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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향숙
아버지 어머니 틀니 빼서 물그릇에 담는다
물그릇 속에서 다정히 손잡고
서로의 입아귀 맞추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눈다
물속에 잠긴 아버지 어머니 밤새 달그락거린다
아버지 물결처럼 흔들린다
나란히 덮은 이불 위에 흰 꽃 노란 꽃 피었다
살은 뭉그러지고 뼈는 검게 변색된다
빠진 이 깨진 이빨 드러내고 웃지만
신접살림 둥근 꽃 이불 화려해진다
--성향숙 시집 ‘엄마, 엄마들’ / 푸른사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