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석에 앉은 세월호 사고 당시 생존학생들은 바닷물이 얼굴까지 들이치는 상황에서 서로가 서로를 도와가며 밖으로 나왔으며 탈출하던 중 들이친 바닷물 때문에 학생들이 다시 배안으로 밀려 들어가는 상황에서 자신들만 먼저 구조된 선원들은 엄히 처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28일 오전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광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진행된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나선 안산 단원고 생존학생 6명이 사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당일 아침을 먹고 4층 선미 좌현쪽 SP1 선실에서 휴식을 취하던 A양은 “(배가 기울어진 뒤 ) 가만히 있다가 물이 조금씩 들어오다가 갑자기 막 들어왔다. 캐비넷이 무너지면서 턱까지 물이 찼다”며 “문이 천장으로 향해 나올 수 없었는데 구명조끼를 입고 떠 있어 나올 수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어 “물이 더 들어오고 (손이) 문까지 닿았을 때 서로 받쳐줘서 나왔다. (먼저 나와) 객실 안 애들을 위에서 잡아줬으며 그렇게 서로 잡아주고 밀어줬다”고 덧붙였다.
같은 방에 있던 또 다른 학생들도 A양과 같은 내용을 떨리는 목소리로 진술을 했다.
학생들은 또 간혹 어른들이 손을 잡아주거나 커튼으로 만든 밧줄과 호스 등을 던져줬으며 물에 잠겼을 때 건져주기도 했다고 밝혔지만 어른들은 해경이나 선원들은 아니었다고 입을 모았다.
B양은 “해경은 보트 2대에 각 2명씩 있었다”며 해경이 배에 들어왔었냐는 질문에 “해경이 비상구를 연 것도 아니고 먼저 나간 친구가 열었다. 해경이 구명조끼를 벗으라고만 했다”고 증언했다.
또 학생들은 대부분은 선원들의 처벌을 강력히 원했으며 A양은 “(선원들이) 왜 친구들을 (침몰하는 배에) 그냥 뒀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생존 학생들이 미성년자에 대부분 안산에 거주하며 장거리 이동이 어려운 점 등을 고려, 안산에서 증인심문을 하기로 결정했으며 화상증언을 계획했으나 학생 대부분이 친구와 함께 증인석에 앉는 조건으로 법정 증언을 희망해 5명의 학생이 직접 법정에 나왔고 1명은 화상중계 방식으로 증언했다.
이준석 선장 등 피고인들은 출석하지 않았으며 29일에는 학생 17명이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다.
/양규원기자 yk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