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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 피어난 ‘지지 않는 꽃’

 

유럽서 가장 큰 만화 축제 30일 개막
올해 1차 세계대전 100주년 맞아
전쟁 고발·전시 여성 폭력 문제 다뤄

위안부 할머니 구술 토대 ‘나비의 노래’
이현세 역동적 카툰 ‘오리발 니뽄도’ 등
작품성·대중성 겸비한 작가들 24편 출품
피해자 문제 국제 관심·해결 촉구 기회


2014 프랑스 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한국만화 기획전

부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여성가족부, 한국만화연합과 함께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프랑스에서 열리는 세계만화축제 ‘2014 프랑스 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한국만화기획전’을 개최한다.

한국만화기획전조직위원회 주최로 열리는 이번 기획전의 주제는 ‘지지 않는 꽃(부제 : I’m the Evidence)’으로 위안부 문제를 다룬 만화 작품과 동영상 작품들이 제작·출품돼 일본군 위안부 피해실상을 세계에 알린다.

▲ 앙굴렘 만화페스티벌

1972년 일부 만화가, 출판업자, 서점계가 모여 가진 발표회 ‘천만개의 영상’을 계기로 지난 1974년 처음 개최된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은 올해로 41회를 맞이한다.

1974년 개최 이후 축제는 프랑스 정부와 앙굴렘 시의회, 만화협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해마다 그 규모를 늘려갔으며 오늘날에는 유럽에서 가장 큰 만화 축제로 성장했다. 축제는 매년 1월 말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4일간 열리며 방문객들은 ‘프랑스 국제 만화 영상 단지’를 중심으로 조성된 다양한 만화 전시회에 참가하게 된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다룬 아트 슈피겔만의 ‘쥐’를 비롯해 역사 문제를 그린 만화를 소개하며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는 앙굴렘 페스티벌은 올해 1차 세계대전(1914년~1918년) 100주년을 맞아, 전쟁 고발이나 전시 여성 성폭력 문제 등을 다룬 만화를 다수 소개한다.

▲ 끝나지 않은 문제

위안부는 일본이 만주사변과 중일전쟁 등을 비롯한 침략전쟁을 일으키면서 일본군의 성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납치, 매수 등의 강제적인 방법으로 성적인 행위를 강요받은 여성을 말한다. 한국에서는 오랫동안 이들을 정신대라고 불러왔으나, 현재는 일본군 ‘위안부’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 국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쉰 한분이 생존해 있으며 평균 연령 88세의 고령이다. 대부분 거동이 어렵거나 병원에 입원해 있는 실정으로 할머니들이 모두 돌아가시기 전에 문제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시간은 많이 남아 있지 않다.

특히 91년 위안부 문제에 대해 최초로 증언한 고(故) 김학순 할머니는 살아 생전 소원이었던 진정한 사죄를 받지 못하고 ‘97년 생을 마감했으며, 생존해 있는 할머니들도 위안부 피해자 실상을 제대로 알리고 관련국의 성의있는 조치를 염원하며 아직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들은 일본 자국민을 비롯해 한국,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파푸아뉴기니령 뉴브리튼섬의 주도(主都)인 라바울 등에서 다양한 연령의 여성들이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강제로 끌려갔다. 한국의 경우에는 일본군의 요청을 받은 조선총독부가 경찰과 헌병 등을 동원하기도 했다. 위안부 피해자의 규모는 5만명에서 30만명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학대와 고문으로 인해 전후 생존자 수는 많지 않다.
 

 

 


▲ ‘지지 않는 꽃(부제 : I’m the Evidence)’

한국은 2003과 2013년 두 차례 한국만화특별전으로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 참가했다. 올해는 주제에 맞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획전-지지 않는 꽃’으로 참가한다.

이번 기획전에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겸비하고 유럽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박건웅, 김금숙, 신지수 작가 등이 참여했으며, 위안부라는 무겁고 어려운 주제에 대해 세계인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안내자의 역할을 하게 된다.

엠네스티 대표 등 여성인권문제에 관심이 많은 현지 유력 인사들이 참여할 예정으로, 전쟁에서의 여성 성폭력 문제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의 관심과 해결을 촉구하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4일 서울 중구 무교동 여성가족부에서 진행된 기획전 설명회에서 이현세 조직위원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서 위안부 피해자분들의 아픔과 상처를 모두 치유할 수는 없으나 그분들의 앞길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전할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기획전은 프랑스 앙굴렘시 극장 1층 전시실 및 로비(전체 4층)에서 진행되며, 30일 전시 오프닝과 작가 사인회를 갖고 다음달 1일부터 상영회 등 본격적인 전시에 들어간다.

▲ 출품작

이번 기획전은 과거, 현재, 미래의 3개 섹션에서 만화작품 17편과 관련 영상4편, 기타 제작물 3점 등을 선보인다.

기획전 조직위원장인 이현세 작가의 ‘오리발 니뽄도’ 등을 비롯해 ‘나비의 노래’(김광성 그림, 정기영 글), ‘꽃반지’(탁영호), ‘14세 소녀의 봄’(오세영), ‘시선’(백성민), ‘우린 어디로 가고 있는가?’(최인선) 등 20편의 만화작품이 출품된다.<표참조>

조직위원장을 맡은 이현세 작가의 ‘오리발 니뽄도’는 위안부 피해 여성이 일본 무장을 밟고 일어서는 모습을 한지에 붓을 사용해 역동적으로 표현한 카툰 일러스트다.

신의 붓놀림이라는 찬사를 받을 정도로 뛰어난 드로잉 실력을 자랑하고 있는 김정기 작가는 작품 ‘꼬인매듭’을 출품한다. ‘꼬인매듭’은 위안부 피해할머니의 고난과 슬픈 인생 역정을 두 갈래의 동아줄이 얽히는 공간 위에 치밀하게 표현하고 있다.

김광성, 정기영 작가의 단편 ‘나비의노래’는 허구가 아닌 슬픈 기록이다. 구술자료집을 토대로 극화한 이 작품은 할머니들의 마음 안으로 들어가 당시 심경을 작품에 녹여내려는 노력이다.

신명환 작가는 디지털영상물 ‘지지 않는 꽃’을 출품했다. 작품 ‘지지 않는 꽃’은 모래가 다 떨어지면 뒤집어서 다시 시작하는 모래시계를 통해 비극적인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한편 상영작으로는 권효 작가의 다큐멘터리 ‘그리고 싶은 것’, 김준기 작가의 애니메이션 작품 ‘소녀 이야기’와 ㈜엠라인스튜디오의 ‘사라진 소녀들’,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기획전을 통해 소개된다.

 

 



/박국원기자 pkw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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