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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별똥별

 

별똥별

                               /이문재

그대를 놓친* 저녁이

저녁 위로 포개지고 있었다.



그대를 빼앗긴 시간이

시간 위로 엎어지고 있었다.



그대를 잃어버린 노을이

노을 위로 무너지고 있었다



그대를 놓친 내가

나를 놓고 있었다



오른손에 칼을 쥐고

부욱―

자기 가슴팍을 긋듯이



서쪽 하늘

가늘고 긴 푸른 별똥별 하나.

- 이문재 『지금 여기가 맨 앞』실천문학 2014. 5

 


* 직장 대선배가 어린 딸을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낸 뒤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에 쓴 표현이다. 그 편지의 첫 문장이 다음과 같았다. “사랑 하는 딸을 놓쳤습니다.”

 

진도에 머물고 있는 실종자 가족에게 체육관을 비워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세월호 때문에 경제가 침체됐다고 함부로 말을 뱉았습니다. 왜 우리는 우리의 아픔을, 상처를 우리 스스로에게만 지우고 칼을 들이 대며 날을 세우는지 모르겠습니다. 내 자식이, 내 사랑하는 사람이 어이없게 죽었는데 말입니다. 바로 잡지 않으면 또 언제 우리에게 닥칠 일일지 모르는데 말입니다.

/ 이명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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