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 최근 입당한 인사들이 13일 현행 지역구 후보경선 방식의 불공정성을 정면으로 지적하고 나서면서 수면 밑에 잠복했던 물갈이 갈등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박준영(장흥.영암) 전 청와대 대변인, 조순용(순천) 전 청와대 정무수석, 최인기(나주) 전 행자부장관, 정은섭(여수) 변호사, 구해우(광주 동구) 광주평화개혁포럼 대표 등 호남권 출마 희망자들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개혁공천'을 요구했다.
박 대변인 등은 "오는 19일 사퇴할 현역 지구당위원장들이 경선방식 결정권을 갖고 있는 지구당 상무위원회를 자기 성향에 맞도록 교체하고 있어 지구당위원장이 사퇴해도 얼굴만 바꾸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지역구 전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의한 경선만이 가장 공정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역 지구당위원장들이 사퇴를 앞두고 자신들의 영향력하에 있는 사람들을 상무위원에 임명하고 있기 때문에, 사퇴는 `눈 가리고 아웅'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구해우 평화개혁포럼 대표는 "지금 방식으로는 돈 경선이 불가피하다"며 "심지어 광주지역의 경우 다단계 판매 조직까지 한 표에 얼마를 달라는 식으로 개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고, 조순용 전 수석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고려에 넣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회견은 한나라당 오세훈 의원의 불출마 파문에 이어 `진정한 재야'로 불리는 열린우리당 이창복 의원까지 불출마를 선언했으나, 민주당내 호남중진들은 모두 "나는 물갈이 대상이 아니다"면서 입을 다물고 있는 상황에 대한 불만이 폭발 직전에 이르렀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 지도부 역시 인물교체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는데 대한 답답함을 표시하고 있지만, 중진들의 버티기가 계속되자 `시스템에 의한 물갈이'만을 강조하고 있다.
강운태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나 역시 국민의 지탄을 받는 정치인, 경쟁력이 떨어지는 정치인이 바뀌기를 강력히 원하고 있다"면서 "지도부가 종용해서 바뀔 수도 있지만, 그건 3김식 밀실공천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며 역시 경선을 통해 국민의 손으로 바뀌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