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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밖에서 만나는 예술… 공공예술의 나아갈 길을 묻다

전시리뷰-안양 파빌리온·김중업 박물관 제4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APAP투어’ ‘퍼블릭스토리’

2 가지 전시안내 프로그램 운영

27개 팀, 국내·외 작가 다수 참여

배영환·송상희 등 신규 작품 전시

시민과 작품간의 관계 회복 등 다뤄

공공예술 작품 감상하는 방법 제안



지난달 28일을 시작으로 국제 공공예술행사인 제4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nyang Public Art Project, 이하 APAP)가 개막했다. 2010년 이후 4년만에 재개된 이번 제4회 APAP는 ‘공공예술에 대한 고민과 새로운 대안적 시도’라는 분명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진행되고 있다. ‘퍼블릭 스토리’라는 주제와 ‘모두를 향한 지식’, ‘각자를 위한 이야기’, ‘서로를 통한 듣기’라는 슬로건으로 진행중인 제4회 APAP는 총 27개 팀의 국내외 작가들이 참여, 24개의 신작을 포함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각 작품과 프로그램은 공공예술전문센터인 안양파빌리온과 안양예술공원에 새롭게 개관한 김중업박물관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다.

제 4회 APAP는 앞선 1회~3회 APAP를 통해 안양예술공원 곳곳에 설치된 작품들을 볼 수 있는 ‘APAP투어’와 새로 개장한 김중업 박물관과 박물관 내 마련된 신작을 중심으로 돌아볼 수 있는 ‘퍼블릭스토리’ 투어 등 2가지의 도슨트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김중업 박물관의 작품 다수가 지난 회 APAP롤 돌아보는 아카이브 전시로 진행 중인 만큼 안양파빌리온에서 출발하는 APAP투어를 먼저 참여해 볼 것을 권한다.

APAP투어는 안양파빌리온을 시작으로 삼성산 정상에 위치한 ‘안양전망대’까지 오르며 공원내 설치된 작품의 절반 정도를 관람하는 1시간 30분 가량의 투어다. 옛 작품들 중 위치가 조정되거나 리모델링을 거친 작품들의 이야기(스토리)와 작품이 본래 지닌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예로 옛 폭우에 삼성산에서 굴러떨어진 바위 위에 설치된 ‘물고기의 눈물’이라던가, 안양 운동장의 흙을 떠와 운동장에 그대로 빈 자리가 남아 있는 ‘’등이 그렇다. 이와함께 도슨트는 도록으로 해당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소개한다.

 


이번 APAP의 주요 작품들은 새로 개관한 김중업박물관에 마련돼 있다. 박물관 내 전시된 신작들을 만나볼 수 있는 ‘퍼블릭스토리’투어는 조형물보다는 아카이브 중심을 작품들을 만나게 된다. ‘공공예술에 대한 고민과 새로운 대안적 시도’라는 목적에 부합된 작품들은 ‘빛’, ‘안개 조각’ 등 비물질적인 요소로 된 조각작품이 눈길을 끈다. ‘안개조각가’로 유명한 일본의 후지코 나카야의 ‘MU’는 수증기로 연출되는 조각작품으로 조각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묻는다.

박물관 내 전시물들은 현대미술과 공공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발생되는 에피소드들이 시, SF적 영상, 모션 필름, 퍼포먼스, 드로잉 등으로 구성됐다. ‘존 케이지 상’(2012)을 수상한 바 있는 미국 현대 음악의 거장 ‘폴린 올리베로스’가 이끄는 ‘딥 리스닝(Deep Listening)’ 워크숍을 통해 안양시민들과 일반 참가자들이 함께 만들어낸 ‘공동 소리 창작’의 과정이 공개된다. 또 앤소니 맥콜(영국), 그라이즈데일 아츠(영국), 컨플릭트 키친(미국)의 작품이 국내에 처음 소개되며, 이 외에도 배영환, 송상희 등 국내 유명 작가들의 신규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작품들 중 특히 발길을 붙든 것은 옛 보일러실에 마련된 어울마당의 ‘4채널 비디오’(브로디 콘돈)다.

전시장인 어울마당에 들어서면 소란스런 대화들이 어지럽게 오가고 있다. 나전칠기장, 무당, 줄타기 예능보유자, 악기장 등 네명의 인물과 그들이 아끼는 네개의 오브제, 그리고 네명의 심리치료사 간의 대화와 비언어적 교류가 동시에 상영되고 있다. 때문에 서로 간섭하는 소리들에 섞여있는 감성과 영상을 통해 비춰지는 출연자들의 표정에서 오는 주요한 감성을 흡수하게 된다.

 

이번 4회 APAP는 공공예술의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공공예술이 무엇이고 어떻게 가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과 고민을 담고 있다.

그간의 공공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작품들이 도심 곳곳에 들어섰다. 그러나 여전히 공공예술은 예술과 공공재의 사이에서 뚜렷한 정체성을 정착시키지 못하는 모양새다. 벽화와 ‘작품같아 보이는’ 벤치가 흔히 거론되는 공공예술이다. 지난 10년간 대중에게 공공예술은 그만큼 밖에 다가가지 못했다. 특히 사후관리와 유지보수의 문제는 공공예술의 의미를 추락시켜왔다.

이같은 공통적인 문제점, 그리고 시민과 작품 간의 관계 회복 등에 대한 화두를 제시하고 있는 제 4회 APAP는 공공예술의 주인인 인반 대중에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는 한편, 공공예술의 앞으로에 대해 묻고 있었다.

/박국원기자 pkw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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