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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신’ 김금화의 삶… “신명나는 한판 굿으로”

만신 / 6일 개봉

 

모진 세월 거쳐 만신 되기까지

김금화 만신의 인생사를 통해

현대사·치유의 이야기 담아내

예술로서 ‘굿’ 매력 느낄수 있어

신기를 타고난 아이에서 신내림을 받은 17세의 소녀, 그리고 모진 세월을 거쳐 최고의 만신이 되기까지. 만신 김금화의 삶을 통해 본 한국 현대사와 치유의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다큐 드라마.

‘만신’은 무당을 높여 부르는 말이다. 영화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큰 무당이자 세계가 먼저 인정한 만신, 김금화의 드라마틱한 삶을 한판 굿처럼 펼쳐 보인다.

김금화 만신은 일제강점기였던 1931년 황해도 연백에서 태어났다. 위안부소집을 피해 14살의 어린 나이에 생면부지 총각에게 시집을 갔지만 시댁의 모진 구박과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도망친다.

극심한 신병에 시달리던 그녀는 열일 곱 살 되던 해 내림굿을 받는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첩보활동을 한다는 누명을 쓰고 죽을 고비를 수 차례 넘겼고, 1970년대에는 새마을 운동의 일환인 ‘미신타파’로 갖은 핍박과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만신으로서의 위엄과 자존감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1985년 종합예술가로 인정받으며 중요무형문화재 제82호-나호 기·예능보유자로 지정됐다.

영화는 만신으로 거듭나는 한 여인의 개인사와 함께 김금화 만신의 개인사와 역사가 충돌하는 지점을 주목하고 이를 통해 한국 현대사의 굴곡과 아이러니를 성찰한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근현대사를 온 몸으로 겪어 온 그는 나라만신이 된 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대구 지하철 참사, 천안함 침몰 사건 등 역사의 아픔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 산 자와 죽은 자의 상처를 달래며 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였다.

이러한 모습은 그 동안 미디어를 통해 희화화되곤 했던 모습과는 달리 본령에 충실하게 재현되며 종교적인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동시에 전통문화로서의 무속신앙과 굿의 가치를 조명한다.

세계가 먼저 인정한 김금화 만신의 배연신굿, 진오귀굿, 내림굿, 병굿 등 다양한 굿판이 신명 나게 펼쳐지며, 과거에는 동네 사람들이 모두 하나되는 큰 잔치이자 공연이었던 굿이 지닌 오락적 재미를 비롯해 무복과 장신구, 춤사위와 전통음악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종합예술로서 굿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한다.

또 굿에 깃든 상상력과 한국 신령의 세계를 표현하는 판타지 장면, 전통민화를 차용한 애니메이션은 영화의 이미지를 보다 깊게 두 눈에 남긴다. /박국원기자 pkw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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