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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취업後진학’ 대학과 손잡은 일반계고교… 순조로운 출발

 

시흥시-경기과학기술대학교, 전국 최초 추진
신천·서해·정왕高 3개교 학생 25명 참여

과거 취업 위주 탈피 ‘평생교육’ 개념 도입
직업교육·취업 후 진학여부 등 자율적 결정
경기과기대 학비감면 혜택… 4년제 편입 가능

“친구들 신청했었으면 좋았겠다며 아쉬워해”
고등학교·학생·학부모들 호응 ‘후끈’
생활지도 맡은 교수진 열정 더해져 우려 불식
과제 산적해 있지만 교육과정 성공 다짐


첫발 뗀 ‘일반계고 위탁직업교육과정’

인문계 고등학생들이 풀기 힘든 과제인 취업과 진학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실험적 직업교육과정이 전국에서 최초로 경기도에서 진행되고 있다.

경기과학기술대학교(이하 경기과기대)와 시흥시가 추진하는 ‘일반계고 위탁직업교육과정’에 시흥시 관내 신천고, 서해고, 정왕고 등 3개교 3학년 남녀 학생 25명이 참여, 올해부터 첫발을 내디뎠다.

기존 고교생들의 선취업 후진학 시스템은 특성화고교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었으나 이를 일반계고 학생들에게까지 확대한 것.

특히 일반계고 학생들이 기존에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제빵·미용학원 등에 직업위탁교육을 맡겨야 해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학생들의 생활관리에 있어 곤란함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프로그램의 경우 월 2회 자신이 재학중인 고등학교로 등교하는 것을 제외하면 정규 수업시간을 경기과기대 캠퍼스에서 보내게 되며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차원에 그치지 않고 생활지도도 맡아줄 수 있는 교수진과 수업을 진행하게 돼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가정형편과 성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학생들의 경우 1년간의 직업교육을 받은 뒤 대학이 연계해주는 기업체에 취업을 하게 되며 취업후에는 무시험전형으로 학비감면(60% 본인부담) 혜택까지 받으며 경기과기대 입학이 가능하도록 했고 이후 4년제에도 편입 등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기존 특성화고교의 선취업 후진학 프로그램에서는 취업을 하더라도 회귀하는 학생들에 대한 후속조치가 미흡했으며 취업 후 진학에 대한 정보도 부족했지만 이 역시 이번 교육과정에서는 대안을 마련했다.

교육과정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은 다시금 학교로 돌아갈 수 있도록 했으며 취업을 하면 무조건적으로 진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에 따라 진학 여부 및 학업 지속 기간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학생들의 성장경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함에도 취업에 촛점을 맞춰 진행되던 것을 후진학 지원센터를 통해 상담과 컨설팅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며 학부모들을 상대로 한 간담회와 설명회도 마련됐다.

경기과기대 자동차과 박원규(57) 교수는 “과거 2+1 시스템은 취업을 위주로 운영되던 프로그램이지만 이번 교육과정은 미리 일자리를 확보함과 동시에 진학도 선택여하에 따라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다”며 “평생교육의 개념이 도입된 과정으로 대학과 고등학교가 이같은 과정을 진행하는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처음 설명회를 진행할 때만해도 경기과기대 측은 학생들과 학교, 학부모들의 반응에 대해서 반신반의할 수 밖에 없었다.

기존에 취업을 위해 진행하던 직업교육과정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는데다 처음으로 시도되다보니 이번 교육과정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기 힘들었기 때문.

그럼에도 학교와 학생, 학부모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당초 계획에는 20명 내외로 학생들을 선발, 강의실 뿐 아니라 외부 기관 등에서도 실습 등의 자유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려 했지만 현재는 25명의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실제 가장 많은 학생이 참여하고 있는 신천고에서는 21명의 학생이 설명회에 참석해 이중 15명이 이번 과정에 참가하고 있다.

더욱이 신천고 못지 않게 신청자가 많았던 서해고의 경우 안타깝게도 최대 25명까지만 학생을 지도해야 하는 운영상 문제로 단 7명만이 참여하게 됐다.

신천고 김도윤(18)군은 “교실에서만 진행되는 학교 수업보다는 체험, 실습이 위주로 진행되고 동영상 수업도 진행돼 유익하고 재미있는 것 같다”며 “사실 저보다도 어머니께서 ‘세부 프로그램이 너무 좋다’고 적극 권유하셨다”고 말했다.

신천고 김지원(18)양도 “한달에 두번 학교에 가면 친구들이 수업시간에 뭘 배우는지에 대해 물어보고 저는 이것저것 신기했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준다”며 “그러면 친구들이 자신들도 신청을 했었으면 좋았겠다라면서 아쉬워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신천고 이성수(57) 교장도 “우리 학교의 경우 개교한지 6년밖에 되지 않은데다 비평준화 지역이라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상당수가 있는데 학생들의 진로와 진학을 적절히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오던 차였다”며 “그러던 중 시흥시와 경기과기대가 이번 교육과정을 준비한다는 말을 듣고 꼭 운영되도록 해달라고 당부하기까지 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달여 동안 운영되는 것을 보니 기대가 현실이 되는 느낌이다”며 “내년에도 적극적으로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행됨에도 불구, 별탈 없이 기대속에 운영되고 있는 것은 학생들의 수업과 생활을 맡고 있는 경기과기대 교수진들의 열정도 한몫하고 있다.

실제 이번 교육과정은 경기과기대 평생교육원에서 아이디어를 내 시행되기에 이르렀다.
 

 

 


과도한 의욕으로 무리하게 학생들을 모집하거나 수업 내용을 큰폭으로 정하지도 않고 적정한 학생수를 제한했으며 평생교육이라는 개념에 맞는 수업 프로그램도 설정했다.

여기에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는 교수진의 열정도 교육과정이 자리를 잡아가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경기과기대 자동차과 정좌진(63) 교수는 “솔직히 처음 시도되는 교육과정이라 걱정과 우려속에 시작됐지만 학생들의 높은 참여율과 학교, 학부모들의 관심이 힘을 주고 있다”며 “특히 학생들이 학습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활동하면서 익힐 수 있는 이른바 ‘액션 러닝’ 기법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에 학생들이 잘 따라와 줘 대견하고 기특하다”고 말했다.

청년층의 끝모를 취업난 속에서 자신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려는 청소년들의 고민이 더이상 뻗어나가지 못하던 안타까운 현실을 타계하기 위한 첫 단추로 이번 ‘일반계고 위탁직업교육과정’이 시작됐다.

앞으로 올해 참여 학생들이 1년간의 교육과정에서 빠지지 않고 함께 교육과정을 마칠 수 있도록 하는 노력과 향후 학생들이 원하는 일자리와 희망하는 진학에 성공하도록 해야 하는 과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이번 교육과정을 성공적으로 만들어내겠다’는 관계자들의 다부진 목소리에는 하루하루 더 힘이 실리고 있다.

/양규원기자 y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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