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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적 동의가 있기에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목소리 내는 것”

 

박광은 경기도한의사회장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사이에 둔 한의사계와 양의사계의 대립이 1년을 넘기고 있다.지난 2014년 말 정부가 보건의료분야 규제기요틴 과제에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허용’을 포함한 후 본격화 된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에 대해 주무부서인 보건복지부가 아직까지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일각에서는 보건복지부가 의사들의 눈치보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전국에서 서울 다음으로 많은 한의사 회원(약 3천300명)을 둔 경기도한의사협회 박광은 회장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문제가 계속 이야기 될 수 있는 이유는 국민적 동의와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지난해 4월 취임 후 도 한의사계를 대표하며 한의사의 권리와 도민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헌신해 온 박 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계속 이어지는 다윗과 골리앗 싸움
작년 취임식때 서울청사 앞 1인 시위
불합리한 규제로 환자 시간·비용 피해
1년간 ‘국민 공감대 형성’ 한걸음 전진

보건복지부 여전히 해결책 제시 못해
국민 위해 어떤 것이 옳은지 판단해야

공공의료 참여 확대 등 현안 산적
지역 보건소 한의사 배치 의무화 불구
도내 정규직 1명뿐… 개선 시급
학교 보건의·난임진료지원사업 관심
도민들 건강증진에 보다 적극 나설 것


- 취임 1년이 돼 가고 있다. 취임 시작부터 의료기기 허용을 위한 1인 시위에 나섰고 현재까지도 국내 의료계의 주요한 현안이다.

지난해 4월 1일 취임식 당일 광화문 서울청사에서 1인 시위로 첫 회무를 시작했다.

당시 환자를 돌봐야 하는 의사로써 그 곳에 있는 것이 마땅한 일인가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하지만 후배 한의사들을 생각하면서 후배들에게는 이런 고민을 안게 해서는 안된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한의사도 나라가 정한 의료인이다. 그러나 불합리한 규제들에 부딛혀 의료인으로서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나 뿐 아니라 전국 한의사회가 릴레이 시위를 벌였다. 메르스 사태로 중단됐지만 만약 메르스가 없었다면 지금도 계속되고 있었을 것이다.

전국의 한의사는 약 2만5천명으로 10만명을 넘어 선 양의사들과 비교하면 이 문제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한의사들이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현대 의료기기 사용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은 국민적 동의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기기는 공학자 등 다른 전공자들이 만든 것을 더 나은 의료를 위해 의료인들이 사용해 온 것이고, 다만 양의계가 오래 사용해 온 것이다.

한의계와 양의계 어느 쪽에 이익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것이 국민을 위한 것인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허가 문제가 1년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그간 어떤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하는지.

다리에 통증을 느껴 한의원을 찾은 환자가 있다고 가정하자.

금이 갔는지 여부를 먼저 확인하고자 하는데 현재 한의사는 X-ray기기를 사용하지 못한다.

부득이 검사를 받아와야 한다면 환자는 아픈 다리를 이끌고 다시 병원을 방문해야 하고 검사를 받은 뒤 다시 한의원을 찾아오는 동안 시간, 그리고 의료비도 추가로 소비해야 한다. 이런 복잡한 절차가 없어진다면 분명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다.

지난 1년간은 이같은 문제의식을 내부적으로 공유하고 또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의료인으로서 당연한 것이라는 의사를 통일한 것에 더해 무엇보다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조금이나마 나아갔다고 생각한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국회에서 공청회와 토론회 등을 열었다. 국회차원의 관심을 긍정적으로 환기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주무부서인 보건복지부가 여전히 미온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미 지난해 6월까지 보건복지부가 해결책을 제시하기로 했지만 다시 그해 말까지 연기됐고, 3개월이 지나고 있는 현재까지도 뚜렷한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신중하다 못해 이 문제에 대한 관심을 내려놓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진다.

주무부서인 보건복지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국민을 위해 어떤 것이 옳은지 판단해 조속히 답을 내줘야 한다.

 

 

 



- 현대 의료기기 사용 문제 외에도 올해 한의사계가 당면한 현안들도 많을 것 같다.

현재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체계는 양방의료 중심으로 이뤄져있어 한의과의 공공의료 참여를 확대하는데도 노력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지역보건법이 개정되면서 시·군·구 보건소에 한의사 배치가 의무화 됐다.

그러나 도내 보건소에 정규직으로 근무중인 한의사는 1명뿐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 보건소는 단순히 지역민을 대상으로 진료활동을 하는 곳이 아닌, 지역에 맞는 의료정책을 연구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고용 자체가 안정적이지 못한 상태에서 한의사들이 환자들에게 침 또는 뜸 놔주는 정도로 인식돼 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

또 한의사가 학교 보건의로 활동하거나 교도소 재소자 건강 관리에 기여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 계획이다.

학교 보건의는 성남시 한의사회 거점으로 추진할 방침으로, 그간 한의학에 대해 접근성이 낮았던 청소년들에게 한의학에 대한 이해를 돕고 친밀감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더불어 청소년 흡연 문제에도 한의학적 접근을 통해 기여하는 바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교도소의 경우 재소자들이 의료 서비스를 찾는 주된 이유가 근육통과 내과질환 등인 만큼 한의사가 이들의 건강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이 크다고 판단된다.

이에 더해 현대 한의학계는 난임 진료 지원 사업에도 관심을 높이고 있다.

연구 결과 난임에 대한 한의 진료 선호도가 높고, 임상 논문에 의하면 성공률도 30%에 달했다.

현재 도내에서는 성남과 안산, 전국에서는 대구와 익산 등에서도 난임 치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객관적인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체외수정 또는 인공수정으로 수백만원의 치료비가 소요되는 상황에서 경비대비 높은 치료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 남은 임기동안 해결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결과적으로는 도민, 나아가 국민에게 양질의 의료서비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일 텐데, 끝으로 도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경기도한의사회에 소속된 3천300여명의 한의사는 도민들께서 한의학을 사랑해 주시고 이용해 주셔서 존재할 수 있다.

도한의사회도 해마다 자선음악회 열어 수익금을 소외계층에 전달하고, 소규모나마 지역 사회 학생들에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도민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런 속에서 도한의사회는 보다 적극적으로 도민들의 건강증진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깊이 새기고 활동하고 있다.

또한, 11년의 교육과정을 거쳐 한의사로 거듭날 후학들이 현재 우리가 느끼는 소외감과 어려움을 겪지 않고, 환자들은 양의와 한의 중 원하는 치료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

앞으로도 한의를 찾는 도민들을 위해 힘이 닿는데까지 헌신할 것을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다짐한다.

/박국원기자 pkw09@

/사진=이진우기자 poet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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