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8 (일)

  • 구름많음동두천 28.7℃
  • 구름많음강릉 29.4℃
  • 구름많음서울 28.6℃
  • 구름많음대전 29.2℃
  • 구름많음대구 29.5℃
  • 구름많음울산 29.7℃
  • 구름조금광주 28.5℃
  • 구름많음부산 28.8℃
  • 구름많음고창 29.2℃
  • 맑음제주 30.0℃
  • 구름많음강화 27.8℃
  • 구름많음보은 27.3℃
  • 구름많음금산 28.2℃
  • 맑음강진군 28.7℃
  • 맑음경주시 29.6℃
  • 맑음거제 28.3℃
기상청 제공

 

의왕시 1호 협동조합 2013년 시작
정병수 대표 ‘도시농업 활성화’ 주목
도시농부학교·도시양봉학교 운영


작년부터 매주 토요일 ‘새벽번개시장’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 직접 판매
저렴한 가격에 고객들 폭발적 반응



‘붓꽃마을5일장’ 준비중… 연내 개최
성남 모란시장처럼 활성화 되길 소망



주민과의 소통공간 ‘힐링카페’ 마련
발달장애인들 쿠키·케익 만들기도
관내 6개 도서관에 총 6천여권 책 기증
 

 


의왕 백운호수에는 할아버지와 그의 손자 ‘순명’이란 청년이 살았다. 한눈에 봐도 이목구비가 뚜렷해 예사롭지 않은 순명이였지만 그의 과거를 아는 이는 없었다.

호수 아래 평촌 벌말엔 천석지기 최 부자가 살았는데 아들 둘에, ‘분이’라는 딸이 하나 있었다. 지지대고개 넘어 수원 정자마을의 김 참판댁을 다녀온 최 부자는 갑작스레 분이에게 시집을 권했고 이를 거부하고자한 분이는 홀로 호숫가를 올라간다. 순명이와 본이의 운명적인 만남이 시작된 것이다.

둘은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졌고 이후 백운호수에서 배를 타고 청계를 내려와 첫번째 포구(포일동)를 거닐며 줄곧 만남을 가졌다. 이를 알게 된 최 부자는 분노해 분이를 강제로 정략결혼 시키고 순명이는 분이를 잃자 실성한 사람처럼 굴었다.

결국 순명이의 할아버지는 ‘너는 내 친손자가 아니라 왕족의 자손이다’라며 순명이의 과거를 얘기해주고, 순명이는 글을 읽고 과거에 급제해 훗날 왕좌에까지 오르게 된다.

세월이 흘러 백운호수를 그리워하던 순명이는 ‘그곳을 의로운 왕이 살았던 ‘의왕’이라 짓고 붓꽃 천지마을을 내손이라 칭하라’고 명했다.

실제 전래동화와도 같은 이 이야기는 협동조합 함박꽃웃음에서 만든 마을 스토리텔링의 일부다. 백운호수·청계·호계·내손·포일동·지지대 등 다양한 지명을 활용해 한편의 동화를 탄생시킨 것이다.

이처럼 함박꽃웃음은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붓꽃마을5일장’을 준비중인 의왕시 1호 협동조합이다.





◆ 의왕시 1호 협동조합 함박꽃웃음, 사회공헌서비스도 1등

협동조합 함박꽃웃음은 지난 2013년 4월, 5명의 조합원으로 시작했다.

의왕시내 안양시와 접하는 내손2동과 청계동 등은 택지가 조성되고 도시화가 진행된반면 다른 지역은 인구가 점차 감소하는 등 격차가 컸다.

정병수 대표는 지역 농산물이 지역에서 모두 소비될 수 있는 시스템을 꿈꿨고, 퇴직을 앞둔 주위 사람들이 농촌으로 떠나버리는 모습을 보며 앞으로의 미래는 도시농업 활성화에 달려있다고 판단했다.

“도시농업만을 주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다중이해협동조합이 되고자 한다. 의왕시 자체가 발전에 부진한 측면도 많고 의왕시 농민들이 노고를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들이 많다. 퇴직 후 의왕시 내에서 자급자족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고 싶었다”고 정 대표는 설립계기를 설명했다.

이에 함박꽃웃음은 설립 전 지역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했다. 조합원뿐 아니라 의왕 지역주민들과의 소통을 위해서다.

함박꽃웃음의 ‘힐링카페’는 매주 월~금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발달장애인들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사회적기업 ‘쿠키라인’과 함께 장애인과 학부모를 초대해 우리쌀로 만든 쿠키·케익 등을 직접 만든다.

“어려운 분들에게는 도움을 줄 수 있고 재능이 있는 분들은 재능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고 싶었다. 또 지역주민들에게는 언제든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말그대로 힐링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자 했다”고 정 대표는 힐링카페에 대해 말했다.

함박꽃웃음의 사회공헌서비스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속적인 물건 및 재능기부는 물론, 현재까지 의왕시내 옹달샘도서관, 더불어나눔도서관, 숲도서관 등 6개 도서관에 총 6천여권의 도서를 기증했다.

정 대표는 ‘재능기부’란 표현보다 ‘재능나눔’이라고 설명했다. 함박꽃웃음의 사회공헌서비스는 기부와 같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 나눔의 일종이란 의미다.

 



◆ 새벽번개시장을 시작으로 붓꽃마을5일장까지 준비 중

함박꽃웃음은 지난해 8월부터 매주 토요일 오전 6~10시까지 내손2동 내손초등학교 옆 공영주차장에서 새벽번개시장을 열고 있다.

의왕시내에서 직접 수확한 고구마·감자·열무·배추 등을 비롯 각종 장류와 김치까지 10~12명의 농민들이 직접 가져와 판매하는 장이다.

이를 찾는 고객들만 평균 50여명이 넘는다. 전날 거둬들인 싱싱하고 질좋은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으니 고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특히 새벽번개시장에서는 계란 1알당 1천원에 판매되는 풀섬농장의 유기농 유정란이 자랑거리다.

농장 내에서 직접 만든 사료를 먹여 토종닭을 방목해 키우다보니 계란 특유의 비린맛이 없어 대형백화점에는 1천300원에 납품되고 있다.

새벽번개시장에서 판매 후 남은 상품들은 로컬푸드직매장으로 옮겨와 재판매된다.

이런 노력의 결실로 지난해 의왕시 김장축제에 10톤 절임배추를 농민들과 함께 납품했다.

정 대표는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지역 내 주민들이 소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봤다. 이를 계기로 의왕의 ‘붓꽃마을5일장’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의왕시에는 현재 5일장이 없어 붓꽃마을5일장이 개최되면 의왕 유일의 5일장이 된다.

정 대표는 성남의 모란시장과 같이 붓꽃마을5일장의 활성화를 꿈꾸고 있다.

이외에도 함박꽃웃음은 현재 청계종합사회복지관과 함께 ‘도시농부학교’와 ‘도시양봉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의왕시 1기 도시농업 양성화과정인 도시농부학교는 지난 4~6월까지 25명이 수료, 이론과정을 거쳐 약 200여평의 밭에 실기과정을 진행했다.

향후 가을농사를 시작으로 김장축제를 통해 이웃들과 만나게 될 예정이다.

도시양봉학교는 청계산 양봉동우회와 함께 지난 5월 개강해 오는 12월 종강으로 현재 60여명의 학생들이 수강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도시양봉 필요성 ▲생태계 가치 ▲귀농·귀촌의 준비과정 ▲도시에서의 양봉 등이다./안경환·이슬하기자 rachel@



<인터뷰>

끊임없는 벤치마킹 발길 회원수 증가 ‘행복한 고민’ 내년엔 꾸러미사업 준비

정 병 수 대표

설립 3년차의 함박꽃웃음에 벤치마킹을 하고자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정병수 대표는 “2년전 5명의 조합원으로 시작했지만 현재 167명의 조합원과 조합 회원들로 구성된다. 현재도 가입을 원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지만 내실이 있는 조합을 운영하고 싶어 회원수는 천천히 늘려나갈 계획이다”라며 행복한 고민을 토로했다. 의왕시 1호 협동조합으로 설립한지 2년이 조금 넘자 함께 하고자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났다. 그와 함께 협동조합의 운영체제를 배우고자 찾아오는 타 협동조합들의 발길도 끊이질 않는다. 기대에 부응하고자 함박꽃웃음은 의왕시를 기반으로 한 마을 스토리텔링을 비롯해 내년에는 의왕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함박꾸러미사업도 준비중이다.



- 조합운영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쉴틈없이 달려왔지만 성과를 내는 것이 여전히 쉽지 않다. 최근 행정자치부의 마을기업에 지원해 약 6개월간 마을기업으로서 준비과정을 거쳤지만 최종 심사에서 탈락했다. 마을기업을 위해 꾸러미사업, 마을 이름과 관련된 스토리텔링 등 자체제작했지만 다음해로 미뤄야한다. 운영에 가장 힘든 점은 이같이 오랜 시간 조합원 모두가 달려들어 준비한 것이 아무런 빛을 내지 못할 때다. 의왕시는 지역적으로 협동조합 활성화가 부진한 곳이어서 의왕시 1호 협동조합이란 부담이 있다. 다른 협동조합에 모범이 되고자 의왕시민을 위한 힐링카페부터 재능과 물품나눔 등 사회공헌서비스, 새벽시장과 로컬푸드직매장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느낀다.



- 정부나 지자체에 바라는 점은

함박꾸러미사업은 우리 지역내 생산된 농산물을 지역내에서 소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사업을 위해선 포장 및 배달 인력이 필요한데 이는 지역내 노인분들이나 경력단절 여성들에게 기회를 줄 예정이다. 이를 위해선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행정적·재정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또 의왕시는 딱 떠오르는 대표 농산물이 없는데 의왕시에서도 다양한 농산물이 생산되고 있다. 의왕시만의 대표 농산물을 갖추고 홍보하기 위해 정부·지자체에서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



- 단·장기적 목표는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해 8월부터 진행중인 ‘새벽번개시장’을 꾸준히 잘 이어나가는 것. 새벽번개시장을 통해 가능성을 봤다. 일주일에 한번 새벽시장을 열어 농산물을 사고 팔 수 있는 장을 만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새벽부터 누가 물건을 사가겠냐는 거였다. 그러나 새벽에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고객으로 이어졌고 1~2천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싱싱한 각종 농산품을 한봉지 가득 담아갈 수 있으니 다시 찾는 단골손님이 됐다. 번개시장과 함께 올해내로 ‘붓꽃마을5일장’을 준비중이다. 지역 농산물이 그 가치를 인정받고 농부들의 노고가 인정받을 수 있는 판로가 마련될 것이다. 이를 통해 조합원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조합으로 이끌고 지역주민들의 커뮤니티 매개체가 되도록 하겠다.

/안경환·이슬하기자 rachel@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