보면 권력욕이 생길 수밖에 없고 그럼 정치인들은 약해질 수밖에 없어요.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란 생각만 갖고 하루하루 임하고 있는 거죠. 하지만 정말 내 정치인생을 걸고 딱 한번 국회에서 일해보고 싶은 소망이 있어요. 지방의원 출신들이 왜 국회에만 가면 지방을 외면하는지 그 이유도 알고 싶고…. 지방 재정 구조의 불합리성을 중앙에서 속 시원하게 이야기라도 해보고 싶은 생각에서죠.”

글|김수우기자 ksw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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