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팔달산 토막시신 사건-신속한 증거인멸
<속보>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박춘봉 사건’ (본보 12월5·8·9·10·11·12·13·15·16·17·18일 1·18·19면·인터넷판 등)의 피의자 박춘봉이 예상과 달리 단 이틀만에 시신을 토막내는 등 증거를 없애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동거녀 김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뒤 나흘 만인 이달 2일부터는 아무렇지 않게 일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경찰청 수사본부는 18일 박춘봉이 지난달 26일 김씨를 살해한 뒤 27일과 28일 양일에 걸쳐 시신을 처리했다는 진술을 확보, 확인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박춘봉이 지난 3일 오전 2시쯤 비닐봉지를 들고 팔달산으로 향하는 CCTV 영상을 토대로 시신훼손·유기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3일 새벽까지 약 1주일에 걸쳐 진행된 것으로 판단했었다.
하지만 이날까지 박춘봉이 진술한 내용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26일 오후 2시쯤 매교동 집에서 김씨를 살해하고 같은 날 오후 6시 교동 반지하방을 가계약했으며 오후 10시에는 실제 숙식을 하기 위한 수원역 인근의 한 여인숙에 1달치 방세를 미리 지불했다.
이어 27일 아침부터 매교동 집에서 시신을 훼손, 같은날 오후부터 28일 오전 사이 교동의 월세방으로 옮긴 뒤 본격적인 훼손을 시작했다.
그 뒤 27일 오전과 28일 오전 두 차례에 걸쳐 택시를 타고 오목천동 야산으로 이동한 뒤 시신을 유기했으며 지난 2일부터는 자신이 일해온 공사장에 출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동거녀를 살해한 뒤 시신을 처리하는데 단 3일이 걸렸던 것이다.
지난 27일 오전 박춘봉이 탄 택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28일 박춘봉이 이용한 택시 운전기사는 “박은 검은색 가방을 메고 택시를 탔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춘봉은 8일 수원의 한 치과에서 치료를 받은 뒤 9일 포천에서 김씨의 휴대전화기를 유기하고 11일 또다른 여성과 함께 모텔에 들어가려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한편 경찰은 박에 대한 행적조사를 마무리하고 19일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며 수원지검은 사건을 형사3부에 배당할 방침이다.
/양규원기자 yk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