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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덤한 표정으로 토막살인 재연… 주민들 분개

박춘봉 현장검증

 

경찰 “스스로 범행과정 설명… 죄책감 없어 보인다”
“개○○야, 죽어버려” 주민 욕설에도 차분히 재연
6곳서 3시간 30분가량 진행… 朴 “우연히 생긴 일”


수원 팔달산 ‘토막 살인’ 사건의 피의자 박춘봉(56·중국국적)에 대한 현장검증이 17일 수원시 일대 6곳에서 진행됐다.

동거녀인 중국 동포 김모(48·여)씨를 목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조각내 수원시내 곳곳에 버린 박춘봉은 3시간 30분가량의 현장검증 내내 무덤덤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자신의 범행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해 공분을 샀다.

17일 오전 10시15분쯤 첫번째 현장검증 장소인 매교동 집에 도착한 박춘봉은 범행당시 입었던 패딩 점퍼와 숫자가 새겨진 야구모자를 쓴 채 수갑과 포승줄에 묶인채 차량에서 내렸다.

무표정한 박춘봉이 내리자 올 겨울들어 가장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자리에 나온 십수명의 주민들은 너나 할것 없이 “모자벗겨”, “개○○야!”, “죽어버려”, “사형시켜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1차 범행 장소로 들어간 박춘봉은 1시간 가량 김씨를 대신한 마네킹과 여경 등을 상대로 너무도 차분히 당시를 재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용된 마네킹은 시신을 토막낸 사건인 만큼 분리형으로 마련됐다.

다수의 경찰 관계자는 “대부분의 시신 훼손이 일어난 자신의 거주지에서 박춘봉은 스스로 범행 과정을 설명하며 담담하게 재연했다”며 “흐느끼거나 죄책감을 느끼는 등의 행동은 볼 수 없었다”고 귀띔했다.

인근 아파트 주민 장모(63·여)씨는 “이번 사건으로 동네가 망했다”며 “세 좀 받겠다고 아무에게나 방을 내주는 집주인들 때문에 중국인들이 판을 친다”고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교동의 반지하 월세방에 나타난 박춘봉을 보는 인근 주민들 역시 입에 담기 힘든 말로 박춘봉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냈다.

이곳에서 이뤄진 추가 시신 훼손 검증은 30여분만에 끝났으며 경찰과 박춘봉은 곧장 시신 유기가 벌어진 수원천변으로 이동했다.

박춘봉은 조각낸 살점 등 시신을 봉지 6개에 담은 뒤 등산가방에 넣은 채로 매세교 아래에서부터 둔치를 걸으면서 다섯 걸음 정도 걸을 때마다 하나씩 꺼내 작은 나무 사이에 버렸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주민 60여명은 “어떻게 사람을 그렇게 만드느냐”며 언성을 높였지만 박춘봉은 별다른 동요도 보이지 않았다.

최초 김씨의 몸통과 한쪽 다리가 발견된 팔달산에서도 박춘봉은 산책로를 걸어 올라간 뒤 맨손으로 땅을 파 봉지를 꺼내 묻고 낙엽 등을 덮어 감추기까지 했다.

마지막으로 박춘봉은 오목천동 경기유도체육관 뒤 야산 중턱과 30여m 떨어진 콘크리트 블럭 화장실에서 시신을 유기하는 장면도 차분히 재연했다.

그럼에도 박춘봉은 현장검증을 마친 오후 2시15분쯤 취재진의 질문에 “죽일 생각은 없었다. 우연히 벌어진 일이다”며 고의성이 없음을 강조했다.

또 “여기 있는 이유도 (아직까지)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했지만 “(김씨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양규원기자 y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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