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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예술 실천… 石水시장, 문화예술 소통의 장으로

경기지역 대안공간을 말하다
스톤앤워터

 

박찬응 前대표가 고향에 대한 애정에서 시작
2012년 위창완 대표가 바통 이어받아 운영

공공성·지역성 지향 ‘블랙마켓’ 프로젝트 진행
환전소에서 제작한 화폐를 현금처럼 사용
블랙마켓 참여 원하는 작가들의 작품 거래
주변 상인·주민들의 쏟아지는 관심 ‘뿌듯’

작년부터 빈 유흥업소 임대 ‘magnolia’ 운영
지역사회와 소통 ‘창조적 서식지’ 역할 목표



■ 경기도에 생긴 첫 번째 대안공간 ‘스톤앤워터’

지난 2002년 6월에 문을 연 스톤앤워터는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생긴 대안공간이다. 현재 군포문화재단에서 근무하는 박찬응 전 대표가 석수동에 스톤앤워터를 만들었고, 2012년부터 위창완 대표가 바통을 이어받아 스톤앤워터를 꾸려가고 있다.

석수동은 박 전 대표의 고향이기도 하며 그 안에 있는 석수시장은 만안구에 있는 4개의 시장 중에 가장 비활성화되고 빈점포가 많은 곳이었다. 이 곳에서 개인작업실을 차려 작업을 하던 박 전 대표는 시장이 활성화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예술적 공간을 만들기로 계획한다.

고향에 대한 애정에서 시작한 문화공간 만들기 작업은 시장 내 대안공간을 만드는 계기가 됐고 그렇게 만들어진 스톤앤워터는 ‘생활 속 예술’을 창조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스톤앤워터라는 이름도 석수(石水)동에서 그대로 가져왔다. 석수동을 비롯한 지역전체의 문화·예술 활성화를 이루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스톤앤워터가 지향하는 공공미술은 공간을 물리적 개념으로 한정하지 않고 사회문화적 소통의 공간으로 간주해 지역공동체와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위 대표는 스톤앤워터를 ‘창조적 서식지’라고 표현하며 생활 속에서 예술활동을 실천하는 공간으로 소개했다.

 



■ 예술과 생활이 만나 탄생된 ‘블랙마켓’

생활 속 예술을 표방한 스톤앤워터의 프로젝트는 공공성과 지역성, 생태성을 모두 담고 있다.

이런 지향점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블랙마켓’이다. 지난 2007년 전통시장에 전시공간과 예술가촌을 형성해 사회적·문화적 소통의 공간으로 만든 ‘석수예술난장’ 프로젝트에 암시장이라는 주제를 입혀 블랙마켓(2013)을 탄생시켰다.

블랙마켓은 참여를 원하는 작가들이 거래를 할 수 있는 유·무형의 작품들을 내놓으면 환전소에서 제작한 화폐를 환전해 시장 내에 있는 모든 상품을 현금처럼 쓸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다.

단순히 상품을 사고파는 상업적인 활동에서 벗어나 다양한 작가들의 예술적 행위를 관람하고 참여하는 새로운 마켓을 창조한 것이다.

위창완 대표는 블랙마켓을 통해 자본주의사회에서 생존하는 인간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시장이라는 공간을 예술적으로 시각화하려는 작업을 통해 나온 아이디어가 ‘암시장’이었고 ‘생활 속의 예술’을 지향하는 스톤앤워터의 목적과도 맞닿는 지점이 있었다.

블랙마켓을 통해 작가들은 스스로 생산자에 그치지 않고 소통자, 매개자, 이야기꾼이 돼 석수시장 내에 공감대를 만드는 역할을 했고 나아가 상인, 주민, 예술가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장을 만들게 됐다.

 



■ 대안공간의 가능성

스톤앤워터는 생활 속의 예술을 표방하기에 공공성과 지역성을 염두해 두고 프로젝트를 구상한다.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는 것이 프로젝트에 가장 큰 목적인 것이다.

따라서 스톤앤워터가 기획한 프로젝트에는 주변상인과 주민들을 주인공으로 하게 되고 그로 인해 지역사회 활성화를 가져왔다.

위 대표는 스톤앤워터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쏟아지는 주민들의 관심과 그로 인해 달라지는 지역사회를 볼 때 가장 뿌듯함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또 이것이 대안공간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자 가능성이라고 덧붙였다.

스톤앤워터에 소속된 6팀의 작가들 작업실도 석수시장내에 위치해 있다. 생활 속 예술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어려운 점도 없지 않다. 규모가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면 부족한 인력 때문에 아쉬운 점이 많다. 운영의 대부분을 지원금에 의지하다 보니 지원이 줄어들게 되면 운영에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위 대표는 대부분의 대안공간이 안고 있는 문제기도 하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자생할 수 있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문화예술에 관한 지원이 다양하게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 스톤앤워터의 미래

스톤앤워터는 지난 2014년 10월부터 안양시 만안구에 있는 빈 유흥업소를 임대해 문화발전소 ‘magnolia’를 운영하고 있다. 목련이라는 이름으로 영업하던 유흥업소의 이름을 영어로 바꾼 이 공간은 예술가들이 모여 소통하고 전시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사회적 가치의 전복을 실험하고자 했던 스톤앤워터는 유흥업소라는 공간에 부여된 가치를 예술적 가치로 재창조했다.

위 대표는 석수시장에 마련된 작업공간을 비롯해 올해는 ‘magnolia’를 잘 활용해 새로운 예술공간으로 활용하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블랙마켓 프로젝트를 좀 더 확장해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작가들의 참여율도 높이고 공간을 확대해 좀 더 많은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스톤앤워터를 창조적 ‘공간’이 아닌 창조적 ‘서식지’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해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구심점이 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시장에서 물건 사고파는 행위 등 모두가 예술로 표현될 수 있다고 생각”

위창완 스톤앤워터 대표

“생활 속에서 예술의 가능성을 찾는 것, 그리고 모두가 예술가가 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위창완 스톤앤워터 대표는 대안공간으로서 스톤앤워터의 지향점을 이렇게 소개했다.

위 대표는 한국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하고 캐나다에서 시각예술을 공부했다. 17년 간 캐나다에서 유학생활을 했던 그는 한국에 돌아와 인천여성 비엔날레 팀장과 부산비엔날레 요트경기장 특별전시실에서 현장감독으로 일했다.

그리고 2012년 2월 우연한 기회에 스톤앤워터 대표가 됐다.

그는 “대학에서 강의도 해보고 문화예술행사를 기획하기도 했지만 사업으로서의 예술이 아닌 자율적인 예술활동을 하고 싶었고 그때 마침 눈에 들어온 것이 스톤앤워터 대표 공모 소식이었다”며 “기존에 했던 것과 다른 방식으로 예술활동을 하고 싶던 욕구가 맞아떨어져 바로 응모했고 그렇게 스톤앤워터 대표가 됐다”고 설명했다.

 


자율적인 예술활동을 하고 싶었던 바람대로 위 대표는 스톤앤워터에서 많은 실험적인 예술활동을 고민하고 기획하고 있다. 거래를 예술로 표현한 ‘블랙마켓’도 그 중 하나다.

위 대표는 “예술은 특별한 사람들이 하는 특별한 행위가 아니다.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파는 행위,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하는 행위 모두가 예술로 표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스톤앤워터가 예술활동을 통해 사회적·문화적 가치를 전복시키고 모두 예술가가 될 수 있는 창조적 서식지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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