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팔달산 토막시신 사건
국과수 부검결과 나왔지만
<속보>지난 4일 수원시 팔달산에서 발견된 ‘토막 시신’ 사건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본보 12월 5일자 인터넷판·8·9·10일자 1·19면 등) 있는 가운데 10일 부검결과가 수사본부에 전달됐지만 신원 확인 등을 위한 단서가 거의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해당 시신이 발견장소 인근에 다수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 특히 불법체류자일 경우 사건 자체가 아예 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날 수사본부에 따르면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A4용지 7쪽 분량의 시신 정밀 부검결과를 전달받았다.
감정서에는 ‘사망원인은 자연사·병사가 아닌 외인사’, ‘시신은 예리한 흉기에 의해 잘려나갔다’, ‘신장의 사구체 및 세동맥 경화 소견으로 사춘기 이전 연령의 일반적 조직으로 보기 어려움’, ‘신장조직에서 일반독물 등 미검출’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피해자의 신원확인을 위한 단서가 될 수 있는 ‘사망추정시간과 냉장보관 후 사체유기 가능성 등’에 대한 내용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앞서 경찰은 사망 시각을 추정할 수 있도록 시신이 사망 후 유기되기 전까지 인위적으로 냉동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를 국과수에 질문했다.
감정서를 통해 피해자 신상을 그나마 파악할 수 있는 내용은 ‘사춘기를 지난 여성’이라는 것이 사실상 전부인 셈이다.
이 때문에 경찰 내부에서도 사건이 해결되더라도 장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크고 미제 사건으로 남을 소지도 다분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일주일이 넘도록 시신 발견 당시의 증거가 전부라면 사건의 장기화는 예견된 상황이고 미제로 남을 수도 있다”며 “지역적 특성상 피해자와 피의자가 외국인일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국과수는 부검 감정서에 명확하게 밝힐 수 있는 내용만 적기 때문에 불확실한 부분은 아예 뺀 것 같다”며 “현재는 피해자 신원 확인을 위한 DNA 대조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규원기자 yk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