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통합형' 행보가 주목된다.
의정부에서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13일 사퇴한 문 전 실장은 이날 시내 음식점에서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삼계탕' 오찬을 함께했다.
그는 오찬후 구속집행정지 상태로 입원 치료중인 박지원 전 문광장관과 한광옥 전 민주당 대표를 만나 위로하면서 빠르면 이달말께 단행될 `대북송금 관련자 특사' 문제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그는 14일 유인태 전 정무수석과 함께,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권노갑 전 고문과 열린우리당 정대철 이상수 이재정 의원, 대통령 측근인 안희정, 최도술씨 등을 면담할 예정이다.
앞서 그는 가장 먼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동교동 자택을 방문하려했으나 일단 불발에 그쳤다.
문 전 실장은 "김 전대통령께서 아마도 총선 출마자들은 안 만나려고 하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기회 닿는대로 DJ를 예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오찬과 춘추관 기자간담회에서 "세상사가 내 뜻대로 되느냐. 정치는 생물"이라며 비서실장에 대한 애착에도 불구하고 출마를 결심할 수 밖에 없었다는 심경을 밝혔다.
특히 "정치인은 `통합형'과 `투쟁형'이 있는데 나는 태생적으로 통합형"이라며 총선후 열린우리당과 민주당간 통합 또는 연대 성사에 주력할 뜻을 시사했다.
그는 "자질, 능력, 우리 (기존) 의식구조 속에서 정형화된 틀로 보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 되기가) 어려웠다"면서 "그러나 왜 됐느냐. 시대의 흐름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에베레스트산이 제일 높은 것은 히말라야 산맥에 있기 때문"이라며 "역사의 흐름, 시대정신의 산맥의 정점은 리더십의 기본으로, 그것을 봐야 대통령이 된다"고 `시대론'을 역설했다.