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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밖 청소년·환경미화원… 예술로 함께 호흡하다

경기지역 대안공간을 말하다
3.아트포럼리

 

2003년 부천 원미구에 둥지 튼 아트포럼리
전시공간 넘어 커뮤니티 아트로 영역 확장
‘지역과의 소통’ 위해 여러가지 프로젝트 기획

학교밖청소년들 대상으로 하는 ‘개똥참외’
예술작업 통해 아이들의 마음 치유 보람 느껴
환경미화원의 예술 향유 ‘도시스킨케어링’ 등
지역의 작은 변화 이끌어내는 작업 지속
올해도 비평가 레지던시 운영 등 계획

■ 전시와 포럼을 함께하는 문화예술공간 ‘아트포럼리’

아트포럼리는 부천에 만들어진 대안공간이다.

지난 2003년 11월 부천 원미구에 문을 연 아트포럼리는 목재로 만들어진 복층 건물로, 신도시 안에 자리해 따뜻하고 자연친화적인 느낌이다. 더불어 통유리로 둘러쌓인 전시공간은 누구나 편하게 들를 수 있도록 꾸몄다.

이훈희 대표는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서울에서 작업을 하던 중 고향인 부천에서 자리를 잡기로 결심한다.

당시 부천은 100만명에 가까운 인구가 살고 있지만 전시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지역적 특징과 실험적 요소가 가미된 전시공간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서 아트포럼리를 만들게 된다.

포럼이 들어간 특색있는 이름을 짓게 된 동기는 단순히 작품 전시가 아닌 예술의 모든 형태에 대한 포럼을 시도하고자 하는 이 대표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기존 전시공간과 차별화된 작업을 하겠다는 아트포럼리의 정체성이 담겨 있다.

의외로 ‘리’의 의미는 단순하다. 공간을 만들면서 모인 3명의 작가와 자신의 성이 이(李)씨였고 그렇게 ‘아트포럼 리’가 탄생했다.
 

 

 




■ ‘마을이 학교다’에서 출발한 ‘개똥참외’프로젝트

대안공간이 전시공간을 넘어 해야 할 일을 고민하던 끝에 지역과 소통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생각해 낸다.

이 때 떠오른 아이디어가 ‘학교밖 청소년’이었다. 당시 지역이 도시화되면서 청소년문제가 대두됐고 사회는 학교 안의 문제에만 관심을 있을 뿐 제도권 밖에 있는 아이들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었다.

이런 아이들을 모아 무언가를 해보자는 취지에서 2008년 학교밖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작업하고 전시하는 ‘개똥참외’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개똥참외는 외형이 예쁘지 않아 버려진 참외지만 알고보면 유기농으로 키워 맛이 좋은 참외를 말한다. 이 대표는 개똥참외와 학교밖 청소년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프로젝트에 ‘개똥참외’라는 이름을 붙였다.

프로젝트를 위해 청소년보호관찰소와 청소년비인가단체들을 통해 참여를 원하는 청소년들을 모집했고 첫 회에는 20~30명의 아이들을 모아 일러스트, 회화, 영상미디어 수업을 했다.
 

 

 


3월부터 11월까지 교육을 진행하며 1달간의 방학이 주어진다. 수업프로그램은 그때그때 다르다. 참여하는 아이들과 논의해 작업하고 싶은 주제를 정한 뒤 작가를 섭외해 한해동안 함께 작업한다. 작년에는 페이퍼크래프트와 프라모델 작업을 통해 작품을 완성했다.

프로젝트의 목표는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학교 밖에서 소외된 청소년들이 예술을 통한 집중으로 인성과 자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는 방편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다.



■ 아트포럼리의 가능성

경기도 대안공간은 커뮤니티아트로 영역을 확장해 작업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단순히 전시하는 공간을 넘어 지역과 소통하는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스펙트럼을 넓혀가다 보니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했다. 주민들이 하나둘씩 가져온 반찬과 밥을 서로 나눠먹는 ‘동네 밥 정쌓기’나 ‘아터야시장’, 환경미화원들이 자신의 생활 속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도시스킨케어링’, 소각장을 활용해 예술가들이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소각장문화재생프로젝트’ 등은 전시에만 집중한다면 할 수 없는 프로젝트들이다.

커뮤니티아트를 지향하는 아트포럼리의 모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은 전시작업과 달리 객관화된 수치로 평가받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러한 예술활동으로 지역의 작은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때문에 아트포럼리는 이러한 공동체를 위한 작업의 범위를 확장해 대중들에게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트포럼리는 올해도 다양한 시도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미술 비평가들이 부족한 점을 개선하고자 비평가 레지던시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학교밖 청소년 프로젝트에서 확장해 성소수자 청소년들과 고민을 이야기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민경화기자 mkh@




 

 

 


“지역 내에서 결핍된 부분을 찾아 예술로 충원하는 것이 우리의 몫”

이훈희 아트포럼리 대표


“사회시스템의 결핍된 곳을 찾아 예술로 충원하는 것이 지역 예술공간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훈희 아트포럼리 대표는 대안공간으로서 아트포럼리의 역할을 이렇게 설명했다.

전시공간이 없던 부천에 2003년 ‘아트포럼리’라는 대안공간을 연 이 대표는 경기도 대안공간만의 특색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부천은 작가인프라가 열악하고 문화예술공간이 서울만큼 활성화되지 않은 곳이었다”며 “열악한 상황 가운데 대안공간이 해야 할 역할을 고민했고, 그렇게 진행되는 것이 커뮤니티아트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각 지역이 가진 특징과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결핍된 것을 찾아 이것을 예술로 채울 수 있는 작업을 계속해 왔다. 그렇게 찾은 아이디어가 ‘학교밖 청소년’이었고 예술로 아이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 대표는 “부천이 안고 있는 문제를 짚어가던 중 지역 보호관찰소에 관찰된 아이들이 8천명 가량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 아이들이 사회와 호흡할 수 있는 작업을 고민하다 만든 것이 개똥참외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들이 작업을 통해 활기를 찾는 것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쉼터에서 프로젝트에 합류한 우울증에 걸린 여학생이 있었어요.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치기보다 자유롭게 예술활동을 하도록 내버려뒀고 우울을 일상으로 받아주는 행위로 인해 아이의 다친 마음이 점점 치유되는 것을 눈으로 목격했을 때 가장 기뻤습니다.”

이 대표는 ‘결핍과 충원’에서 대안공간 아트포럼리의 가능성과 역할을 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진작가 발굴이라는 대안공간의 기존 방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예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확장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고 ‘지역과의 소통’이 그것이었다”며 “그 지역에서 예술이 필요한 부분을 찾고 잘 채워나가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몫”이라고 밝혔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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