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도내 공무원 해외연수 중단
국내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이 세월호 참사로 중단된 공무원 국외여행과 관련 항공권 취소 위약금 면제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다 비난 여론이 일자 뒤늦게 면제를 결정했다.
루프트한자, 에미레이트항공 등 외국계 항공사와 국내 저가 항공사가 선뜻 “위약금을 면제해 주겠다”고 결정한 것과 대조를 보였다.
24일 경기도와 여행사 등에 따르면 도는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 사고 발생 다음 날인 17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30년 장기근속 국외연수 등 공무원 국외 출장을 전면 중지시켰다.
이에 따라 이달과 다음달 예정된 18개 팀, 210여 명에 대한 국외여행이 취소 또는 연기됐다.
이들은 미국,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스페인 등으로 7일에서 길게는 10일가량 여행할 계획이었다.
도는 이 과정에서 항공사마다 공문을 보내 세월호 참사로 비상인 상황이 발생, 부득이하게 예약을 취소하니 항공료 위약금 면제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그 결과, 루프트한자(독일), 에미레이트항공(UAE) 등 외국계 항공사를 비롯해 국내 저가항공사인 진에어는 적극 협조하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 중 루프트한자는 공문을 받고 난 하루만인 22일 여행사에 1천750만원 규모의 위약금 면제 결정을 통보했다.
또 ▲에미레이트항공 437만원 ▲진에어 40만원 등 공무원들은 외국계 항공사로부터 총 2천400여만원의 항공료 위약금을 물지 않게 됐다.
반면, 국내 여행사인 대한항공은 지난 21일부터 4일째 “기다려라. 요청중이다”란 답변만 되풀이했다.
경기도청 국외출장을 담당한 A 여행사 관계자는 “대한항공 측에 지난 21일부터 약 280만원의 항공료 위약금 면제와 관련한 협의를 하고 있다”라며 “그러나 돌아오는 답변은 ‘차장 승인이 필요하다. 이사의 승인이 필요하다. 임직원들의 회의를 거쳐야 한다’ 등 며칠째 같은 말만 반복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도 관계자는 “외국계 항공사가 위약금 면제에 회의적일 줄 알았는데 오히려 국내 대형 항공사가 미온적으로 대응해 당황스럽다”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항공권 취소 위약금 면제에 대한 논란이 일자 이날 오후에서야 위약금을 면제해주겠다며 입장을 급선회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확인해보니 (오늘) 면제 결정이 난 것 같다. 결정이 며칠째 지연된 것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홍성민기자 h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