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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홍순달 전 편집국장

 

기자생활을 그만두면 아무것도 할 것이 없다고 한다. 기자사회의 통설이다. 70~80년대에는 정부 부처에 공무원으로 특별임용되는 기회가 더러 있었다. 정치를 하는 경우도 가끔 눈에 띄었다. 그러나 오랫동안 기자를 하다가 전직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폭넓게 알지만 깊이가 없고, '무관(無冠)의 제왕(帝王)제왕' 생활을 하다 보니 낯설고 새로운 것을 하기가 더욱 망설여지기 때문이다.

홍순달(洪淳達·58) ㈜하이온코리아 대표. 경기도에서 만큼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기자 출신이다. 20여년 간의 기자생활을 접고 이제 사업가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그것도 '고주파 온풍기'를 만들고 판매하는 다소 생소한 분야다. 그래도 공과대학을 졸업한 그로서는 다행이다. 게다가 화성시 팔탄면에서 낳고 자란 洪대표는 자칭 '시골 촌놈'이다. 고주파 온풍기 개발자를 아주 우연한 기회에 만나 이 사업에 뛰어든 것도 농촌의 현실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또한 20여 년의 기자생활 동안 '사람'이라는 재산을 크게 늘렸다. 사회 전반을 두루 꿰뚫어보는 시각도 넓혔다. 판매망이 확대되고 사세가 신장하고 있는 큰 이유는 최고의 기술과 두터운 인맥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25년 전 청운의 꿈을 품고 기자가 됐을 때만 해도 평생직업일 줄 알았다. 젊은 시절 기자는 매력적인 직업이었지만 기자를 그만두면 뭘할까에 대해 그리 심각하게 고민해보지 않았다. 사실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게 맞는 말일 거다. 경기신문사 편집국장을 역임했고, ㈜경기방송에서는 보도국장도 했다. 신문과 방송을 넘나들며 기자로서는 '별'도 달았다. 한국기자협회 부회장도 해본 그다. 그런 그가 사업가로 변신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주>하이온코리아는 고주파 온풍기를 생산, 판매하는 회사다. 고주파는 본래 미항공우주국(NASA)인 나사에서 개발하여 우주항공과 의료계에서만 쓰였다. 이 고주파를 이용한 온풍기를 개발해 전국 시설 농가의 호응을 얻고 있다. 비닐하우스가 농업의 '백색혁명'이라면 고주파 온풍기는 또다른 혁명으로 불리기에 충분하다. 고주파 온풍기 개발은 사실상 세계 최초나 다름없다. 일반적으로 전기 상용주파수 60Hz를 고주파 대역이라고 일컫는다. 이를 2만Hz 대역으로 변조해 전기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바꿔서 난방장치에 이용하는 시스템이 고주파 온풍기다. 중요한 것은 이를 사용했을 경우 기존 난방비에 비해 1/4밖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1천평 시설하우스를 난방하는데 경유보일러는 연간 4천만원이 소요되지만 고주파 온풍기는 1천만원이면 해결할 수 있다. 획기적인 난방비 절감에 관리비가 저렴하다보니 '제2의 농업혁명'으로 불린다. 더욱이 산소를 태워서 사용하는 습식 난방시스템에 비해 주변의 환경이 건조해 지지 않아 깔끔하고 쾌적한 것이 특징이다. 수확량도 30% 이상 는다고 설치 농가들은 말하고 있다. 제천시 백운면 도곡리의 화훼농가 이모씨의 경우 지난 겨울 전기요금이 터무니 없이 적게 나와 전기계량기가 고장난 것으로 의심했을 정도다. 절전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을 말해준다.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에서 애플망고를 재배하는 태성망고농장 김연진 대표의 사례다. 2000년부터 2천640m²(800평)의 하우스에서 가온재배를 해왔다. 열대작물이기에 난방관리와 난방비가 큰 부담이었다. 난방비 절감을 위해 지중열 히트펌프, 닥트를 이용한 중유온풍기 등 여러 가지 난방기기 써보았다. 난방비를 아끼려고 하우스 내부 온도를 18℃ 까지 낮추어보니까지 했다. 그러나 수확기에 과실 표면이 갈라지는 열과현상이 30%나 나왔다. 애를 먹던 차에 지난해 8월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 제주대회 홍보부스에서 하이온코리아에서 개발한 고주파 방식의 온풍기를 만났다. 곧바로 12기를 설치했다. 낮에도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많았던 혹한기에 태성망고농장 하우스 내에서는 목표온도인 23℃를 유지할 수 있었다. 난방비가 1/4로 크게 줄었고, 하우스 길이가 50m인데 닥트 없이도 난방효과가 멀리 그리고 균일했다. 대만족이었다. 그래서 그는 지금 고주파 온풍기의 전도사가 됐다.

洪대표는 요즘 눈코뜰새가 없다. 전국의 농업기술원에서부터 지자체, 농가에서 부르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기자생활할 때는 부르는 데(?)는 없어도 갈 데(?)는 많았다. 취재원이 꺼려해도 취재를 위해서는 막무가내라도 가야 했다. 그런데 요즘은 사정이 뒤바뀐 것이다. 여기저기서 오라니 말이다. 충청 전라 경상도를 넘어 제주도에까지 종횡무진이다. 하이온코리아의 고주파 온풍기를 써본 농가들의 입소문이 전국으로 퍼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름 고충도 있다. 언론계에 몸담고 있을 때 기자가 ‘갑’의 지위였다면 이제 ‘을’의 입장이다. 기업을 경영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피부로 체험하고 있다. 영업력이 회사의 생명이라는 평범한 진리도 요즘 깨닫는다.

앞으로 사무실 난방용도 보급할 예정이다. 나아가 온장고 개발에도 관심이 있다. 또 회사가 커지면 언론계 후배들을 위해 도울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다. 반세기를 몸담았던 언론에 아직도 미련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는 에너지 업계에 종사하면서 피부로 체험하고 있는 소회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에너지 소비가 많은 나라다. 그러나 효율성은 매우 취약하다. 에너지원료의 97%를 수입하는 나라임에도 이를 모르고 마구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 대체 에너지원 개발에 정부도 나서고 있지만 일반화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아직도 미흡하다. 洪대표가 강조하는 것은 현재의 시스템에서도 에너지를 50~70% 이상 절감할 수 있는 방안과 기계들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에너지 절약형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과감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는 환경과 에너지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수원시 권선구 덕영대로 1201번길 36 ㈜하이온코리아 031-216-2268

이준구기자 lpkk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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