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해 전국이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최근 수원의 한 대학병원에서 사망한 40대에게서 ‘콜레라균’이 발견돼 보건당국이 비상이 걸렸다.
5일 아주대학교부속병원과 용인 수지구보건소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심한 복통을 호소하며 아주대병원 응급실에 입원한 H모(48)씨가 입원 하루만인 지난달 30일 사망했다.
이후 아주대병원은 알콜성 간경화에 의해 복수가 차 목숨을 잃은 것이 사인이라고 밝혔으나 지난 3일 H씨의 혈액 검사 결과, ‘콜레라균’이 발생한 것을 확인해 보건당국에 통보했다.
병원측이 H씨의 혈액 내 균을 2차례에 걸쳐 배양한 결과 5일만에 뒤늦게 법정 감염병 1군인 ‘콜레라균’을 발견, ‘전염병 방역망’에 구멍이 뚫렸을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일고 있다.
특히 콜레라균의 발견 통보와 관련해 아주대병원은 관리청인 영통구보건소에 즉각 통보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영통구보건소는 통보일이 ‘일요일’인 관계로 이후 조치를 하루 뒤인 월요일에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나 보건행정에 대한 비난마저 커지고 있는 상태다.
실제 영통구보건소는 월요일인 지난 4일 출근을 해서야 내용을 확인해 H씨의 거주지 관할인 용인시 수지구보건소에 전달했고, 수지구보건소는 역학조사관의 지시에 따라 의무기록 확인에 이어 H씨의 가정방문, 추적조사 등과 함께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정밀 검사를 의뢰하는 등 분주히 움직였다.
연구원은 5일 오전 정밀 검사 결과, ‘혈청형이 안 붙었고 독소가 없어 전염성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지만, ‘양성’이었을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했을 수도 있다는 우려와 함께 보건당국에 대한 불신마저 자초했다는 비판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상태다.
수지구보건소 관계자는 “H씨 가족은 물론 식사를 같이 한 사람, 의료진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지만 잠복기인 2~3일이 지나도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며 “에볼라 때문에 전국인 난리인 가운데 4일 뒤늦게 영통구보건소로부터 병원측 결과를 통보받아 전 직원이 초비상이었지만 더 큰 일이 없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대 5일의 잠복기를 가진 콜레라는 보통 2~3일만에 급성 설사, 구토 등이 동반되고, 중증의 경우 18시간에서 수일 내에 사망할 수 있으며 치료를 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50% 이상인 ‘1군 전염병’이다.
/양규원기자 yk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