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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는 사랑을 싣고’… 팔리는 개수만큼 기부 ‘고소한 나눔’

 

경기신문 연중기획 사회적 경제기업 탐방 핸즈굿

미국 신발업체 탐스슈즈(TOMS shoes)는 소비자가 한 켤레의 신발을 구입할 경우 한 켤레의 신발을 제3세계 어린이들에게 기부하고 있다. 맨발로 다니는 어린이를 돕는다는 취지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쿠키가 팔리는 개수만큼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들에게 전달하는 착한기업이 있다. 바로 용인에 위치한 예비 사회적기업 ‘핸즈굿(HandsGood)’. 소비자들은 핸즈굿의 프리미엄 수제쿠키를 구입하면서 저절로 기부를 하게 되는 셈이다.



2012년 뜻 맞는 동창생들과 시작
쿠키맛에 반한 코레일유통에 납품 이후
대기업과 납품계약 이어져 매출액 ‘껑충’
작년 인천아시안게임 선수촌에도 납품


유기농제품·명품죽염·올리고당 사용
프리미엄 수제쿠키 10종류 구워내
가격부담 적은 디저트쿠키 등도 생산


친근감 위해 디즈니·쿠키런 캐릭터 사용
12월 롯데백화점 본점 쿠키숍 오픈 예정

 

 

 



260㎡(약 80평) 남짓한 면적의 제조공장에서 하얀 위생복와 위생모, 마스크를 쓴 직원 대여섯명이 직접 손으로 반죽을 하고 오븐기에서 쿠키를 구워내느라 여념이 없었다. 고소한 과자냄새가 공장을 가득채우고 있어 마치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다.

핸즈굿의 핸즈(hands)는 ‘나눔’, 굿(good)은 ‘좋은 가치’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프리미엄 수제쿠키는 모두 10종류. 여타 쿠키와 무엇이 다르냐는 질문에 배종일(34) 대표는 “핸즈굿 쿠키에 사용되는 설탕, 호밀, 통밀 등은 모두 유기농제품”이라며 “특히 소금은 죽염 중에서도 명품인 삼보죽염을 사용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식용색소나 기타 합성착향료, 합성착색료를 전혀 넣지 않고 일반쿠키에 사용되는 물엿 대신 올리고당을 사용한다”며 “버터가 들어가지 않고 100% 유채유만을 사용해 건강하고 믿을 수 있는 쿠키”라고 덧붙였다.

핸즈굿의 시작은 3년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배 대표는 지난 2012년 1월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에서 자본금 1천만원으로 중학교 동창생 3명과 함께 40여㎡(약 13평) 남짓한 작은 가게로 출발했다. 그런데 지금은 제조공장과 사무실을 포함한 규모가 330㎡(100평)를 넘는다.

“영업을 오래하다가 나만의 물건을 팔아보자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초창기에는 온라인마케팅으로 B2C에 주력하다가 B2B로 전략을 바꾸면서 전환기를 맞이하게 됐다.”

배 대표의 경력과 전략은 통했다. 판로개척을 위해 동분서주하던 중 2012년 12월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된 박람회에서 핸즈굿의 프리미엄 쿠키를 맛본 코레일유통 핵심 관계자가 맛에 반하면서 카페 스토리웨이(Cafe StoryWay)와의 납품계약이 성사됐다.

이를 필두로 한화 B&B, 아시아나항공, 풀무원 등 굵직한 대기업들과 납품계약이 이뤄졌다. 8월에는 에버랜드와도 계약에 성공했다. 특히 작년 3월 커피 프랜차이즈 ‘㈜커피에 반하다’와 납품계약을 맺으면서 전국 200여개 매장에 핸즈굿 쿠키가 판매되고 있다.
 

 

 

 

 

 


더불어 작년에는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 선수촌 쿠키 납품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핸즈굿은 프리미엄 수제쿠키 10종 외에도 가격부담이 적은 디저트쿠키 6종과 재밌는 모양으로 눈이 즐거운 ‘아이싱쿠키’ 그리고 마카롱도 생산하고 있다. 수제쿠키만 고집하기에는 가격이 만만치 않고 소비층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사업 초반인 2012년 1천만원에 불과했던 연간 매출액은 2013년 1억원, 2014년 3억8천만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직원도 초창기 4명에서 8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단순히 쿠키만 팔기에는 어린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가 어렵다고 판단해 디즈니 캐릭터 라이센스를 가진 업체와 런닝개런티 계약을 맺었다. 영화 겨울왕국의 주인공들과 미키마우스 등 디즈니 캐릭터를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디즈니 캐릭터 외에도 모바일게임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쿠키런’ 캐릭터 사용을 위해서도 데브시스터즈와 협약을 맺었다.

오는 12월에 롯데백화점 본점(명동점)에 핸즈굿만의 쿠키숍을 오픈할 예정이다.

배 대표는 “쿠키런 캐릭터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핸즈굿이 성장하는만큼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는 나눔의 가치가 많은 소비자들에게 전달됐으면 한다”고 희망을 드러냈다.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 만들고 싶다 최종 꿈은 티카페 프랜차이즈 론칭”

배 종 일 핸즈굿 대표

초창기 사회적기업희망재단서 창업 지원받아

프리미엄 수제쿠키 판매 수만큼 푸드뱅크로

티카페 프랜차이즈 통해 창업·일자리 창출

“아이들은 행복할 권리가 있고, 어른들은 그 행복을 지켜줄 권리가 있습니다.”

프리미엄 수제쿠키 제조업체인 핸즈굿의 배종일(34) 대표가 쿠키 제조업을 위해 사회적기업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북아메리카 카리브해에 위치한 자그마한 섬나라 아이티의 빈민가 아이들이 진흙구이를 먹는다는 이야기를 접하면서다.

때마침 제빵제과기술을 갖고 있던 절친이 어릴적 과자 조차 제대로 먹지 못했던 유년의 힘든 시절을 꺼내면서 뜻을 모아 사회적기업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초창기 사회적기업희망재단을 통해 창업 인큐베이팅을 받았고, 지금은 경기도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를 통해 언론홍보, 컨설팅, 판매연계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핸즈굿은 기관이나 기업이 돕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빠진 아이들을 찾아 프리미엄 수제쿠키가 판매되는 수만큼 푸드뱅크를 통해 전달하고 있습니다. 어떤 부유한 나라에서는 마카롱 하나에 수백만원이라고 하는데 어려운 형편으로 간식을 못 먹는다는 현실이 너무 가슴 아팠죠.”

배 대표의 나눔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2012년 친분이 있는 사회복지사를 통해 성남의 한 학교에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특별반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생일잔치를 열어준 것이 계기가 돼 3년 넘게 매월 쿠키와 케이크, 음료수를 보내고 있다.

“3년 전이었죠. 생일 케이크를 본 중학교 2학년 학생이 막 울더라고요. 태어나서 생일 케이크를 받아보기는 처음이라고 하더군요. 저도 울컥했습니다. 그래서 매달 ‘생일 찾아주기’라는 이름으로 케이크와 쿠키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착한기업이라는 이름처럼 배 대표의 마음씨도 그에 걸맞았다. 그의 최종 꿈이 궁금했다. “티(Tea)카페 프랜차이즈를 하는 것입니다. 영국 왕실에 납품되는 300년이 넘은 트와이닝스(Twinings)라는 차(茶)가 있는데 트와이닝스와 핸즈굿 쿠키를 함께 먹을 수 있는 모던한 분위기의 티카페를 전국 각지에 만드는 겁니다.”

배 대표는 티카페 프랜차이즈를 통해 베이비붐세대에게는 창업의 기회를, 취약계층 아이들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싶다는 말과 함께 “핸즈굿을 통해 교육과 고용, 기부가 선순환돼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 착한 기업, 이것만은 우리가 최고

하루 300개만 생산되는 ‘굿키’

하루 300개만 생산되는 프리미엄 수제쿠키.

메이플베어, 무화과쿠키, 뮤즐리, 시나몬월넛이라는 다양한 이름을 갖고 있지만 유기농제품과 명품죽염, 올리고당 그리고 100%유채유만을 사용하는 건강하고 믿을 수 있는 ‘굿키(Goodkie)’들이며, 구매는 곧 기부로 이어진다는 좋은 가치가 내재돼 있다.

/유성열기자 mul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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