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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공사, 공익가치 우선으로 지역경제 발전 일조할 것”

 

황 준 기 인천관광공사 사장

“혈세 먹는 하마라고 ‘욕하는’ 사람들이 ‘욕본다’고 응원해줄 날이 오겠죠.”

인천관광공사 황준기 사장의 당찬 일갈이다.

인천 송도 미추홀타워에 위치한 인천관광공사는 4년만에 부활·출범해 업무를 시작했다.

황 사장은 “관광공사의 소임은 수익을 일구는 ‘기업’과 민·관을 연결하는 ‘공익’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이라며 “공사 본연의 역할인 ‘공적 이익’을 중심으로, 지역 경제·가치 발전에 일조하겠다”고 강조했다.



관광동기 자극하는 일이 관광공사가 풀 숙제
인천공항 세계 대도시 연결 접근성 최고 수준
바다와 육지 결합하면 막강한 ‘관광 콘텐츠’


근대역사 간직한 개항장 관광거리 특화 구상
송도, 세련된 문화도시 이미지로 상품 만들것


관광 보물창고 같은 섬들 체험프로그램 개발
공항 입국 관광객 지역 체류 관광콘텐츠 모색
AG경기장 등 활용 스포츠관광 신규 사업도



“ ‘혈세먹는 하마’ 욕하던 사람들이 ‘욕본다’ 응원해 줄 날 오도록 해야죠”

“인천의 전환점을 만들어달라”는 유정복 인천시장의 바람과 “인천의 보루가 되겠다”는 황준기 사장의 각오가 이뤄낼 관광공사의 노정(路程)이 기대된다.

이에 인천지역 관광발전을 위해 정주하는 인천관광공사 황준기 사장을 만나 관광정책의 방향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다음은 황준기 사장과의 일문일답.



인천관광공사가 생각하는 ‘관광’이란.

관광에는 시간·정보·체험이라는 세 박자가 필요하다. 말하자면 관광은 시간을 투자해서 정보나 감흥을 얻는 체험이다. 사람마다 관광하는 이유야 다르겠지만, 골자는 기분 전환· 새로운 경험· 일상의 변화 등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관광의 시작이 ‘동기’에 있다는 사실이다. 견학·시찰 등 견문을 넓히든, 자연을 만끽하든, 운동·온천욕 등을 즐기든, 모두 동기에서 비롯된다. 예컨대, 바다를 보고 싶다면, 바다를 찾을 것이다. 결국 관광동기를 자극하는 일이 관광공사가 풀어야 할 숙제다.



관광동기를 어떻게 볼 것인가.

먼저 인천이란 지역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인천은 비행기를 타고 3.5시간을 날아가면 세계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즉 인천국제공항이 인구 100만 이상의 50개 도시를 연결하는 출구인 셈이다. 여기에 물류 거점인 인천항까지 그야말로 인천의 접근성은 최고 수준이다. 그중에서도 수도권 유일의 바다와 168개의 섬은 인천만의 자랑이다. 며칠 전 책에서 본 ‘삶이 윤택해지면 물로 달려간다’는 구절이 인상적이었다. 인천의 바다와 육지를 결합하면 막강한 ‘관광콘텐츠’가 가능하다.

관광공사의 목표는 ‘인천하면, 바로 떠오르는’ 장소를 만드는 것이다. 사람들은 새로운 장소에 가면, 그 곳의 윤곽을 기억한다. 결국 관광지에 대한 기억은 지도 한 장이 아니라, 장소가 만든 대표 이미지라는 얘기다. ‘A는 B다’라는 공식을 보면 형태는 단순하지만 전달은 확실하다. 인천은 개항장, 송도국제도시, 섬 등 사람들이 기억할만한 관광자원이 많다.



관광지로서의 개항장은 어떤 곳인가.

개항장은 꾸미지 않은 ‘날 것’의 거리, 그 자체가 역사다. 100년 전 창고들이 그대로 있고, 아트플랫폼·차이나타운·동구 배다리·신포시장 등 골목길이 바로 이야기가 된다.

과거의 흔적, 그런 ‘손때’를 간직한 장소는 흥미롭다. 정통성과 지속성이 공존하는 골목의 재발견이야말로 지역만의 동력이다. 시대를 원점에서 조망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에 반드시 가야하는 관광지, ‘낭만 인천 개항장’을 구상 중이다. 전주 한옥마을, 서울 인사동처럼 인천 개항장을 관광거리로 특화시키겠다. ‘걷는 재미가 기념이 되는 곳, 개항장’을 기대해도 좋다.



송도가 보여줄 인천의 모습은.

송도의 주제는 도시문화다. 송도 컨벤션과 연결하면 세련된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한번 상상해보자. 초현대적인 공간에서 무거운 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순간, 자연으로 둘러싸인 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공연·전시 등을 볼 수 있다면 제법 근사하지 않겠나.

인천도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나 여의도 국제금융센터처럼 도시이미지가 필요하다. ‘문화와 기회의 도시, 송도’를 만들고 싶다.

편리하고 품위 있는 도시는 여행 후에도 잔상이 오래 남는다. 장소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는 순간, 도시이미지는 저절로 성장한다. 지역의 작은 부분까지 관광상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감동시켜야 한다.



인천이 사활을 건 ‘섬 관광활성화’, 복안이 있다면.

다른 지역 얘기를 좀 하자면 지난 10월 서귀포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제19회 섬 관광정책(ITOP) 포럼’이 열렸다. ‘지역주민 소득 창출을 위한 관광정책’이란 주제였는데, 관광지의 자연훼손을 줄이고 경제효과는 지역주민에게 환원한다는 내용이었다.

지역사회와 상생하면서 방문객을 만족시킬 관광정책의 수립·실행은 중요하다.

인천은 역사를 가진 강화도와 백령도·연평도·팔미도뿐만 아니라 천혜의 생태자원인 덕적도·이작도·굴업도·대청도, 더불어 무의도·신시모도·자월도 등 ‘섬 보물창고’라 할만하다. 인천관광공사는 한국 어촌어항협회와 체험생태관광 업무협약을 맺었다. 인천지역 섬의 여건·특성을 고려해 ‘어촌 체험 프로그램 공동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섬의 생태환경과 정서적 여유는 더할 나위 없는 관광자원이다.

앞서 실시한 인천 섬 관광 실태 조사 결과, 62%가 ‘자연경관’에 만족했고, 재방문 의향이 다른 지역 섬에 비해 높았다.

이에 반해, 불편한 점으로 섬 내 교통(21%)을 꼽았다. ‘아름다운 섬, 인천’을 위해 단계별로 풀어갈 일이 많지만, 우선 교통시설 정비가 시급하다.



관광을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할 교통문제 해결방안은.

관광명소를 만들려면 다양한 숙박시설과 교통시스템 확충이 선결돼야 한다. 특히 교통편의는 이동만족도를 높여 재방문과 연결된다.

‘기가 막힌 관광지가 있으면 관광객은 모여든다’는 단순논리는 버려야 한다. 단체관광의 경우 버스가 주·정차할 수 있는 주차장과 장애인 등 약자편의시설이 필요하다.

개별관광은 이동 동선을 고려해 노선편성·배차간격 조정 등 대중교통을 확충해야 한다.

교통망은 하루아침에 구축되는 일이 아니다. 인천시티투어버스의 노선 등 교통망 구축 등을 관계기관과 논의할 계획이다.



공항을 통해 관광객은 들어오지만, 정작 관광은 서울에서 하는 일이 많은데.

인천에는 세계적인 인천국제공항이 있다. 하지만 공항을 통해 들어오는 관광객들에게 인천은 ‘서울관광’을 위해 거쳐 가는 지역일 뿐이다. 머물면서 소비하는 이른 바 ‘관광소비’의 실수요자를 놓치는 셈이다. 관광으로 연결하려면 인천공항 이용객을 대상으로, 맞춤관광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최근 인천공항공사와 K-water(한국수자원공사)가 환승객을 위한 경인아라뱃길 무료관광을 기획했다. 관광지를 알린다는 측면에서 기관 간의 인적·물적 교류는 훌륭한 관광콘텐츠가 된다.

인천관광공사도 지난 10월 공항철도와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공항 환승객을 대상으로, 환승의료관광·뷰티웰빙투어 등을 협업한다. 향후 여러 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다양한 인천관광상품을 개발하겠다.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연장 또는 활용하는 관광마케팅과 관광수요자들의 기대가 일치하면 그보다 더 좋은 홍보는 없다.



인천은 많은 경기장을 보유하고 있고, 스포츠도 관광자원으로 훌륭한 아이템인데.

맞다. 김천시는 ‘스포츠 김천’을 시책사업으로 추진하는 지자체다.

각종 스포츠대회를 적극 유치해 지역경제에 기여한다. 이에 따라 경기장 주변 상권이 살아나면서 지역주민들의 반응이 좋다고 들었다.

인천의 경우 아시아드 주경기장 등 국제수준의 스포츠시설이 많다. 그리고 인천시도 지자체 주관 지역행사, 기업후원, 국제체육대회 등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오는 2017년 국제축구연맹 U20월드컵 축구대회개최도시로 선정됐고, 앞서 최대 골프축제인 2015프레지던츠컵도 성황리에 마쳤다.

‘스포츠관광도시, 인천’을 위해 시와 지속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16개의 신설 경기장을 활용한 신규 사업을 모색하겠다.



인천관광공사의 목표와 향후 계획은.

관광공사를 ‘적자’ 기업이라고 말한다. 욕심을 내자면 시민들이 ‘수익성 공기업’과 ‘공익형 공기업’의 차이를 일정부분 이해해주길 바란다.

관광공사는 재산으로 투자를 하는 기업이 아니라 호텔·상점 등 관광 관련 종사자들이 돈을 벌수 있도록 융합·조정해주는 기관이다. 관광공사는 ‘공익’에 가치를 두고,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내겠다. 항만면세점 등 수익사업을 추가 발굴해 시의 지원예산을 줄일 계획이다.

이제 관광은 자연관광에서 체험관광으로, 더 나아가 체류·정주관광까지 발전할 것이다. 외· 내국인 구분없이 관광지를 알리고, SNS 등을 통해 관광체험을 홍보하는 시대다. 때문에 관광트렌드를 분석·파악하고, 지속가능한 지역관광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산의 경우를 보면 요트대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브라질의 유명 요트제조기업과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해양관광산업에 주력하고 있다. 지역이 가진 천혜의 조건을 놓치지 않고 지혜를 모은 결과다.

예컨대, 산에 ‘그냥’ 가고 싶은 사람은 비가 오면 가지 않지만, ‘진짜’ 좋아하는 사람은 비가 와도 간다. 훌륭한 관광지는 자석과 같아서, 사람을 끌어당긴다.

단언컨대 잘 만든 관광콘텐츠는 시간이 증명해준다.

황준기 사장은?

▲1955년 서울 출생

▲서울대 국사학과 졸업

▲아주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1981년 행정고시 23회 합격

▲2004~2006년 경기도 기획관리실장

▲2006~2007년 행정자치부 지방재정세제본부장

▲2008~2009년 대통령실 정무수석실 비서관

▲2009~2010년 여성부 차관

▲2011~2014년 경기관광공사 사장

▲2015년 9월~ 인천관광공사 사장

/한은주기자 h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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