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발생 255일 만에 일반인 희생자에 대한 합동영결식이 지난 27일 인천시청 앞 미래광장에서 엄숙히 거행됐다.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대책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치러진 이번 합동영결식에는 유가족을 비롯한 정부 인사, 지방자치단체장, 시민단체 대표 등 각계각층의 인사 45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정명교 일반인 희생자 대변인은 추도사에서 “눈물조차 흘림 틈도 없이 매정한 바다는 우리들의 사랑하는 가족들을 차갑고 어두운 먼 세상으로 보냈다”며 “그날은 정부의 안일한 대응과 민간여객선의 무책임함이 그대로 민낯처럼 드러났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이 슬픔, 이 비탄을 그대로 안고 갈 수만은 없다. 이겨내고 극복해야 한다. 그것이 살아 있는 우리가 돌아가신 분들을 편안히 보내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합동영결식을 먼저 거행하는 이유는 슬픔 속에서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는 현실을 직시하면서 우리의 결연한 의지와 결단을 국민 앞에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정 대변인은 “산자의 역할은 갈등에 빠진 대한민국의 상생과 화합을 위해 작은 밀알이 되는 것”이라며 “그동안 구조에 전력을 다해주신 모든 분들과 국민여러분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은 조사를 통해 “안타깝게 이별한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그리고 다시는 이 땅에 이런 아픔이 발생하지 않도록 남아있는 우리가 힘을 모아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안산 단원고 학생들과 일반인 희생자 17명을 제외한 26명에 대해서만 치러진 이번 합동영결식을 두고 반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세월호 여객선 침몰에 대한 정확한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은데다 실종자 9명이 아직도 차가운 바다속에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 대책위는 입장서를 통해 “일부 유가족의 미참여가 마치 일반인 유가족의 분열로 비쳐지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 이번 결정은 어려운 국민경제에 더 이상 짐이 되지 말아야 겠다는 굳은 각오와 용기의 산물”이라고 밝혔다.
이어 “실종자 수색과 진상 규명이 언제 마무리될지 모르는데 기약 없는 시간에 매달려 상호 비방과 대립 그리고 비통함에 사로잡혀 지낼 수는 없다. 우리는 다같이 차가운 바다속에 가족을 잃은 유가족이지 적대시 할 상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종국기자 k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