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전국동시지방선거를 80여일 앞두고 현장에서는 본격적인 선거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지만 선거체제 돌입으로 눈코 뜰 새 없는 민주당 경기도당이 사실상 개점휴업상태에 빠졌다. ▶관련기사 3·4면
예년대로라면 공천심사 접수가 진행되는 등 도당의 본격적인 ‘공천 전쟁’이 시작되는 시기이지만 민주당과 새정치연합간 통합신당 구성이 완료되는 시점인 3월 말 이후까지 도당이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선거 준비는 광역의원에 대한 후보자 검증 외에는 전무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지방선거의 핵심인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선거가 안개 속을 헤매면서 광역의원 후보 선정 과정 역시 뜬 구름 잡기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로 인한 민주당 출신의 후보 난립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 역시 도당의 몫이지만 딱히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요동치고 있는 지역판세를 가름하는데 주요 역할을 하는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지역 판세를 읽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져 선거판 분석이 어려운데다 도당 차원에서 지방선거를 대비해 내놓은 정책 이슈들이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선거를 이끌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큰 과제로 떠올랐다.
그나마 기대를 걸고 있는 현역 프리미엄의 이점 역시 제1야당의 상징인 ‘기호 2번’을 포기해야 한다는 점을 들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재선을 노리는 현역 지자체장들 역시 탈당 과정을 거쳐 무소속으로 출마해야하기 때문에 무소속 후보들이 난립하는 상황에서 기호 5번부터 부여받게 되는 이들이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도지사와 기초단체장 후보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도의원 선거 유세의 성격상 도의원 선거 구도를 만들어줘야 할 도당은 난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무상급식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며 정치적인 동반자로 시너지 효과를 냈던 김상곤 교육감이 통합신당 안철수 측 도지사 후보군으로 나선 것도 도당 입장에서는 난감한 처지다.
김상곤 교육감이 민주당 후보군들과 경선에서 승리해 통합신당의 후보로 결정지어진다면 4년전 지방선거의 데자뷰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당시 민주당의 김진표 후보는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후보와 단일화 경선에서 패하면서 민주당은 국민참여당 선거의 들러리 역할을 자처할 수밖에 없었고 도지사 후보 없는 지역 유세를 펼친 아픔이 있다.
도당 관계자는 “신당 창당이 완료되더라도 도당 차원에서 구체적인 선거 대책을 세울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며 “이번 지방선거는 정말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김수우기자 ksw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