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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생산자 주기적 만남 통해 끈끈한 情 넘치는 마을로…

경기신문 연중기획 사회적 경제기업 탐방-용인마을협동조합

 

2010년 지역 우수 농축산물 판로개척 나서
일주일에 한 번 배달 불구 조합원 수 급증
한달에 한 번씩 생산자와 만남의 시간 가져

로컬푸드식당 ‘마을밥상 동백’ 운영
밤에는 지역주민 사랑방 역할 톡톡


소규모로 농업과 축산업을 하는 생산자들의 고충은 판로에 있다. 품질은 좋으나 대형마트에 납품하기에는 수량이 적고 발품을 팔아 나서기에도 유통망 확보가 여의치 않다. 소비자들 역시 믿고 살 수 있는 먹거리 구입에 목마른 것은 사실. 양측의 고민 해결을 위해 용인마을협동조합이 나섰다. 더불어 현대사회에 무너진 공동체도 구축한다고 하니 금상첨화라는 말이 적격이다.


용인시 기흥구 동백3로 11번길 8-1에 위치한 용인마을협동조합의 태동은 지역내 우수 농축산물 공급과 수요에 고심하던 곽선진(46·여) 대표를 포함한 4명에서 비롯된다. 지금은 조합원인 정상은(50)씨의 주선으로 2010년 말 한자리에 모인 이들 4명이 의기투합해 ‘내 고장 용인’에서 생산되는 우수 농축산물 판로 개척에 나선 것이다.

 

 

 

포털사이트에 카페를 만들어 상품을 하나둘씩 게재했다. 생산자 발굴의 핵심은 우수 상품임에도 고령에 의해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 “상품 배달이 매일매일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이뤄지기에 소비자들도 인내를 가져야 한다”

곽 대표는 협동조합이 5년 동안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인내와 뜻을 가진 소비자들, 즉 조합원들에게 있다고 공(功)을 돌렸다. 그도 그럴 것이 집 근처 마트에서 손 쉽게 구할 수 있는 상품을 일주일 동안 기다려야 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런데도 용인마을협동조합의 취지에 뜻을 함께 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초창기 4명으로 시작한 용인마을협동조합은 현재 120여명으로 조합원 수가 늘어났다. 용인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감안한다면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또 우수 농축산물을 공급하는 생산자도 지금은 30곳이다. 도농복합지역인 용인에서 생산자와 소비자를 한데 묶어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는 교과서와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상품을 팔고 사는 것으로만 그치지 않는다. 곽 대표는 “한달에 한번씩 소비자들이 생산자들과 만나는 시간을 갖고 있다”며 “딸기도 따도 감자도 캐면서 마치 고향집을 찾는 느낌으로 가족만큼 끈끈한 정(情)을 쌓아가고 있다”고 공동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겨울이 되면 소비자들이 가족단위로 한데 모여 배추 생산지에서 김장을 담그는 연례행사로 진행 중이다.

 

 

 

그러다보니 생산자는 가족에게 먹인다는 생각으로 품질에 더욱 신경 쓰게 됐고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마니아층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용인마을협동조합의 모토는 ▲소농 돕기 ▲좋은 물건 사기 ▲공동체 형성으로 압축된다.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곽 대표를 비롯한 이종환(48) 이사, 황선용(50) 이사 등 주축 멤버 4인은 생산품 소비는 물론 도시에서 ‘음식’을 통해 공동체를 형성하자는 뜻을 모아 로컬푸드식당 ‘마을밥상 동백’을 지난 6월25일 오픈했다. 오후 7시30분부터는 식당 공간이 지역민들에게 무료로 개방되면서 사랑방 역할도 하고 있다.

곽 대표는 “9월 말부터는 일주일에 한번씩 목요일에 무료영화 상영을 오전과 오후 두차례씩 하고 있다”라며 “우리의 목표는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회복에 있다. 소외된 계층에도 관심을 갖고 지역순환경제도 일어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라는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포부를 드러냈다. /유성열기자 mulko@





 

 

 

 

 

“무너진 공동체 회복 작은 밀알 되길 희망”

곽 선 진 대표

도농복합지역인 용인에 맞는

공동체 형성위해 협동조합 설립

생산자·소비자 모두 만족도 ↑


“마을기업으로 선정되면서 정부지원을 받고 있어요. 그래서 일주일 내내 문을 열지 않고 일요일에는 쉽니다. 인근 식당도 함께 살아야죠. 그리고 후식으로 커피를 저렴하게 판매할까 생각했는데 근처에 커피숍이 있어서 판매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용인마을협동조합 곽선진(46) 대표는 인터뷰 내내 ‘공동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인들과 뜻을 모은 2010년부터 2013년 11월 협동조합 설립, 올해 6월 마을기업 선정까지 ‘공동체’라는 단어를 머리에서 지우지 않고 있다. ‘착한기업’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었다.

용인은 도시와 농촌이 함께 공존하는 도농복합지역. 고령인 농축산업 종사자들의 판로를 개척함과 동시에 도시 소비자들과의 연계를 통한 공동체 형성에 고심하다가 자연스럽게 협동조합이 결성됐다.

“소비자들은 상추, 고추, 딸기 등을 누가 재배했는지 모릅니다. 무조건 의심할 수도 없지만 이곳에서는 생산자도 알고 있고 직접 만나는 시간도 주기적으로 갖고 있죠. 그래서 서로에 대한 믿음이 더 강합니다”

그렇다고 생산물을 대형 유통업체들이 차떼기로 싸게 구입하는 형식을 취하지는 않는다. 너무 비싸지도 않고 너무 저렴하지도 않은 중간 정도의 가격에서 구입이 이뤄지고 있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만족도가 높다. 그러던 중 조합원들에 더해 뜻있는 출자자들의 도움을 받아 로컬푸드식당 ‘마을밥상 동백’을 오픈하기에 이르렀다.

이곳에서 소비되는 농축산물의 대부분은 용인에서 생산되고 용인에서 재배되지 않을 경우 경기도 내에서 생산되는 상품만 구입하고 있다. 철저한 ‘지역순환경제’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곽 대표에게는 현대 도시사회의 삭막함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아파트에서 같이 사는 주민인데도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인사를 잘 안 하잖아요? 언제부터인가 무너진 공동체 회복을 위해 용인마을협동조합이 자그만한 밀알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마을밥상 동백 1호점을 계기로 용인 외에도 경기도는 물론 전국 각지에서 사랑방처럼 주민들이 만나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사람냄새 나는 공간이 광범위하게 형성되기를 곽 대표는 꿈꾸고 있다는 희망을 드러냈다.

/유성열기자 mul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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