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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무릎 베고 듣던 설화… 느낌 그대로

 

전라도 지역 설화 22편 수록

사투리로 구수하게 풀어내

어린시절 할머니가 들려주던

옛 이야기에 대한 그리움 자극


겨울 밤, 눈은 수북히 내리고 어린 아이들은 긴긴밤을 견디기 힘들어 외할머니 치맛자락을 붙잡고 늘어졌다. “심심해요”가 투정의 주제였다. 외할머니는 그런 손주들의 어린 영혼을 달래기라도 하듯 뒷방에서 고구마와 동치미를 내오셨다. 그리고 아랫목으로 불러 가지런히 앉히시고는 구수한 옛이야기를 풀어내셨다. 먼 산에는 여우가 컹컹 울고 처마 밑에 스스륵 고드름이 자라며 유년의 겨울밤은 그렇게 깊어갔다.

이처럼 현대인 누구나 하나쯤 가슴에 품고 있는 어린 시절 외할머니가 들려주던 옛 이야기에 대한 그리움을 자극하는 책이 나와 화제다.

이미현(53·여)박사가 펴낸 ‘할매가 들려주는 사투리 옛 이야기-전라도 편(고요아침 刊)’에서 저자는 외할머니의 음성으로 설화를 구수하게 풀어냈다.

“전국의 각 사투리(고향말)로 각 지역의 설화를 풀어낼 계획입니다. 그 첫단계로 설화의 소재가 많이 남아있는 전라도를 선택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접하면서 독자들이 어린 시절 향수와 우리 설화의 중요성을 함께 공유하기를 바랍니다.”

광명소방서와 수원시청 등에서 20여년 동안 공직생활을 하면서도 학문에 대한 열정, 특히 설화에 대한 관심을 끈을 놓지 못해 결국 학문의 길에 접어든 저자의 뱃심은 ‘知而不行反不如不知(알면서 행하지 않으면 모르느니만 못하다)’라는 평소 좌우명에 기인한다. 설화에 대한 저자의 입담이 수록된 ‘전라도편’은 이어 경상도와 충청도, 강원도, 경기도 등 대한민국과 북한의 설화까지 섭렵하겠다는 의지의 신호탄으로 읽혀진다.

조선 선조때의 명재상 오성 이항복과 한음 이덕형의 일화를 담은 ‘똥넣은 감을 먹은 대감’과 ‘호랑이와 곶감’을 주제로한 ‘소나기에 놀란 호랑이’ 등 익히 알려졌거나 잘 아는 듯 여기는 이야기를 전라도 말로 풀어낸 작가의 필력이 걸지다. 모두 22편이 담겨있다.

저자는 중부대와 동남보건대, 장안대 등에 출강하고 있으며 저서로 ‘남부지방의 풍수설화 연구’,‘한국의 구전설화1’, ‘동양사상의 이해’, ‘재미있는 구전설화’ 등이 있다.

/박국원기자 pkw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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