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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민족성·정체성은 어디서부터 왔나

 

1950∼2000년도 시대적 배경
한만수 작가의 대하장편 소설

반세기 전 충북 영동 마을 배경
품팔이 일꾼으로 근근히 살아가는
고단한 민초들의 일상 이야기

사회사·정치사적 상황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전해




1950년대 중반부터 밀레니엄 시대에 돌입하는 2000년도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는 대하장편소설 ‘금강’ 제 1권.

소설 ‘금강’은 1956년에서 부터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 1부 ‘저 혼자 부르는 영혼의 노래’를 시작으로 총 5부, 15권으로 구성됐다.

소설은 반세기 전 충북 영동, 모산이라는 한 마을을 배경으로 ‘놉(하루하루 품삯과 음식을 받고 일을 하는 품팔이 일꾼)’으로 근근이 살아가며, 절망의 모래사장 속에서도 희망이라는 진주를 찾는 고단한 민초들의 일상을 다루고 있다.

일제 식민지 지배와 해방, 광복 이후 6.25 전쟁과 산업화, 민주화를 거치는 격동의 세월 동안 소수의 ‘발 밑 아래에서’ 생존해야했던 앞선 세대들은 각종 음모와 좌절, 희생 속에서 희망을 찾아 헤맸다.

소설은 “왜 우리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분노해야 했는지, 그러면서도 똑같은 실수를 계속 반복하고 있는지, 그러한 민족성은 어디서 왔는지, 과연 우리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왜 우리는 이렇게 살아갈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이유를 탐구한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한 인물이 아니라 ‘모산’이라는 마을 그 자체다. 이병호 일가는 일본인의 마름으로 재산을 착복했다가 광복 이후 그로부터 땅을 물려받아 신흥지주가 됐다. 모산 사람들은 일제에게 빼앗겼던 땅을 되찾을 새도 없이 졸부가 된 동족의 발밑에서 또다시 좌절의 삶을 살아야 했다.

 


자유당을 지지하는 마을 유지들이 선거판을 쥐락펴락하던 때, 민중들에게 정치는 ‘한 켤레 고무신과 탁주 한 잔’ 실컷 얻어먹으면 그만인 것이었다. 그보다 자식들 사천회비라도 제대로 내려면 지주 이병호의 논 한 마지기라도 얻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일지언정 그의 발 밑을 쓸어야 했다.

저자는 ‘금강’의 집필 계기에 대해, “‘우리는 왜 정치인을 우리 손으로 선출해 놓고, 그다음부터는 배척을 하는 것일까’ 하는 물음의 답을 구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반세기를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있는 그대로 돌아볼 필요가 있었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극 속에 자신(저자)의 개입을 철저하게 차단시키고 완벽한 리얼리즘을 추구했다. 때문에 ‘금강’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소설 속에서 살아가는 근대사는 살아 있는 지금의 역사처럼 읽혀진다. 독자들은 ‘금강’을 통해 우리가 동시대를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사회사적, 정치사적 상황을 통해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확연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박국원기자 pkw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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