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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떡호흡·넘치는 에너지, “이것이 경기필 스타일”

성시연 신임단장 취임후 첫 무대
뒤카·모차르트·슈트라우스 등
다양한 영역의 곡들 무대 올려
한시간 반 쉼없는 연주 통해
경기필만의 젊은 에너지 각인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道 문화의전당 ‘프리뷰 콘서트’

성시연 신임 단장과 함께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지난 18일 도문화의전당 행복한대극장에서

올해 경기필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프리뷰 콘서트’를 선보였다.

뒤카의 ‘마법사의 제자’를 서곡으로

라벨의 ‘어미거위 모음곡’,

모차르트 교향곡 제36번 ‘린츠’와 슈트라우스

교향시 ‘돈주앙’ 등 다양한 영역의 곡들을 마련한

성 단장이 도민에게 전하고 싶은

경기필의 미래는 무엇인가.

클래식계가 주목한 이날의 공연을 찾았다.




지난해 열린 경기도립예술단페스티벌을 통해 경기필과 한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성시연 신임 단장이지만, 정식 취임 후 경기필의 수장으로서, 보름의 시간을 보낸 그가 짧은 시간만에 선보이는 연주회는 기대감과 함께 조금의 우려도 따르는 자리였다.

대규모 오케스트라인 경기필을 보름만에 얼마나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 냈을까 하는 점은 단연 관심의 우선순위에 놓였다. 때문에 본 연주가 시작됐을 때, 무엇보다 눈이 간 것은 성 단장의 지휘와 그에 따른 경기필 단원들의 호흡이었다.

그런 점에서 첫 곡이 뒤카의 ‘마법사의 제자’였다는 것은 대단히 재미있는 상황이었다. 1940년, 미키 마우스가 마법사의 제자로 나오는 디즈니 만화 ‘판타지아’를 통해 이미지화 한 ‘마법사의 제자’는 지휘자와 지휘봉을 마법사와 마법사의 요술지팡이에 비유하게 만든다. 지휘봉을 통해 던져지는 신호들이 각 연주자와 얼마나 마법같이 호응하는가. 다소 동화적인 비유이지만 또 그만큼 즉시적인 이미지도 없었다.

‘절도’가 강렬하게 느껴지는 성 단장의 뒷 모습과 함께 그의 양 손이 유연하게 허공에 그림을 그려낼 때, 오케스트라는 그의 손짓을 쫒아 다이나믹한 선율을 풀어냈다. 이러한 모습은 5개 주제의 곡을 모아놓은 ‘어미거위 모음곡’에서도 여실히 엿보이면서, 일말의 우려를 씻어내고, 앞으로의 경기필에 대한 신뢰를 쌓아줬다.

두 곡의 연주가 끝나자 성 단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인사를 건넨 성 단장은 “여러분과의 만남이 설레고 떨려 작은 실수가 있었다”면서 어미거위모음곡 연주에서의 악장과 비올라 수석의 훌륭한 연주에 답하는 갈채의 시간을 가졌다. 솔직하면서도 재치있는 입담이 이어졌다. 그는 “올해 어린이, 시니어, 그리고 도민을 위한 음악회를 계획하고 있다. 전반부는 경기필의 이런 방향을 전하는 다가가는 곡들이었다. 후반부 프로그램은 예술성에 주안한 곡들이다. 슈트라우스는 돈 주앙을 그저 잘 노는 사람이 아닌 자기가 꿈에 그리는 연인을 찾으려는 인물상으로 그렸다. 꿈에 그리는 예술가가 되려는 경기필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언제나와 같은 응원과 신뢰를 보여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진 후반부의 모차르트의 ‘린츠’와 슈트라우스의 ‘돈 주앙’의 연주를 마친 성 단장과 경기필은 한시간 반의 쉼없는 연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무대 위에 내 놓은 듯 보였다. 4곡의 연주가 끝난 무대 위의 면면은 젊은 오케스트라인 경기필만의 에너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다시 마이크를 잡은 성 단장은 “돈 주앙의 꿈과 이상을 가슴에 품과 돌아가시기 바란다”는 인사를 건넸다. 그리곤 “마지막으로 드보르작의 ‘카니발 서곡’를 준비했다. 축제가 모든 이를 위해 열려 있는 것과 같이 경기필은 여러분을 위해 항상 열려있을 것”이라며 다시한번 힘있는 연주를 선보이며 무대를 갈무리 했다.

 


성시연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 단장은 연주회가 끝난 뒤 열린 간담회에서 “경기필은 나에게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또 많은 가능성을 가진 연주자들이 모여있는 곳”이라며 “올 한 해는 프로젝트성으로 대중에 익숙한 곡에서 부터 익숙하지 않은 곡까지 다양한 곡들을 연주하면서 경기필의 가능성을 다각도로 자극하는 시간을 보낼 계획”이라고 앞으로를 소개했다.

이와 함께 “정식 연주회를 갖는 3월 예술의전당 공연은 올 해 경기필의 공연 중 가장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라며, “연주곡인 말러의 ‘부활’은 그 말 대로, 지난 시간 동안 경기필에 가졌던 우려를 털어내고 경기필이 아직 건재함을 알리는 ‘부활’의 시간이 될 것인 만큼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애정을 드러내 보였다.

이번 연주회는 일차적으로는 경기필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자리였지만, 오히려 쉼 없는 연주를 소화해 낸 모습을 통해 젊은 경기필의 에너지를 각인시키고, 성 단장의 열린 모습을 통해 경기필의 색을 분명히 보여준 자리였다.

클래식의 딱딱함을 넘어, 다음을 기대하게 만드는 오케스트라. 언제나 응원하고 싶은 ‘우리’ 오케스트라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박국원기자 pkw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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