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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박미산



일곱 번째 목뼈 속에서

흰 구름이 말을 한다

습관적으로

속으로만 짜던 무늬

내 몸을 입고 나온 구름이

필름에 앉아 있다

긴 시간을

오래오래

함께 갈 구름인데

뭉개진 흰 구름에

검은 비가 내린다

아프니?

오,

제발

- 박미산 시집 ‘태양의 혀’

 

 

 

우리는 때로 생각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아 내 안에 걸리는 것이 있다. 제대로 씹지 않고 넘겨버린 음식물처럼 목뼈 한마디쯤에 뭉쳐있다. 하늘에 떠 있는 구름처럼 먼 거리 사람이거나 쉽게 떠나보낼 수 있는 인연이라면 모를까, 긴 시간을 함께 오래오래 가야 하는 사이에선 그 잠깐의 무심함이 자칫 서로의 관계를 멀어지게 한다. 이렇듯 ‘습관적으로 속으로만 짜던 무늬’처럼 늘 가까이 있어 당연한 듯 속내를 내보이지 않는다면 상대는 도무지 내 마음을 알지 못한다. 마침내 ‘일곱 번째 목뼈 속에서 흰 구름이 말을 한다.’ 차마 속사정을 꺼낼 수 없어 뭉개진 그 ‘흰 구름에 검은 비가 내리고’ 그제야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흰 구름의 근황을 알게 된다. 가까이 있어 오히려 챙기지 않았던 사람들, 그들의 안부를 묻자. 나도 그들이 있어 건강하게 존재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살뜰하게 오늘 어떠니? ‘아프니? 오, 제발’ 표현을 하자.

/서정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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