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나흘째인 19일, 안산 단원고교는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소망하고 사고로 목숨을 잃은 학생들을 추모하는 주민들의 행렬이 잇따랐다.
23일까지 휴교령이 내려졌지만 교복을 입은 1ㆍ3학년 학생들이 교내 길목마다 서서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라는 인사를 건네며 주민들을 안내했다.
2학년 교실이 있는 건물 2층과 3층은 실종 학생들에게 보내는 메모지가 빼곡했고, 방문객이 기원을 적어낼 수 있도록 한 교실 앞에는 종이와 테이프, 펜이 준비돼 있었다.
“기적은 반드시 있을 거야”, “무사히 돌아올 거라고 믿어” 등 간절한 마음을 담은 메모는 물론 인근 학교에서는 반 학우들의 기원을 적어넣은 전지를 곳곳에 붙여 넣기도 했다.
사망자가 발생한 교실 앞에는 국화꽃다발과 물병, 음료수캔 등이 놓여 있었고 굳게 잠긴 텅 빈 교실 안의 책상 위에는 쌓아둔 교과서와 반쯤 빈 물병, 방석 등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연신 깊은 탄식이 쏟아지는 가운데 중년 여성은 교실 뒷문을 부여잡고 흐느끼기도 했다.
트레이닝복과 실내화, 세면용품을 한가득 실은 트럭 등 구호품도 속속 도착했다.
같은 시간, 안산 단원고 학생 6명의 시신이 안치된 고대 안산병원은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고인의 유가족들과 지인들은 지친 얼굴로 간신히 조문객들을 맞았고, 학생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기 위한 찾은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단원고 학생 73명 등이 입원 치료를 받는 병동도 침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일부 학생은 생중계되는 방송을 보며 갑자기 눈물을 터뜨리거나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곤 했다.
안산 제일장례식장도 고인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한 조문객의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안산=김준호ㆍ양규원기자 yk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